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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탓도 아닌데 아이가 힘드네요

  • 별숲
  • |
  • 2009-12-03
5

이런 글 올려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걱정도 되는데 속상해서 마음 달래다가 .....

 

 

오늘은 결국 아이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코가 막히도록 울었습니다. 그냥 편하게 키울걸,... 아이가 똘똘하다는게 엄마 욕심을 채우고 아기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교직에 있는 직장맘으로서 너무 강한 교육적 소신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정말 사랑했고, 지금도 교육적 열정이 강한 편이지요. 교사는 여유롭고 넓고 깊은 사랑과 성실한 전문성을 갖추고 아이들을 존중하며 길을 밝혀주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학부모가 되고 보니, 정말 속상한 일 많네요.

 

첫째 아이는 영어를 아주 좋아했었는데, 소신껏 + 형편상 영유보내지 못했지요. 분당에서 키다리영어샵을 다니면서 영어를 즐겁게 공부하고 분당폴리 다행히(?) 합격하고 힘겹게 다녔죠. 역시 스피킹과 리스닝이 부족했어요. 힙겨워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둘째는 영유보내야겠다 맘을 먹었죠. 그러나 영유는 아니다 싶었어요. 영유아기때는 모국어로 사고력과 창의력, 사회성, 정서적인 안정을 키워야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첫째에 비해 둘째(5세 1월생)는 제가 휴직을 하면서 키워선지 안정적이었고, 누나따라다니다가 본 웩슬러검사에서 상위0.7%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분당 '한국영재원'을 다니다가 제 직장 가까이 송파로 오면서 작년 9월부터 도곡동 '한국영재원' 6세 영재사고력반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6세 2월생, 5, 6월생과도 손색없이 수업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그게 아이 본인의 생활을 고달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라는 게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빼기 힘들지요. 게다가 아이가 좀 똑똑할 때는....

 

작년에 송파로 이사와서 고민하다가 결국 새벽에 줄서서 ㅅ유치원에 보냈습니다. 첫째도 용인 살 때 레지오에밀리아의 철학이 좋아서 보내면서 교사에 실망(교사가 약속을 안지켰고, 학급 관리가 미숙했습니다. 3월이고 막 오픈한 원이라 그럴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3월 입학하자마자 관리 미숙으로 아이가 두어 번 울었습니다)을 해서 그만두었기에 .... 저는 레지오에밀리에는 시설보다 '교사'라는 인적자질을 더 중요시했습니다. 그 원은 전국적으로 최고라할 만큼 레지오에밀리에를 위해서 새로 지은 유치원이었습니다. 제가 좀더 여유를 두고 보낼 걸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어디든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믿어보자 마음먹고 전통도 오랜만큼 괜찮겠다 싶어서... 또 레지오에밀리에하는 유치원을 보냈습니다. 교사들이 좀 차갑다는 평들도 있었지만, 원감샘이 너무 좋으셔서... 믿고 꼭 새벽에 그렇게 나가 줄을 서야하는 남편의 말을 들으면서 같이 나가 줄을 섰지요. 그것도 5세반으로. 분당 일유 5세반을 다니다 왔으니, 일유5세반을 두 번 다니게 되는건데도 불구하고 그 유치원의 방침에 따라 5세를 두 번 다니게 되었지요. 3월부터 종일반을 하면서도 아이는 행복해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럴 나이가 되어선지, 유치원생활탓인지 아이는 산만해져갔습니다. (지금은 그럭저럭 균형을 잡아갑니다. 개월수가 되어선지, 영재원에서 아주 칭찬을 듣습니다.) 문제는 어머니 공개수업 때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달랐고, 두 정교사 중 한 분에게 실망했습니다. 몬테소리나 다른 원에서야 넘어가도 그래도 레지오에밀리에인데,.... 그 샘께서는 평범한 발문을 하시더라구요. 교사의 발문에 따라 아이의 사고의 그릇이 커가는 것 아닌가요? 종일반 하원할 때 샘들의 표정과 태도,... 의무적으로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걷는 샘을 그래도 아주 즐겁게 따라가는 아이들,... 갈등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제 아이가 1월생이라는 것. 요새는 다들 제 나이에 보내는데,... 똘똘한 1월생이라는게 엄마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1년을 넘게 다닌 영재원수업대로라면 저희 아이는 7세에 입학하여야 합니다. 그래도 아이가 발달하는 것 보고 제 나이에 보내자고 맘돌리면 유치원 1년 더 다니면 됩니다만.....지난 봄, 여름, 정말 힘들게 고민했습니다. 아이는 너무 행복해했기에 유치원을 옮기면서 영유6세반을 노크했고, 저희 아이는 학습적인 곳이 맞다는 평가와 저희 아이는 에너지가 많으니 레지오하는 일유가 맞다는 평가 속에서 여러 영유를 둘러보고, 송파원더랜드를 정했습니다. 종일반이 없기에 제 친정어머니께서 멀리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시는 고생을 하게 되었지요. 저는 정말 불효녀입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아이가 ㅅ유치원 앨범 파일을 뒤적이더니, 오늘도 또 뒤적이며 사진 속에서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찾고 행복을 추억하네요. "엄마, 여기 봐. 나야~!"하면서요. 저, 정말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너, 너무 행복했구나.”

