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표 액티의 조건
결혼해보니 저희 남편이 방대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희귀음반이나 수석...? 뭐 그런게 아니라 바로 ‘영어잘하는 비법’ 관련 책들이요.
영절하, 토마토 훈민정음영어비법 등등... 왠만한 영어, 토익 관련된 영어공부법 책들은 모두 가지고 있더라구요. 저는 그리 접해보지 않은 책들이라 재미삼아 한번 흝어보다보니, 한가지 의문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지요.
“다 같은 이야기들인데 왜 자꾸 새 책을 사는 거야?”하구요.
남편은 깜짝 놀라면서 “같다니, 무슨 소리. 하나 같이 다른 방법들인데... 자꾸 더 특이하고 새로운 책들이 나오니까 안 살 수가 없어.”하더군요.
영어가 본업인 제가 보기에는 다 같은 내용으로 보이고, 의욕은 있지만 아직 영어공부방식은 터득하지 못한 남편이 보기에는 다 다르고 새로운 내용으로 보이는 이 수많은 ‘영어비법’들... 결국 그 차이는 아마 영어공부에 대한 큰 원칙을 보느냐 세부적인 점들에 집착하느냐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책들을 보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우선 내 중심은 잡아놓고 보아야 그 책들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정보가 된다는 이야기지요...
쑥쑥맘들은 어떠세요? 맘들 스스로의 영어공부나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려고 할 때, 여러분들도 자꾸 새로운 비법만을 찾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영어공부의 비법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볼까 해요.
쑥스럽게도 주변에서 영어공부의 비법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고는 하는데요. 그럴 때 자주 영어공부를 다이어트에 비유해서 설명하게 되더군요. 사실 다이어트도 모두가 그 방법은 이미 잘 알고 있어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은 빠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실제로는 먹는 양도 억제하지 못하고 움직이기도 싫어하면서, 사과 다이어트가 좋을지 황제 다이어트가 좋을지 화제가 되는 새로운 비법들에만 관심을 갖곤 하잖아요. 책이다 비디오다 돈도 많이 쓰구요. 하지만, 사실 사과만 먹든 고기만 먹든 핵심은 여전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려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것일 뿐이지 않나요. 오히려 내가 적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많이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식성, 하루 스케줄, 주변 사람들, 내 성격까지 모두 훤히 알고 있는 나 자신이 가장 잘 알지 않겠어요.
영어공부도 마찬가지지요. 영어공부의 비법도 이미 우린 알고 있어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가지 영역을 고루고루 많이 연습하는 것’, 그것이 영어공부의 절대 유일한 방법이지요. 그것을 동화책으로 하든 비디오로 하든 하는 것들은 모두 세부적인 옵션들일 뿐이지 서로 다른 방법들이 아니지 않겠어요. 그런데도 우리 엄마들은 자꾸 그걸 잊어버리고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비법을 찾아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면서 고민하느라 시간만 보내곤 하지요. 그보다는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나와 우리 아이에게 가장 만만한 한 가지 방법을 실천하기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아이영어 최고의 비법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답니다.
쑥쑥에는 수많은 영어고수 엄마들이 소중한 비법들을 나누고 계시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가 있다보니 자칫 그 속에서 큰 뼈대가 되는 생각 없이 이것저것 따라해보다가 지쳐버리는 엄마들도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처음에는 무조건 따라해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더라도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좋은 엄마표 영어액티의 5가지 조건’을 한번 말씀드려볼까요.
1. 준비하는데 20분을 넘지 않는 액티 : 아주 중요합니다. 준비하다가 엄마 힘이 다 빠져버리면 안되기도 하거니와,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재미없어”하고 휙 던져버려도(사실 그럴 확률도 꽤 있잖아요. 아이마다 취향이 다 다르니...) 화내지 않을 수 있기 위해서예요. 몇 시간씩 끙끙대며 만들어 놓았는데 반응이 좋지 않으면 엄마는 저절로 짜증이 나고, “넌 왜 딴 애들처럼 재미있어하질 않니?”하면서 화를 낸다면 오히려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만 심어주게 되니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게 된답니다.
2. 아이나 엄마에게 오늘 했지만 내일 또 하기에 만만하게 느껴지는 액티 : 하루 잘 했지만 그 준비나 진행이 너무 힘들어서 다음날엔 다시 할 엄두가 안 나고 부담스럽다면 효과를 보기 힘들어요.
3. 한번 만들면 10번 이상, 길게는 한달도, 몇 개월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액티: 저같은 경우엔 영어카드게임, 영어빙고게임, 영어 수수께끼 게임같은 방법을 좋아하는데요, 이런 게임종류의 액티를 하면 매번 할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와서 새로운 액티를 하는 것처럼 계속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저랑하면 시들하다가도 친구가 집에 놀러오니 아이가 신이나서 열심히 룰을 설명해주고 어느새 같이 영어게임들을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더라구요. 이만하면 효과 괜찮치 않나요?
4. 아이의 영어수준에 따라 변형해서 할 수 있는 액티 : 영어로 수수께끼하는 놀이를 예로 들자면, 어렸을때는 영어로 듣고 한국말로 답을 맞춰도 되는 것으로 했었지만, 요즘엔 영어로 맞추고 스펠링의 첫 알파벳까지 맞추면 보너스를 주도록 하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가 더 크면 전체 스펠링을 맞추게 하거나 문장으로 맞추게 할 수 있겠지요...
5. 구체적으로 영어의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지 엄마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액티: 그냥 보기에 멋져서, 딴집 아이들이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흉내만 내다보면 엉뚱한 효과를 낼 수도 있어요. 아무리 좋은 방법도 엄마가 어떤 생각으로 진행하는지에 따라 전혀 엉뚱한 액티가 되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영어 수수께끼가 “영어 부담없이 듣기”가 목적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하는 엄마는, 아이가 영어단어를 잘 모르거나 틀린 문법으로 대답하더라도 고쳐주거나 야단치지 않겠지요...
자, 이제 영어공부 비법은 그만 찾아 헤매고, 이거라면 나도 우리 아이랑 해볼만 하겠다 하는 방법 하나만 찾아서 실천해보자구요. 폼나고 거창한 방법 아니면 어때요. 아주 소박한 액티라도 ‘오늘 했고 내일 또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싶다면, 이미 보물같은 우리 아이만의 영어공부 비법을 찾아내기 시작한거예요. 오늘은 그저 동네 한 바퀴 뛰었지만 언젠가 우리 아이 영어에 S라인, 초콜렛 복근이 생기는 그 날까지... 쑥쑥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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