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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조은의 호주 생활기5

  • 조은맘
  • |
  • 2010-01-29
10

새 해 가 밝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무더운 날씨에 지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가 무척 어색한 채 한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1월 한달은 호주의 여름방학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학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었답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은이에게는 원어민 친구들과 선생님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솔직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은이와 상의해서 상당히 바쁜 스케쥴을 만들었답니다.

 

1월 첫째주와 둘째주는

 

9:30-15:30  uni-college holiday program

 2주동안 초등학교 2학년 과정의 영어와 수학을 선행 학습하는 과정. 총 4권의 교재로 수업을 진행  하셨고 거의 대부분 진도를 나갔음. 2-3일에 한 번씩 시험을 보았음.

15:30-17:00 hombush library(homework)

매일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숙제를 했음.

17:00-18:00 dinner

수영장으로 이동하면서 저녁 도시락을 먹음.

18:00-19:00 swimming

자유영과 배영을 배움

 

이런 스케쥴로 보냈답니다. 사실 이런 스케쥴이 얼마나 살인적인 스케쥴인지 잘 알기에 하루종일 제가 한 일은 아이를 기쁘게 해주는 일 찾기 였습니다. 매일 아이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면서 격려해주었고, 건강을 지켜주면서 은이가 좋아하는 음식과 음료를 매일 바꾸어 간식, 점심, 저녁 도시락으로 준비했으며, 저녁과 주말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의젓해졌고, 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알림장도 잘 적어왔고, 자신의 물건도 잘 챙겨서 너무 흐뭇했습니다. 한 번 쯤은 이렇게 강한 단련을 받아 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이 있을 수 있어 많은 분에게 널리 권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과정을 배우는 반은 두 반이 있었습니다. 첫 날 레벨테스트를 해서 두 반을 나누었는데 은이는 상위반에 배치 되었습니다. 그런데 상위반에서 아이의 실력이 가장 낮은 3명 중 한 명이어서 아이가 많이 속상해했습니다. 아침에 은이를 데려다주면서 보면 아이들이 수업을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레벨 4점대의 챕터북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소설책까지 읽고 있었습니다. 물론 호주의 정규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수준과 은이를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그 차이의 어마어마함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물론 잘하는 애들이어서 그렇습니다. 호주에서 정규교육을 받고 있는 교포중에는 은이보다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은이도 잘하는 아이들을 부러워 하고 친구들이 읽는 책에 관심을 보이면서 읽고 싶어 했습니다. 선생님은 매일 저에게 은이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셨고, 마지막 날 성적표에는 그동안 은이가 본 테스트들의 점수와 선생님의 총평이 적혀있었습니다. 나중에 은이가 좀 더 크고 영어도 좀 더 잘하게 되면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습니다. 은이가 원한다면요.

 

1월 셋째주와 넷째주는

 

11:00-16:00  ymca day camp

원어민 친구들과 다양한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경험함.

 

이런 스케쥴로 보냈습니다. 캠프 장소까지 기차를 두번, 버스를 한 번 타고 가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여유롭게 스케쥴을 짰는데 은이가 그 이상을 원해서 항상 캠프를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놀다가 들어왔습니다. 은이가 캠프를 마치면서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은이는 캠프를 통해 농구, 축구, 크리켓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호주에 온다면 이 캠프에 꼭 다시 참가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은이가 어려서 경험하지 못한 견학도 하고 좀 더 긴 시간 친구들과 놀 수 있도록 하렵니다.

이 캠프는 많은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이제 은이의 호주 생활은 한 달이 남았습니다. 제 계획으로는 은이와 한달동안 시드니에 있는 기차로 갈 수 있는 많은 도서관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은이는 지금처럼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합니다. 도서관도 가고, 비치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고, 박물관에도 가면서 아마 은이의 의사에 따라 매일 스케쥴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은이는 kick scooter에 빠져서 하루종일 파크에서 kick scooter를 타면서 보냅니다. 은이가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빠지게 된 것이 호주에 와서 얻은 좋은 성과인것 같습니다. 한국에 가서도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오늘 한국으로 택배를 보냈습니다. 워낙 책 욕심이 많은 엄마다 보니 이곳에서 산 책들이 너무 많아서 세 박스나 만들어지더군요. 꽤 많은 돈을 주었지만 택배로 책을 보내고 나니 정말 이 여행의 끝에 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후련합니다. 어제는 반년동안 건강하게 여행을 해 준 제 딸아이에게 선물로 줄 왕관을 사고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호주를 떠나기 전 날 저에게 보내려구요. 저 또한 많이 칭찬을 해주려고 합니다. 집 밖 나가기도 싫어하고, 새로운 환경 두려워하는 길치 방향치가 정말 많은 고생을 했거든요.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려는 노력을 가장 많이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미소를 위해 아이의 행복을 위해 집중해서 노력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다음 달 이시간쯤이면 저는 비행기 안에 있겠군요. 다음 달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2월 달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오르겠습니다. 쑥쑥이 있어 호주에서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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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은맘
  • |
  • 2010-02-01 00:15
답댓글

은이의 호주생활이 한달정도 남은 건가요?

