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학 때 교수님 아들 결혼식이 있었답니다.
식이 시작하기 전에 인사드리고 아이들과 함께 다른 곳에 가려고 계획했던 차,
걱정했던 대로 길은 막히고, 초행길에 허둥대다가 식에 늦어
교수님을 뵙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는데.... 20년전 기록이 새록새록..

제가 20대 후반일 때 그분은 40대 초반이셨어요.
미국에서 발간되는 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를 정도의 업적을 가진 분이었고..
한 선배는, 그 교수님은 남성복 cf 모델 하셔도 될 것 같다~ 라고 얘길 하기도 했어요.
어떤 분일지 대충 그림이 그려지시죠??
저를 아껴주셨고 저에 대한 기대가 크셨는데...
교수님께서 권유하셨던 진로대로 제가 따라갈 수 없는 입장이었어요.
교수님을 생각하면, 나는... 집나간 딸 같은 마음?
농도 옅은 애증의 관계?
어쨌거나 시간은 흘러 서운하고 때로 미워하기도했던 감정은 희석되고
힘들었던 시간도 미화되어 아련한 추억만 남아있어 그 교수님을 너무 뵙고 싶었어요.
아이들도 보여드리고 인사시키고 싶었고....
그런데 그렇게 하질 못했어요. 좀더 서둘렀어야 했는데.
오랜만에 뵙고 싶었던 마음을 달래고 또 달랬습니다.
좀 편해지시면 연락 드리려고 며칠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제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동안은 메일로만 몇번 안부인사 여쭙고 답장 받고.. 하는 정도였는데
결혼식 와주어 고맙다고, 저를 못 보아 서운하다고 직접 전화하신 것이었어요.
전화벨 소리에 핸드폰을 보았을 때 화면에 표시된 그분의 성함 세글자.
20년 전과 변함없는 목소리.
어제 만났던 것 같은 자연스러운 짧은 대화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짧디짧은 통화의 여운이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있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했던 시기를 함께 했던 교수님.
내 젊은 날에 대한 사랑과 아쉬움과 추억을 그분에 대한 마음으로 투사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종류는 다를지언정 그 마음은 '사랑' 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사랑 없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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