“다시 돌아가고 싶어.”

“어디로?”

“ㅅ유치원.”

“이제 너 자리 없어.”

“그럼, 누가 왔는데...”

“몰라. 이제 네 자리 없어.”

“왜 지금 힘들어?”

“응, 영어로만 말해야 되니까 좀 힘들어.”

“누구나 처음엔 다 힘들었어. 다른 아이들도 그래.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거야. 넌 잘하고 있어. 샘들도 칭찬하셨어. 넌 잘할거야.”

거부감없이 적응하고 똘똘하다 잘한다는 말을 들으며 영유 적응한 지 4개월. 아이에게서 처음으로 영어로만 말하니까 힘들다는 말이 나오네요.

‘다시 일유로 가야하나?’

아이에게는 왜 ㅅ유치원을 그만두었는지 복잡한 사정 다 얘기할 수 없어,

“누나는 영유가고 싶어했으나, 제대로 못다녀서 스피킹, 리스닝을 힘들어한다, 너는 영어 더 잘하라고 영유보내는 거다. 힘들지? 힘들어서 포기할거니?”

엄마의 눈물을 보자, 아이는

“포기는 안할거야.”라면서 다닐거라네요.

아이를 재우면서, 왜 이리 서럽고 슬픈지,...

그냥 참고 보내던 ㅅ유치원 보낼 걸 그랬나? 그때 그래도 ㅅ유치원을 더 보내자고 막판에 유치원을 중도하차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했더니, 원장샘께서 이미 대기자에게 저희 아이 자리가 넘어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것도 저희 아이 담임샘을 통해서.... 원장샘은 일언반구 없으셨구요.

일유들, 선착순도 추첨도 다 지났는데, ..... 어쩌죠?

 

20개월부터 발도르프하는 가정어린이집 3개월 정도

3살 때 야탑시립어린이집 4세반

4살 때 분당에 있는 몬테소리 유치원 5세반

5세 때 레지오에밀리에유치원 5세반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다니다가 영유 6세반 8월부터 현재까지 4개월.

그렇다고 이제 일유로 돌리자니, 너무 자주 옮기는게 안좋을 것 같고,...

세륜초병설유치원이 하나 남은 것 같은데,....

 

영유 계속 다니다가 7세에 입학하나,

일유로 옮기다가 7세에 입학하나,

영유 계속 다니다가 일유 옮겨 다니다가 8세에 합학하나,...

아이 키우면서 고민은 끝이 없고, 왜 이리 슬픈지,...

 

나라에서는 유아교육에 더 신경써 유치원을 공교육화해 엄마들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유치원을 많이 지어 교육 내실화에 주력하던지 하지, 왜 조기입학시키겠다고 하는지,...

 

속상합니다.

엄마가 욕심을 가지는 순간, 아이는 힘들어집니다.

 

어제 아이가

“엄마, 나 죽고 싶어.”하더라구요.

“왜? 왜 죽고 싶어? 죽으면 엄마도 못만나는데,...”

“나 죽으면 다시 애기로 태어나고 싶어.”

“....... 왜 엄마 쭈쭈 더 먹으려고?”

“응.”

아, 내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건지,....

 

진퇴양난이네요. 그냥 분당 살면서 그 유치원 3년 보내고 싶었는데,..... 몬테소리니, 레지오에밀리에니 보다는 아이가 행복하면 된 것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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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마
  • |
  • 2009-12-03 23:36
답댓글

우선 엄마입장에서 맘이 많이 아프시겟어요 하지만 제생각에도 그냥 지금 다니고있는 영유다니다보면 적응할수있지않을까요 다시 또 옮기면 아이에게 또 상처가 될수있을것같아요 제가보기엔 안가겠다고 많이 보채거나 그런건아닌것같은데 고비를 잘넘기면 괜찮을것같아요

제아이도 나름 똑똑한..아이라 첨유치원에 갔을때 지금5세인데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원장님께서 갈떄마다 칭찬하고 학기초라 아직 적응도안됬고 소심한성격의 아이인데 수업끝나고 1시간정도 형아들과하는 반과후수업을했다가 유치원안간다고 울고 달래서 다시보내볼려고애쓰고.. 지금도 그 후유증이있어서 형아들과수업할까하는 걱정도 하는것같더라구요 그래서 참 스스로 저를 많이 탓했습니다 이세상이 엄마가 열성적이지않고 사교육을 하지않을수없는 교육현실도 안타깝고요 님말씀대로 똑똑하면 그만큼 또 기대치가 높아져서 아이가 힘든것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맘을 다 잡아요 기대하지않을려하고 욕심부리지않고 아이가 즐거운대로하자구요.. 너무 힘들어하지마세요 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일겁니다 그래도 아이가 굉장히 어른스럽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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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
  • |
  • 2009-12-03 12:01
답댓글

제 딸아이도 그랬어요!

