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게를 보다가 가슴이 답답해지는 글을 몇 번 발견하고 답글을 쓰다가,
괜히 주제넘게 들리까봐 지워버렸어요. 그런데 계속 머릿속에 남아서 그냥 유게에 글을 올려봅니다.
아이의 수학실력때문에, 또는 현재 하고 있는 수학학습법에 대해 고민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하는데, 혹시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셨더라도 그냥 제 개인의 생각을 적은
거니까 편하게 읽어주세요.
제 아들은 이제 7세가 되니까 직접적인 학교생황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제가 아이들 학습관련한 경험이 17년이 넘다보니 그냥 넘기기가 안타까워서요.유아부터 고등학교 입시생까지 고루 경험해봤는데, 전혀 황당한 얘기는 아닐겁니다.
우선 고민하는 문제와 미심쩍어하는 부분이
첫째, 지금 하고 있는 학습방법을 계속 해야하나? 학습지, 문제집, 학원, 과외...
둘째, 선행학습을 해야하나?
셋째, 계산력이 중요하나, 창의력이 중요하나?
결론적으로는 '현재 실력이 형편없다, 또는 현재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향상시킬 방법은 무엇이냐?'
저는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적 사고력 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에서 창의력 운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물 한방울+물 한방울은 무엇입니까?
대부분의 아이는 1+1=2 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답이 1이라고 했습니다. 물 한방울과 한방울이 합쳐지면 한방울이니까.
그럼 어떤 분은 답을 1이라고 한 아이에게 틀렸다고 할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와, 천재다. 정말 창의력이 뛰어나다!"
라고 할 것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물론 이 경우에 1+1=1이라고 한 아이를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학문제에서 답은 분명 틀렸습니다.
만약 그 아이가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을 해서 칭찬을 받을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틀렸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1+1이라는 문제를 낸 단계상 이 아이는 1학년이하입니다.
이 문제는 1+1이라는 문제를 문장제로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아이는 창의적이고 똑똑한 아이일지는 모르지만 문제에 대한 이해력은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문제가 복잡해지니까 물론 아이에게 문제읽는 것을 강조하시지만,
보통 어린 아이를 두신 부모님들이 아이 문제 풀이 하는 것을 지도하시는 것을 보면,
문제는 맨날 똑같은 말이니까 읽지 않고, 바로 풀게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문제는 읽거나,
아니면 문제를 본인이 읽고 문제에 대한 설명까지 모두 마친 후에
아이에게 풀게 하거나 셋 중 한가지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 읽는게 습관이 안된 아이들은 고학년이 되어도 정작 문제안에 힌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읽는 것을 건성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읽는다고해도 문제에 대한 설명없이 본인이 문제를 읽고 출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합니다.
그건 어려서부터 몸에 베인, 엄마나 학원에서 길들여 놓은 습관때문이기도 하고
아이가 문제에 대한 이해, 다시 말해 문장에 대한 이해, 한 마디로 독해가 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영어나 수학의 눈에 보이는 실력에만 신경쓰고 레벨을 올리는 동안 정작 중요한 아이의 국어력(이해력과 독해력)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유아기에는 아이가 눈도 뜨기 전에 테이프에 책을 들이밀고, 전집을 집안 가득 구비해놓다가도,
정작 아이에게 독서력을 키워줘야하는 시기에는 전집은 커녕, 서점에서 단행본 구입하는 것도 아까워지면서, 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은 학교에 보이는 독서기록장을 채우기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약되어있다시피하는 아주 짧게 정리된 책을 보면서 대강 적어서 제출하는 독서기록장.
무조건 독후감을 많이 써 온 아이에게 상을 주는 것의 부작용으로
아이들은 글밥이 많은 책들을 점점 멀리하게 돼죠. 빨리 읽어지지도 않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영어책은 그림책에 리더스, 챕터북 순서대로 나가면서도,
국어는 한글 읽고 쓰기만 되면 크게 신경쓰지않는게 흔한 일입니다. 국어 어휘력이나 표현력, 독해력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게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입시 닥쳐서 논술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어려서부터 논술이라는 말이 붙어있는 공부를 시키기도 합니다.
태어난지 몇개월 되지도 않는 아이에게 한글교재 들이밀고 선생님까지 불러서 공부시키다가
정말로 한글을 알아서 국어로의 발전을 시켜야하는 단계부터는 손을 놓습니다.
참 많이 뒤바뀐거죠. 한글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또 아이가 언어에 대해 민감해지는
시기가 되면 어렵지않게 깨칠 수 있는데, 그 부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우리 아이는 언제 한글을 깨쳤다느니 서로 비교하죠. 영어에서 알파벳만 알면 영어가 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면서 말이죠.
수학적 사고력은 수학 문제를 무진장 풀다보면 물론 어느정도 키워집니다.
문제푸는 요령이나 문제의 유형등을 파악하게 되니까요.
흔히들, '우리 애는 계산은 잘 하는데, 문장제 문제만 나오면 힘들어해. "하면서
창의력이 약하다고 하죠. 그건 창의력이 약한게 아니고 독해력부족입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합니다. 문제를 꼬아서 알아듣기 어렵게 한 경우도 있지만
그냥 숫자를 말로 옮겨 놓은 건데도 이런 경우가 허다합니다.
수학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학문제를 많이 풀어야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아이의 국어능력(문제풀이 능력이 아닌 독해, 이해력)을 키우는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를 읽는 습관까지.
계산력이 중요하냐, 안하냐을 묻는다면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요하다는것이지 전부라는 것은
아닙니다.
