퍼온글_
문제제기의 당사자로서 제가 논쟁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그럴 짬도 없었지만, 이건 논쟁으로 풀릴 문제도 아니고, 더 시급한 것이 빨리 사실을 확인하여 대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임신 중에만 100여권의 육아 관련 책을 읽었는데, 신의진 교수의 책들도 그때 읽었습니다.
푸름이교육법을 알게 된 건, 출판사 영업하시는 분이 전해준 테이프입니다. (그 mp3 다운로드가 사라졌군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아주 위험한 실험 같은 거다. 부작용이 생길 거다.”했더니, “맞다. 활자중독이 어떻고...”하며 여러 사례를 들며 한참 맞장구치더군요. 그분도 푸닷 사정을 세세하게 알고 있더군요. 자기들끼리 주고받는 정보가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푸닷엄마들이라면 수십만부씩 팔린다는 신의진 교수의 논리 정도는 알고 있겠거니 했습니다.
제가 둥이들 키우는 탓에, 푸닷에 자주 들어오지도 못하지만 둥이들 육아일기 쓰는 것, 필요한 자료(주로 음식관련) 찾는 것 외에는 다른 것에 관심을 둘 수가 없습니다.
황금돼지방에서 읽은 몇몇 분들은 이런 고민들이 녹아있는 듯 보여, 다 알고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읽기혁명 방영 후, 놀라는 댓글들을 보고, 심리학에서 집단심리를 설명하는 이론 - 인지부조화와 바보의 벽 신드롬이 작용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경황없는 중에도 급히 글을 올린 것입니다.
먼저, 몇 가지 언급을 하겠습니다.
제일 많은 반론들이 “푸닷식 교육은 학습이 아닌 놀이다. 배려깊은 사랑이니 괜찮다.”합니다.
논의를 할 때는 참 답답한 것이 개념 이해가 안 되어 전달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확실히 그 부분부터 정리해둡니다.
모든 육아서에서 언급하는 유아학습이란 ‘인지를 강화시키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유아학습이란 당연히 놀이이겠죠. TV프로나 비디오도 놀이 아닌 게 어디 있습니까?
방문 교사조차 놀이로 합니다. 어릴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어찌 유아에게 놀이가 아닌 학교 방식의 학습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푸닷식 교육법은 이 놀이조차 안 된다는 겁니다.
책을 수십 권, 심한 경우 수백 권씩 읽혀가면서 어떻게 놀이가 되겠습니까?
(책을 말놀이, 신체놀이의 도구로 이용하는 제 경우는 책 한권 가지고 적어도 10분, 어떤 건 한 시간 동안 놀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푸닷의 본질이 배려깊은 사랑이니, 자연이니, 공감대화니. 내면치유니, 독전후활동을 강조했느니 하시는 분들... 그런 건 다른 책에도 다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데 상호모순이죠. 독전후활동하면서 어떻게 책을 많이 읽히는 게 가능합니까? 책의 바다가 어찌 가능합니까?
그리고... 책의 바다가 과연 배려깊은 사랑일까요?
다른 육아서에는 없는 푸름이교육법만의 특징... 그게 본질이죠.
무릎에 앉혀 책 읽어주기, 책의 바다. 밤 새워 책읽기... 그리고 일상까지 이어지는 인지 자극 - 아이가 은행나무에 관심을 보이면 과, 학명, 생성연대까지... 백과사전 지식을 전달해주고, 백과사전을 읽어주라는 말...
한마디로 인지뇌를 극단적으로 자극하는 행위들입니다.
푸름이교육법의 모태라고 하는 글렌도만 교육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사람은 뇌장애아 치료사인데, 뇌장애아를 대상으로 실험을 합니다. 그랬더니 18개월에도 수셈을 하거나 글자를 인지하는 등의 능력을 보였다는 겁니다.
그것을 정상아들에게도 실험했는데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결과는 확인할 수가 없군요.
(글렌도만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은 찾을 수가 없군요. 하여 남편의 평을 물어보니 이리 말하는군요. “당연히 가능하겠지. 개를 훈련시켜도 수셈이나 단어인지 하는데 인간의 아이니 아무렴...”)
그러나 글렌도만의 실험은 짧은 시간의 노출이지, 푸닷처럼 책의 바다, 밤새워 책읽기, 일상의 백과사전식 인지뇌 자극같은 건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글렌도만의 실험은 부모가 희망한 소수의 아이들에게 한정되었지만,
지금 그보다 더 극단적인 실험에 십수만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글랜도만 연구소가 지금 한국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군요. 한국어 상담사이트도 열었답니다.