5살때 다니던 어린이집 선생님 보고 싶다고 하고

발표회때 찍은 DVD도 보자고 하고^^

하지만 지금 다니는 영유의 반년전 귀국하신 원어민 샘도 보고 싶다해요!

똑똑한데다 나이를 먹고 언어가 많이 늘어나니

죽음이라든지 하는 강한 다른 언어로도 표현 되는것 같아요!

얼마전 울딸은 친구가  뭐라했다고

자기 하트가 깨졌다네요 ㅎㅎ

참 시적인 표현이었지만 본인은 아주 슬펐겠죠!

그리고 영유 처음엔 영어만 하는것에 대한 고비들을 가지는것 같아요.

그렇다고 또 옮기시면 아이에겐 더 힘든것 같구요.

지나간 곳이나 좋은 추억에 연연해 마시고

지금 있는 곳에 다니면서 좀더 세심하게 아이를 품어보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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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맘
  • |
  • 2009-12-03 10:42
답댓글

우선...지금껏 너무 잘하시고 계셨다고 토닥거려주고 싶어요...

너무 소신껏 열심히 해오셨는데 이렇게 방황기를 거칠때쯤되면....마음이 안좋다는거 여기 계신분들은 다 아실꺼에요. 다들 이런고민들 때문에...힘들어 하거든요.

어릴때는 노는게 최고라고 키우고 싶지만...솔직히 현실적으로 그게 잘 안되는게 사실입니다.

더구나. 그냥 맘편하게 기관에 맡기거나 그러면 더 편한데 여기 계신 맘들처럼 교육적 소신때문에 아이와 같이 고민하고 계신분들은 더더욱 이런 혼란에 빠질수 있는거 같아요.

일단, 아이가 너무 똑똑하게 잘 크고 있는거 같아요. 엄마가 보기에 옆에서 조금만 더 신경쓰면 더 잘되고 좋을것 같이 보일 정도로 아이가 잘 크고 있음은 확실해 보입니다...

근데, 아이입장에서 보면 주변환경에 대한 압박에서 그리 자유롭게 보이지는 않은거 같아요. 사실 이 문제때문에 글을 올리신거 같은데.... 근데 유년기에는 확실히 좀 자유로워야 하는게 제일 중요한거 같아요.

저도 영유에 대해 고민한 이유가, 스피킹, 리스닝의 부족함을 보인다는 이유뿐이었어요. 요것만 해결되면 영어는 그닥 문제가 없을것 같아 보였거든요. 근데 아이를 밑고 그냥 일유를 선택했네요.

현재 영유,일유에 대해 게시판이 시끄러운데.... 솔직히 제 주변에서 일유를 보내면서 밤새워서 줄서서 영유못지않은 교육을 시킨다고 엄청난 돈을 들이는 분들이 많아서....

왜 일유에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서 보내는지 물어보니 [인성교육]때문이랍니다...

인성교육에 이렇게 비싼돈을 들일바에는...전 할머니네 집에 더 자주 놀러가는게 낫다고 보거든요

아이는 만들어 지는게 아니고 길러지는거라고 하네요.

지금은 님 말씀대로 진퇴양난의 입장이지만. 어떤 선택을 하시든 잘 하실꺼라 믿습니다.

님이 너무 많이 알고 계셔서 오히려 더 힘든거 같아요. 교육적인 입장이 분명해 지면 도통 마음에 쏙드는 기관을 찾을수가 없거든요. 제가 처음에 기관을 정할때 얼마나 힘들었던지...

참고로, 전 이 모든 고민에서 해결되고 싶어서 한글,수학,영어를 배제한 일유를 선택했습니다.

이 유치원에서는 서로 레벨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전부 빼버리고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요즘 다들 책을통해 많이 똑똑해졌고. 한글도 제법 다 떼고...수학도 어느정도하고...물론 영어도 리딩까지 된 상태에서 학교를 보내기때문에.... 그냥 지금처럼 엄마표로 해주고 유치원에서는 놀게 해주고 싶어요.

그 유치원이 마음에 드는 이유가 같이 계획하고 협동하고 그룹을 만들어서 실행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것은 배우기 힘들것 같아서요. 또한 이런게 학교에 가면 진정 빛이 날지도 모르죠.

교육에 약간 마음에 비우니...아이도 편하고..엄마도 편해지는거 같더라구요.

내년이면 같은 연령의 아이들과 비록 차이를 보여서 속상할지도 모르겠지만...일단 놀아볼 기회는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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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맘
  • |
  • 2009-12-03 15:09
제가 그래서 아예 집에서 키우잖아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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