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가 밝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무더운 날씨에 지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가 무척 어색한 채 한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1월 한달은 호주의 여름방학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학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었답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은이에게는 원어민 친구들과 선생님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솔직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은이와 상의해서 상당히 바쁜 스케쥴을 만들었답니다.
1월 첫째주와 둘째주는
9:30-15:30 uni-college holiday program
2주동안 초등학교 2학년 과정의 영어와 수학을 선행 학습하는 과정. 총 4권의 교재로 수업을 진행 하셨고 거의 대부분 진도를 나갔음. 2-3일에 한 번씩 시험을 보았음.
15:30-17:00 hombush library(homework)
매일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숙제를 했음.
17:00-18:00 dinner
수영장으로 이동하면서 저녁 도시락을 먹음.
18:00-19:00 swimming
자유영과 배영을 배움
이런 스케쥴로 보냈답니다. 사실 이런 스케쥴이 얼마나 살인적인 스케쥴인지 잘 알기에 하루종일 제가 한 일은 아이를 기쁘게 해주는 일 찾기 였습니다. 매일 아이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면서 격려해주었고, 건강을 지켜주면서 은이가 좋아하는 음식과 음료를 매일 바꾸어 간식, 점심, 저녁 도시락으로 준비했으며, 저녁과 주말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의젓해졌고, 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알림장도 잘 적어왔고, 자신의 물건도 잘 챙겨서 너무 흐뭇했습니다. 한 번 쯤은 이렇게 강한 단련을 받아 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이 있을 수 있어 많은 분에게 널리 권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과정을 배우는 반은 두 반이 있었습니다. 첫 날 레벨테스트를 해서 두 반을 나누었는데 은이는 상위반에 배치 되었습니다. 그런데 상위반에서 아이의 실력이 가장 낮은 3명 중 한 명이어서 아이가 많이 속상해했습니다. 아침에 은이를 데려다주면서 보면 아이들이 수업을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레벨 4점대의 챕터북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소설책까지 읽고 있었습니다. 물론 호주의 정규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수준과 은이를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그 차이의 어마어마함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물론 잘하는 애들이어서 그렇습니다. 호주에서 정규교육을 받고 있는 교포중에는 은이보다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은이도 잘하는 아이들을 부러워 하고 친구들이 읽는 책에 관심을 보이면서 읽고 싶어 했습니다. 선생님은 매일 저에게 은이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셨고, 마지막 날 성적표에는 그동안 은이가 본 테스트들의 점수와 선생님의 총평이 적혀있었습니다. 나중에 은이가 좀 더 크고 영어도 좀 더 잘하게 되면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습니다. 은이가 원한다면요.
1월 셋째주와 넷째주는
11:00-16:00 ymca day camp
원어민 친구들과 다양한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경험함.
이런 스케쥴로 보냈습니다. 캠프 장소까지 기차를 두번, 버스를 한 번 타고 가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여유롭게 스케쥴을 짰는데 은이가 그 이상을 원해서 항상 캠프를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놀다가 들어왔습니다. 은이가 캠프를 마치면서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은이는 캠프를 통해 농구, 축구, 크리켓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호주에 온다면 이 캠프에 꼭 다시 참가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은이가 어려서 경험하지 못한 견학도 하고 좀 더 긴 시간 친구들과 놀 수 있도록 하렵니다.
이 캠프는 많은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이제 은이의 호주 생활은 한 달이 남았습니다. 제 계획으로는 은이와 한달동안 시드니에 있는 기차로 갈 수 있는 많은 도서관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은이는 지금처럼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합니다. 도서관도 가고, 비치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고, 박물관에도 가면서 아마 은이의 의사에 따라 매일 스케쥴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은이는 kick scooter에 빠져서 하루종일 파크에서 kick scooter를 타면서 보냅니다. 은이가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빠지게 된 것이 호주에 와서 얻은 좋은 성과인것 같습니다. 한국에 가서도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오늘 한국으로 택배를 보냈습니다. 워낙 책 욕심이 많은 엄마다 보니 이곳에서 산 책들이 너무 많아서 세 박스나 만들어지더군요. 꽤 많은 돈을 주었지만 택배로 책을 보내고 나니 정말 이 여행의 끝에 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후련합니다. 어제는 반년동안 건강하게 여행을 해 준 제 딸아이에게 선물로 줄 왕관을 사고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호주를 떠나기 전 날 저에게 보내려구요. 저 또한 많이 칭찬을 해주려고 합니다. 집 밖 나가기도 싫어하고, 새로운 환경 두려워하는 길치 방향치가 정말 많은 고생을 했거든요.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려는 노력을 가장 많이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미소를 위해 아이의 행복을 위해 집중해서 노력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다음 달 이시간쯤이면 저는 비행기 안에 있겠군요. 다음 달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2월 달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오르겠습니다. 쑥쑥이 있어 호주에서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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