실험결과는 어떠할까요?
1차 중간 결과는 나왔습니다.
‘정신병리학자 김양희 박사가 유사자폐아 1500명을 상담조사 했더니, 그중 90%가 초독서증이었다’
소아정신과를 찾는 수천명의 유아학습장애증후군 아이들.
신의진 교수도 말합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게, 라다크 육아법을 닮은 옛날 방식의 육아법 때문이었는데, 이제 대한민국의 장래가 걱정이 된다고...
옥스퍼드대의 정미령 교수도 개탄합니다. 영국에서도 문제가 되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세상에 이런 나라가 없다고...
‘유아기에(특히 만3세 이전에) 인지, 기억, 사고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일, 발달단계에 맞지 않은 자극(만 4세 이전에 문자, 숫자 등을 인지시키는 일), 편중된 자극 등은 아이의 뇌 발달을 위축시키고, 비정상적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유아기에 이상증세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는 지나친 인지뇌의 자극이 유아기에 영재처럼 보이게도 하지만
본격적인 학습이 필요한 만12~3세 이후에는 동기의욕 부족, 논리사고력 부족, 학습부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제가 요약한 이 논리는 신의진 교수 개인의 주장이 아닙니다. 누구나 다 말하는 일반론입니다.
당장 아무 소아정신과 의사나 찾아가보십시오. 하다못해 소아과 의사라도 찾아가 문의해보세요. 푸닷식으로 책을 읽힌다고 하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할 겁니다.
저는 소아정신과를 찾아가서 아이를 한번 검사해보시라 권유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니 그래도 배려깊은 사랑이라면 정기적으로 발달검사를 해줘야 합니다.
혹여 결과가 사회성 없음... 창의성 없음...으로 나와도 그게 전설적인 푸닷영재아의 특징이다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확인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의 검사 결과가 나온다면 푸닷교육의 실체를 확인할 수도 있을 겁니다.
방송국 탓하는 분 있는데,
이런 기획 특집물은 보통 1년 걸립니다. 수많은 전문가들 자문 받구요. 제작 PD들 차원이 아니라 기획PD(부장) 선에서 또 검증합니다.
비록 제대로 방영하지 못했지만 ‘초독서의 아이는 대부분 장애아다.’라는 결론은 쉽게 나온 게 아니란 거죠.
책은 좋지만, 얼마나, 어떻게 읽히는 게 좋은가...에 관해 ',EBS 60분 부모' 책 내용을 요약합니다.
[유아들에게 책 읽히기 운동은 북스타트 운동은 영국의 버밍엄 지역에서 유아기에 책과 친했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하였다 연구결과가 나와 전세계적으로 확대된 운동이다.
북스타트 운동과 관련해서 의외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책 읽은 아이들이 인지, 언어, 자아정체감, 사회성에서 다른 아이보다 조금씩 더 높은 성취를 보였다.
그런데 ‘책 자체가 조기교육의 수단으로 작용해서 아기 발달을 도왔다기보다 책을 매개로 삼아 엄마와 아기가 재미있게 잘 놀았더니 아기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라는 것이다.
즉 책을 들고 학습을 한 것이 아니라, 책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 재미있게 잘 놀았더니 성과가 있더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아(만3세이하)에게 하루 15분, 운율 있는 그림책 3권이 좋다고 한다.]
여기서 요체는 ‘책을 들고’ 아니라 ‘책을 사이에 두고’입니다.
저는 일찍부터 우리 둥이들이 책을 싫어한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둥이들을 무릎에 앉혀 책을 읽으려하면 책장을 휙휙 넘겨 저 보고 싶은 것 잠깐 보고는 휙 집어던지거나, 커서는 빼앗아 도루 갖다 꽃아 놓습니다.
둥이들이 왜 책을 싫어할까 생각해보니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어른들에겐 그림은 실체가 전달되는 형상이고 단어는 의미이겠지만, 실체를 알지 못하는 유아들에겐 그림은 평면의 어떤 모양일 뿐이고 단어는 그 모양을 지칭하는 소리일 뿐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무슨 흥미가 있겠습니까? (퀄리티가 높은 그림에는 그림 자체만으로도 반응하기도 하더군요.)
그러기에 전문가들이 올바른 책 읽기 방법으로 독전후활동을 권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표상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지요.
(그렇다고 너무 어린 아이를 동물원 데리고 가봤자 소용없더군요. 멀리서 볼 수밖에 없는 동물들에겐 관심이 없습니다. 힘들게 동물원 가서 아이의 눈빛을 쫓았더니 모래놀이 하고 온다지요. 다 때가 있는 모양입니다)
둥이들이 책을 좋아할 때는 ‘책을 사이에 두고’ 말놀이를 하거나, 책 내용을 이용해 신체놀이를 할 때입니다.
