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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7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열리는 그리스·로마 신화展
그렇게 사람들이 많았다는 방학때와는 달리 대체로 한가롭고 여유롭게 작품에 얽힌 신화와 신들의 관계를 알 수 있었다.
현지에게 ?_blank'그리스 로마 신화전'을 보러간다고 얘기하니 무슨 소린지 못알아 듣는 듯 했지만 팜플렛에 있는 '아프로디테'상을 보여주면서 이거랑 똑같은 조각도 찾아보고 재미있는 얘기를 그림속에서 찾아볼거라고 얘기하니 그것보다도 오랜만의 나들이라는 것이 더 즐거운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여기에 진열된 모든 작품이 진품이고 아주 작은 유물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신화의 한장면이 신화의 생생함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현지를 안고 항아리를 보면서 그 안에 있는 신들의 이름을 얘기해주면 알기라도 하는 것 처럼 "응, 그렇구나" 잘도 대답한다.
입구 바로 앞에서 보았던 램프를 보여주었더니 양쪽에 있는 램프가 "두개가 똑같애" 하길래 한쪽에는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신이 조각되어 있고, 다른 한쪽의 램프에는 세명의 신이 있다면서 차이를 설명해주니 고개를 끄덕인다.
신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 감격스런 신화의 장면에 대해 현지는 내내 지루한 모양이다.
항아리에 새겨진 갖가지 신화의 주인공들과 신화의 내용,그리고 로마제국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있다는 대단한 유물이라고들 하지만 몇개의 항아리를 유심히 보며 설명되어있는 글을 읽어주며 같이찾아보려해도 영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항아리는 그저 항아리일 뿐이라는 듯..
결국은 현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벽화와 조각품을 찾아서 호들갑을 떨어야 그나마 작은 관심을 얻을 수 있었다.
(고르곤이 있는 앤티픽스)저기 머리보이지? 저 머리카락이 다 뱀이래~
이건 현지 팜플렛에 있는 조각품이랑 똑같다. 이게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야~
여기 있는 신은 '헤르메스'야. 이건 지팡이처럼 생겼는데 뱀 두마리가 감겨있구나. 머리에 쓴 모자에 날개가 달렸네? 산발도 봐봐. 여기도 날개가 달렸네~
어? 조개껍데기가 날개처럼 달렸다. 누구지? 아프로디테 아까 봤었지? 똑같은 신이야.
이건 아폴론이야. 여기 있는 아르테미스와 쌍둥이래.
같은 날 같이 태어난거야. 아폴론은 남자고 태양을 다스리는 신이고, 아르테미스는 여잔데 달의 여신이래.
서로 달라보이지만 똑같은 신을 찾아서 알려주는 것에 흥미를 보이기도 했고, 뭔가를 알려주면 손가락으로 아까 보았던 것을 가리키면서 똑같은거라고 얘기하기도 해서 조금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성공.
난 프레스코기법의 벽화에서 보여주는 신화의 내용까지 꼼꼼히 읽느라고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손상된 작품의 일부분과 연결된 신화의 내용이 더 신비롭고 아주 오래된 벽화임을 직접 느낄 수 있어서 내내 흐뭇했다.
예전에 내가 그렸던 석고상들의 전신상과 그들에 얽힌 신화를 알아간다는 것은 신기하고 재미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때에도 만화로 간단하게 유래를 접하기도 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접한 오늘의 이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신화속에서 더욱 그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았다.
물론 현지도 내가 간단하게 들려주는 신들의 얘기와 그림들을 보면서 가슴속에 작은 호기심이 남겨질테고, 언젠가는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면서 스스로 더 많은 신화이 내용을 접하게 되면서 무한한 상상력과 오늘 내가 느낀 감회를 느끼게 되겠지.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우주의 행성들의 이름과, 요일 등이 모두 신의 이름에서 기원했음을 보여주는 그림들이 있었고, 신화에 나오는 이름들이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현지는 "Atlas"를 보고 "쵸코렛이다"라고 외쳤을 뿐이지만..
예술의 전당 광장에서 우리는 조각작품들을 쫓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선선한 바름을 느끼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모처럼의 나들이어서일까.
몸이 안풀렸는지 피로감이 쉽게 몰려왔지만 현지는 30분 정도 안겨서 잠이 든 것 이외엔 펄펄 날뛰는 고등어였다.
예술의 전당 맞은편에 있던 카페(왠지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면 눈치를 받을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에서 생과일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비싼 커피를 마시며 창밖으로 늘어진 나팔꽃(주인말로는 나팔꽃이라는데..잘 모르겠다)을 보는 여유를 마지막으로 기분좋은 나들이를 마쳤다.
벽화를 보면서 신화의 내용을 엄마에게 재미있게 설명을 하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던 남자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직접 읽었던 내용를 진품을 통해 확인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줄 수 있는 그런 때가 현지에게도 오겠지...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해 자세히 정보를 알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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