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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4]
도자기엑스포 2001. 8. 10 ~ 10. 28
집 바로 근처 한신코아 앞에서 매시간 간격으로 광주행사장으로 떠나는 셔틀버스가 온다.
오전 10시 10분에 그차를 타고 떠나 11시 10분쯤 광주행사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도착하기전 양 옆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색색의 꽃들이 활기찬 분위기를 주었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건 수많은 아이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병아리들이 길게길게 줄을 서서 행렬을 하고 있었다.
휴~ 이많은 애들과 겹치지 않기 위해선 선수를 쳐야 할 것 같았다.
단체로 도자기를 만들기라도 하면 우리는 하루종일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과는 달리 우리는 편하게 자리를 잡아 이번 행사의 마스코트인 토야만들기를 할 수 있었다.
옆에 앉은 꼬마 아이들은 혼자서도 엇비슷하고 오히려 더 귀엽게 토야를 잘도 만들던데 난 자꾸 찌그러지고 갈라지고 왠지 나사 빠진 토야가 만들어지기만 했다.
현지는 토야는 꿈도 못꾸고 내가 만드는 토야를 조각칼로 찔러서 상처만 입히게 하지를 않나..똥을 만든다면서 흙을 열심히 주므르더니 나중에는 포크칼로 계속 찔러서 구멍이 송송난 흙을 보면서 ?_blank"이거 현지똥이야"그러면서 소중하게 다뤘다.
우리가 만든 토야를 맡길 때 현지는 버리겠거니..했던 똥도 소중하게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다.
근처 소극장에서 "불효자 꺼꿀이전"을 해서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이 자리를 꽉 메워서 박수소리와 환호성, 참여는 높았지만.
글쎄..야외에서 보는 공연도 괜찮겠지..
뒤늦게 출발한 나머지 일행을 만나 상품관에 들어가 "엄마 어렸을적엔.."을 낑낑대며 안고보고 현지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옛날의 정경을 얘기해주느라 진땀을 뺐다.
아이가 자세히 그 안을 들여다 보기에는 좀 높았던 것이 아닐까..파란 줄이 쳐진 것때문에 눈높이를 가린 것이 제일 큰 이유였던 것 같다.
예전에 코엑스에서 열렸던 "자연학습탐험관"에서 물레에 올려진 흙을 만지며 도자기 만드는 체험을 경험한 적이 있는 현지.
도자기 만들러 가자니 펄쩍 뒤며 좋아한다.
물레를 알려주면서 흙덩어리를 올려놓고 물레를 돌리고 돌아가는 훍덩어리에 조그만 양손을 갖다 대니 흙이 돌아가면서 손가락 끝에 조금씩 덩어리가 묻어나기도 하고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모아 항아리의 입을 같이 만들어보기도 했다.
물론 모양이 찌그러져서 언니가 다시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물레를 돌리면서 모양이 만들어진 항아리모양의 도자기 밑부분을 실로 칼처럼 오려내는 것 또한 신기했다.
그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이 아니라 도자기 수난시대였다.
폭폭 찍고, 긁고..구멍까지 났으니..
전통가마 앞에 가서는 직접 과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에게 불을 지피는 곳과 도자기 만든 것을 넣는 곳도 보여주고 불구멍 안에 들어가 주위에서 볼 수 없는 전통가마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전망탑과 미로, 분수로 구성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도깨비나라에 가서는 내가 이상한건지..내내 머리가 어지럽고 아파서 피곤했지만 그곳의 안내문을 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런 것도 못느끼는지 분수로 달려가고, 그네에 매달리고, 덤블링도 하고(현지는 처음 해보는거라 무서워서 자꾸만 나간다고 겁을 먹었지만 손을 잡아주니 콩콩 뛰는 재미가 있었는지 조금은 익숙해했다), 미로 속으로 들어가 출구를 찾느라 고생도 했다.
내가 당연히 따라오는 줄 알고 혼자 "도깨비"노래를 부르며 막 걸어가다가 "어? 막혔네?" 그러면서 뒤돌아오다 내가 없는 걸 느끼고는 무섭다며 "엄마~~~"를 부르짖기도 했다.
미로가 담이 낮아서 그나마 출구를 찾을 수 있었지 그 좁은 공간에서도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미로를 빠져나오자 마자 펼쳐지는 무궁화동산.
사방이 무궁화이고 가운데 광장은 작고 반짝이는 돌들이 동산을 밝게 해주는 것 같았다.
무궁화 길의 양옆에 피어있는 많은 종류를 잘은 모르지만 비교를 해가면서 볼 수 있도록 해놓았고 아이들고 무척 좋아하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러면서 꼭꼭 숨기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손도장을 찍어주는 곳이 있어서 다같이 손도장을 찍었다. 5,000원인 줄 알았는데(도자기엑스포 홈페이지에 안내된 가격) 10,000원을 달랬다.
틀 안에 흙을 눌러서 그 위에 손바닥을 펴서 찍은 다음 나중에 그 위에 석고물을 부어 틀을 떼어내고 흙을 떼어내면 손도장 완성.
현지가 아기였을 때 만들었던 가족 손모양과 비교해보니 손이 얼마나 많이 커졌는지가 보여 '이놈이 벌써 이리 컸네..' 싶었다.
조선관요박물관에 들어가 백남준씨의 도자기비디오아트를 보았고(빗살무늬 토기 위에 모니터를 설치하여 천장에 레이져로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에 아이들이 한동안 고개를 들고 무슨 모양인지 말하느라 정신없았다), 도자로 만들 수 있는 색다르고 풍부한 표현을 담은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정도 말랐겠거니..하고 도자기와 토야를 찾으러 갔는데..토야를 보관하던 곳에 가보니 토야가 바닥으로 떨어졌었는지 한쪽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그 전에 아이들이 보관해 놓는 진열장을 넘어뜨려서 그곳에 보관되던 도자기도 다 꺠졌다는 것이다.
믿고 맡겼더니 이렇게 불성실하게 관리를 해주다니..화를 내고 그냥 가져오긴 했지만 토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이 그냥 흙덩이가 되어버려서 그냥 버리고 말았다.
다른 곳은 안가고 이곳만 보려고 7,000원 입장권만 끊었는데..아무래도 다른 곳으로 한번 더 떠나서 한맺힌 토야를 현지와 다시 만들고 와야할 상황이다.
행사장에서 상계로 떠나는 셔틀버스의 시간을 몰라서 주차장으로 가니 6시 10분정도가 되었다.
7시에 출발한다기에 바로 뒤에 있는 자연학습체험장처럼 많은 꽃들이 있는 곳에 들어가 각양각색의 장미꽃들, 메밀꽃, 훌쩍 커버린 키를 주체하기 힘들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해바라기(해바라기가 인사한다고 했더니 현지도 덩달아 해바라기한테 "안녕하세요, 현지에요" 그러면서 구개를 꾸벅인다), 주렁주렁 매달린 박, 호박, 작두콩들..계속 겄다보니 보이는 "사기장의 혼"이라는 거대한 조형물.
하루종일 겄는거라 지칠법도 한데 어찌나 잘 뛰던지..
차로 돌아와보니 출발시간이 7시 30분이라기에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 차가 엄청 막히는 시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구경거리도 많겠지만 흙이나 실컷 주무르다 와야지..했는데 흙을 만졌던 시간을 얼마되지 않았다.
계획없이 돌아다녀서 시간을 제대로 활용도 못한 채 하루의 반 이상을 밖에서 보내게 된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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