은이의  호주생활기 읽는 재미가 넘넘 톡톡했는데~

처음 6개월간의 호주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기대에 찬

글을 읽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먼길을 걸어왔네요~

 

그간 조은맘님의 글을 통해

철저히 은이의 반응에 맞춰 부담스럽지 않은 그리고 은이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발로 뛰고 함께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 었습니다.

막상 한달 남았다고 하니 무지 아쉬운데요?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지만

귀국후 은이의 생활기도 계속 들려 주시겠죠?~^*

좋은 글 감사드려요.. 추천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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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맘
  • |
  • 2010-02-01 08:58
가은맘님 항상 따뜻한 격려의 글을 남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했었는지요.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이제 여행이 한 달 남아있네요. 마무리는 은이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요즘 은이가 매일 어디에 가고 싶은지 저에게 말해주거든요. 역이름이 이뻐서 그 근처의 도서관에 가보고 싶다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스쿠터를 타고 싶다거나 자기전에 프린세스 앤 프로그 디비디를 보고 싶다는 거죠... 이런 저런 요구들이 모이니 하루 일상이 정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저 은이가 원하는 곳의 지도책만 챙기고 있습니다. 요즘 얼마나 지도보고 찾아가는 것을 잘하는지 제 자신이 신기합니다.ㅎㅎ 이제 한국에 가면 초등게시판에 가게 되겠지요. 유아게시판이 처음은 많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이리 포근한것처럼 초등게시판도 그래질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은맘님 글보러 유아게시판을 계속 들려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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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
  • |
  • 2010-01-31 23:59
답댓글

남편이 2달 넘는 외국출장이 생겨 문득 아이와 여행을 가야겠단 생각을 하며 호주를 떠올렸는데 이글을 보니 넘 반갑네요.. 조은맘님 글을 예전에도 읽으면서 도서관 여행이란 말이 인상적이였나봅니다

2달이라 많은일을 할순 없지만 아이에게 넓은세상을 보여주고 싶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거든요

영유를 다니지 않아 외국인에 대한 낯설음도 있지만 도서관 다니며 무료수업도 간이 듣고싶고 이기회에 나도 공부하고 싶어진다는..^^

돌아오시기 전까지 즐거운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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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맘
  • |
  • 2010-02-01 08:47
여행을 싫어하는 저이지만 이번 호주여행을 계기로 삶에서 여행이 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여행을 하다보니 관광지 답사를 하기보다 아이가 즐거운 공간, 편안한 공간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게 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상당히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보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답니다. 지금 생각은 앞으로는 국내여행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국내여행도 관광지 순례가 아닌 각 지역의 도서관 탐방, 재래시장 탐방 등) 그리고 아이가 좀 더 크면 외국의 대학들을 둘러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어요. 지금 호주 여행도 막연한 꿈을 실천했듯이 앞으로도 그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네요. 열정님도 아이와 함께 떠나보세요. 그리고 그 소중한 경험을 나누어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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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연지우맘
  • |
  • 2010-01-31 07:44
답댓글

은이가 아주 즐겁게 보낸거 같군요... 엄마가 좀 바쁘셨겠어요...

그래두 이리 알차게 보내셨으니 뿌듯하시겠구만요...

이제 한달 정도 남으셨다고 하니 왠지 서운한 맘이 드시겠어요... 이제 적응이 되신듯한데...

그래두 돌아오시면 은이 초등입학한다고 하니 계속 바쁘시겠네요...

수고 많으셨구요... 글을 보면서 나두 저리 지낼 수 있을까? 상상두 해보고 했네요...

돌아오시믄 호주에서 얻으신것들도 찬찬히 풀어놔 주시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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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맘
  • |
  • 2010-01-31 07:55
한달을 바쁘게 보냈는데 은이에게는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은 한달은 좀 느슨하게 보내려고 한답니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한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아서 만족하려고 합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은이도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저도 저의 일을 시작해서 다시 바빠질거에요. 실컷 놀았으니 이제 열심히 살아야죠. 그리고 다시 한 번 호주에 올 상상을 그리고 계획을 맘속에 품어봐야 할 것 같아요. 언제 또 지금처럼 우연히 막연했던 꿈을 실천할지 모르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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