계산력이라는게 처음엔 사칙연산을 흔히 생각하지만 수열도 미적분도 계산입니다. 어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바로 숫자로만 쓰여있는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엔 문제에 대한 분석과 이해, 그리고 계산이 뒷받침이 되어야하는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이공계에서는 물리 시험이나 수학시험등에서 계산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계산기 사용이 더 복잡합니다.(제 경험상)
그 다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선행학습에 대한 것입니다.
아이가 정말 능력이 된다면, 충분히 아래단계의 학습능력이 뒷받침된 선행이라면 전 적극찬성입니다.
하지만 학원에서 하는 선행의 의미로는 절대반대입니다.
더하고 빼는 것만 아는 아이와 곱하기를 아는 아이에게 문제를 보는 시각과 풀이방법은 다릅니다.
이항을 아는 아이와 몰라서 미지수에 일일이 숫자를 아무거나 집어넣어야하는 아이의 계산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오래걸리고, 오히려 오답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아이가 진정한 의미의 선행을 한다면 수학적사고력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배우지않은 것을 스스로 생각해서 풀어야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학원에서 말하는 선행학습은 아이가 제대로 되어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문제집의 학년만
올리는 것입니다.
정말로 입학시험까지 치르면서 똑똑한 애들만 모아놓은 학원이 아니라면, 선행을 제대로 따라올 아이의 수는 많지않습니다. 요즘은 동네학원도 특목고 대비반이 없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목도대비반이라고 생기면 당연히- 보통 반들도 1년정도 선행을 시키니까-
2,3년 선행학습은 기본입니다. 왜냐면 중학교때 고등학교 과정을 해야하니까요.
물론 고1까지 고등학교 전과정을 학습해놔야만 고등학교 2,3학년에 여유가 있는 것은 맞지만,
과연 중학교 이전에 그것을 이해하면서 계속 진도를 나갈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냐는 거죠.
당연히 가능한 아이라면 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따라가지 못하는 선행이란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낭비와 함께, 무엇보다 자신감을 상실하게 합니다.
고 1때 저희 수학선생님이 내신 문제가 있는데요,
2 3=
3 2=
무슨 말인지 몰라서 가만 있었더니, 첫번째는 2x3=6이고, 두번째는 3+2=5라고 합니다.
예습을 2하고 복습을 3하면 곱하는 효과가 있지만, 예습을 3하고 복습을 2하면 더하는것밖에 안된다는
말씀이셨어요.
예습, 복습이 모두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복습이라는 말씀이었죠.
제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강조한 부분이랍니다.
아이들에게 학습지와 학원, 과외를 두고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죠?
전 어떤 것이 특별히 좋다거나 나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는게 학습지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아이와 엄마의 성실성이 중요하죠. 3만원대의 학습지로 몇십, 몇백만원대의
과외에서의 효과를 기대하는게 아니라면, 엄마와 아이가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무엇보다도 효과적입니다.
그 학습지에서 강조하는 부분에서만 효과를 거둬도 충분합니다. 나머지 영역은 교과에 해당하는 문제집을
통해서 학습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셔야죠. 문제집을 푼다고 해도 문장형태의 문제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국어력에 대한 뒷받침이 되어야합니다.
초등학생까지는 교과공부를 학원에 맡기는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도저히 어머님이 시간이 안된다면
어쩔 수가 없겠죠. 하지만 학교숙제와 학원숙제를 아이가 함께 성실히 감당할 수 있는지, 학원에 다녀왔으니
자기가 할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꼭 따져봐야겠죠.
왜냐면 학원은 아이가 푼다기 보다는 듣는다는 표현에 더 가까우니까요.
그래도 눈에 보이는 효과(시험점수)는 당연히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효과가 있는 것은 당연하구요
시험기간에는 연습을 엄청나게 하기 때문에 듣고만 와도 안듣는 것보다는 낫죠.
입에 거의 넣어주다시피 하니까 정말 실력은 안되도 백점맞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게 함정이란건
고등학교에 가면 알지만요.
게중에는 입에 넣어주는 것조차도 뱉어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숫자까지 똑같은 문제를 수없이 풀어본 문제가 나와도 틀리는 경우도 많죠. 그 아이들이 학원에서 어떤 식으로 지내는지는 설명안드려도 아시겠죠.
과외는 일대일이니까 성적을 가장 단기간에 올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을 한 번 말씀드리자면,
아버지가 대학교수에 집 안에 돈도 많고, 6년 차이나는 형은 의대를 갔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만난게 중1, 6월이었는데 벌써 과외선생님이 제가 네번째였어요.
거의 한달에 한 번 바뀐거죠. 선생님이 아이를 모두 거부한거죠. 선생님이 짤린게 아니구요.
어떤 아이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결국 그 아이를 3년을 가르쳤는데, 그 사이에 저도 못하겠다고
두 번을 한 달 정도씩 수업을 하지 않으면서 아이 버릇을 잡게 된겁니다.
그런데 그 아이를 보면서, 또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공통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건 아이가 필요를 느끼기 전에 너무 모든 것을 갖춰주다보니, 감사함은 물론이고 절실함이
없었다는 거죠.
과외는 정말 최후의 보루입니다. 아이가 뭔가를 하다가 꼭 필요한 시점에, 정말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주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아이의 성격에 따라서 학원이 맞는 아이가 있고, 과외가 맞는 아이가 있습니다.
또 개인과외가 맞거나 필요할 때가 있고, 두 명이상 함께 하는것이 효과적인 아이도 있습니다.
무조건 뭔가를 시키기 전에 내아이를 잘 파악해보는게 중요하겠죠.
두서없이 그냥 제 생각나는대로 써 내려가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게시글을 올리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아이의 국어력을 키워주자.
둘째, 아이의 학습에서 엄마가 주도하지 말고, 처음시작부터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회를 주자
셋째,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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