그렇게 신나게 놀다보면, 체력소모가 엄청나지요. 오랜 시간할 수도 없고, 밤샘 같은 건 어림도 없지요.
자기주도성이 강한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우리 둥이들처럼 반응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 못한 여아들이나 순응적인 아이들이라는 겁니다.
책읽기의 적당한 시간으로 왜 15분을 말하냐면, 육아서에서 잘 설명하지요. 유아(만3세 이하)는 어떤 것에든 15분 이상 집중할 수가 없다고. 해서 무엇이든 오랜 시간 지나치게 집중하면 말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럼 한 시간 간격으로 15분씩 하면 안되겠냐구요?
왜 흥미 없는 책에 미련을 둡니까? 다른 좋은 놀잇감도 많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책에 나오는 그림과 단어의 실체조차 모르는 아이가 어째서 오랜 시간, 심지어 밤샘까지 가능할까요?
틀림없이 중독현상일 겁니다.
인간의 뇌는 도파민 작용에 의해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모든 중독현상은 도파민 물질작용입니다. 도박이나 마약, 알코올 중독도 그렇고, 집에 돌아와 tv만 보는 남편들도 그렇고, TV앞에 자주 노출된 유아들이 안보여주면 울어대는 것도 도파민의 작용입니다.
특히 유아들의 뇌는 예민해서 이러한 중독현상도 빨리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릴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푸닷에서 일말의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면, 바다에 빠진 아이를 대상으로 검사를 해보면 될 겁니다. 아니 자신 있다면, 그게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큰 비용 들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는 ‘책 읽기’가 아닌 우리 둥이들의 책놀이에서조차 그런 적이 있었는데, 둥이들의 표정에 흥분감이 보이고 느낌이 꺼림칙해서 얼른 그만두었습니다.
그런데 시초에 과연 아이가 원하는 것이 진정 책이었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육아서에는 한결 같이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다양하고 풍부한 환경을 주라고 합니다.
과연 그런 풍부한 환경을 주었는데도 아이가 다른 걸 제쳐놓고 책을 선택했을까요?
혹시, 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은 것은 아닌가요?
가을맘이나 많은 고수맘들의 글에서도 아이가 책에 몰입할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하더군요.
푸름아빠의 권유처럼 무릎에 앉혀 밤새 책을 읽혀주는 상황... 그림은 몇 초 간격으로 넘어가는 시각자극이 되고, 충분한 상호작용 없이 글자를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
이게 아이를 유아용 tv앞에 놓아두는 것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를까요?
성우가 아닌 엄마의 목소리니까 괜찮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책을 찍어 tv화면으로 보여주고 성우 대신 엄마 목소리면 부작용이 없어야 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겠지요.
만일 이런 중독현상이라면, 아이에게 다른 재밌는 환경을 만들어줘도 아이는 다른 걸 제쳐놓고 책을 찾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요?
중독현상을 씻을 만한 기간 동안(한 달 정도) 책을 멀리 둔 후에 풍부한 환경을 조성한 후 아이가 진정 책을 원하는 지 확인해보는 게 어떨까요?
만2세 이하 유아에게 TV시청을 금하는 이유는 그를 통해 인지는 빠를지 몰라도 아이의 뇌를 수동적인 뇌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육아서에서 특히 강조하는 말. ‘인지는 늦어도 좋으니 자발적인 뇌를 만들라.’고 하죠.
그런데 푸닷식 책 읽어주기가 과연 자발적인 뇌 만들기일까요?
하루 백권이 넘게, 심지어는 반복까지 치면 하루 400권을 봤다는 분까지 있더군요.
수천컷의 종이프레임으로 자극받는 것이죠.
화면이 아니라 종이라서 괜찮을까요?
설령 이제껏 아이의 뇌를 위축시키고, 비정상적으로 발달시켰더라도
만3세 이하의 유아는 뇌의 유연성 때문에 치유가 매우 쉽다고 합니다.
그 치유과정도 달리 특별한 것이 아니라, 야외활동, 독전후활동 등 아이를 정상적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배려깊은 사랑이 가득한 푸닷엄마들이니 더욱 쉽겠지요.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치유가 힘들어지고, 5,6세가 넘은 아이들은 치유하기도 매우 힘들고 후유증이 남는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끼리 토론이나 하며, 해찰할 문제가 아닙니다.
푸름 부모 만나서 해명이나 들어볼 일이 아닙니다.
빨리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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