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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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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복 3종 셋트

  • 홍박샘
  • |
  • 2010-02-05
45

서울서 내려와 집에 안착하면 저는 완전 게으름 모드로 들어갑니다.

주말부터 3-4일을 집에서 뒹구는데 이 때 실내복 3종셋트로 버팁니다.

우선 잠옷 겸 평상복으로 마트에서 산 원피스.

아래 위 자루같이 생겨 그냥 몸만 가린 것으로 패션과 무관합니다. 이게 1단계.

그 다음 조금 어스름해져 기온이 떨어지면 엄마한테 얻어온 몸빼 스탈 츄리닝을 아래 입습니다.

저녁 지을 때나 잠들기 전까지 원피스 아래 츄리닝을 입고 돌아댕기죠. 이게 2단계.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픕니다. 어깨가 시리면 더 아프기 때문에 낡은 잠바를 입습니다.

이리하여 원피스, 츄리닝, 잠바의 삼순이가 됩니다. 이게 3단계.

부스스한 머리에 실내복 3종을 입고 커피 한잔 마시고 있자니 남편이 그러대요.

"사진 한 장 찍어놓자."

 

저도 젊어서 아주 잠깐 패션에 신경을 쓴 적 있습니다.

시집 보내기 작전에 돌입한 모친의 강압에 못 이겨 치마도 입고 힐도 신었지요.

당시 여자 키로는 구척장신(?)인데 게다가 힐까지 신으니 왠만한 남자 머리 가마 위치는 다 파악됩디다.

'저눔은 삐뚤구나, 저 것은 가마가 둘 일쎄.'

까부는 녀석들은 위에서 내리 꽂는 나의 시선에 압도되어 슬슬 꽁지를 뺐지요.

그러니 어떤 남자가 날 좋다하겠습니까? 그냥 여학교 기숙사 사감할 운명인가 했네요.

그러다가 얼빠진 (?) 선배랑 눈맞아 기회다, 싶어 후다닥 결혼하고 다시 무감각 패션녀도 돌아갔습니다.

 

지금도 쇼핑이 귀찮습니다. 어떨 때는 옷 사러 갔다가 만두만 사갖고 옵니다.

옷 파는 층을 돌아다니는 나를 보면 머리 속에 딴 생각 하느라 옷을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취미를 붙인 것이 홈쇼핑인데요.

제가 뒹굴 거린 날 이틀 후면 여지없이 택배가 옵니다.

최근에 가방을 샀다 반품했습니다. 화면에선 가죽인데 받아보니 비닐이나 진배없던데요.

5개에 5만원 짜리 옷을 샀는데 내복으로 입기에도 얇더구먼요.

아마 모델들은 두껍고 좋은 거 입히고 나한테만 이 따위 보낸게야, 하고 씩씩댔습니다.

화장품 샀다가 얼굴에 뭐가 나서 진단서 끊어다 반품했습니다.

 

더 심한 사람이 우리 엄마입니다. 이 양반네 테레비젼은 벽장만해서 멸치도 조기로 보입니다.

집에 갈 때 마다 새 물건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물건 설명하는 여자들한테 홀렸다고 남 탓을 합니다. 냉장고, 소파, 온갖 주방기구....

얼마 전 제 방 침대보를 시뻘건 꽃무늬로 바꿔놓으셨대요.

자꾸 들어가 자라는데 그날 무선 꿈만 꾸다 깼습니다. 침대보가 어찌나 몸에 착착 감겨 답답하던지.

 

두서 없는 수다 떨었습니다. 제가 꼭 영어공부 얘기만 해야하남요?

이렇게 아무 수다나 떠는 곳이 쑥쑥입니다.

여러분은 집에서 무슨 옷 입고 계시는지요?

테레비젼 여자들처럼 이쁜 홈드레스나 우아한 한복 입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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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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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사랑맘
  • |
  • 2010-02-15 15:07
답댓글

ㅋㅋㅋ 넘 재밌으시다..ㅋㅋㅋㅋ

멸치가 조기로...ㅋㅋㅋ

우아한 한복입으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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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바라기
  • |
  • 2010-02-07 06:46
답댓글

 빨간 침대보에 웃음보 팡! 터졌네요.ㅎㅎㅎ

 우째 홍박샘이 안보이시나 했더만,, 유게에서 계셨고만요..

 신학기라 많이 바쁘시지요?

 어깨 통증은 아직도~~ 인가 봐요.. 이거~이 직업병 인듯 한디.. 진단서 제출하시고.

 좀 쉬엄쉬엄 하시면 어떨까요?? (엥 돌 날아 오는 소리가 마구 들립니다.^^)

 제가 뵙기엔 패션 감각이 있는 것 같은디~ 혹, 코디네이터가 골라 주는 옷인가....

 저 또한 옷 쪽으론 감이 벌로라~~ 그냥 막 입고 다녀요.

 근디, 집안에선 내복은 아닌 것 같고,, 헐렁한 츄리닝이 딱인 것 같아라~~~*^^*

 

 박사님~~

 바쁠때 일수록 식사 꼭 챙겨 드시고.. 아프지 마셔요.

 박사님을 의지하며 가는 맘님들이 많아라~~ 그러니 꼭 건강하게 지내셔요.

 그라고 시간 아조 쪼매 날때 초게도 들어 오셔요.. 보고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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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0-02-07 08:37
유게가 하도 썰렁해서 수다 한 번 떨었어요.
초게, 특히 리더스는 늘 보지요.
스티커도 잔뜩 골라놓고 매일 붙이지는 못 해서
알집으로 묶어서 한꺼번에 올리려고 맘 먹고 있어요.
리더스 끝나면 북클럽 복귀하시남요?
아님 리더스 북클럽 하나 만들어 20명만 모아 영원히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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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바라기
  • |
  • 2010-02-08 06:30
잠시 휴식기를 가져 볼까나 했는디~~
박사님이 애타게 찾는것 같아서~~
발 좀 담가야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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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런프래니맘
  • |
  • 2010-02-07 05:41
답댓글

싱글일 때 옷 무쟈게 샀던 것 같아요.

그 돈을 모았으면 정말 집을 샀을지도.....ㅡ,.ㅡ;;;;

결혼하고 나서 옷을 산 거라곤 임부복밖에 떠오르질 않네요.

지금 제 차림이요? 인터넷쇼핑으로 산 한 장짜리(마넌이요...;;;) 레깅스에다가

반팔티에다가 아가씨가 애들 입히라고 사다준 Micro fleece 지퍼 달린 상의를 입고 있구요.

결국 제가 다 늘려놔서 대런이 입으려면 4~5년은 족히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ㅡ,.ㅡ;;;

이게 실내복 겸 저두 잠옷이네요.

잠옷이 실내복이 되기도 하고 실내복이 잠옷이 되기도 하구요.

평소에는 민낯으로 다니다가 테슬수업할 때 변장, 아니 환장을 하고 가잖아요....메이크업....

그게 실은 싱글일 때 사둔 옷들이 죄다 터무니 없이 블링블링한 탓에.......

게다가 친정엄마는 몬 맘으로 시집간 딸에게 fur coat를 사주셔가지고....

애들 키우려면 그게 젤 편하고 따뜻하다고 하시면서요...

벨벳언니 말로는 거기다 민낯이면 밤샌여자처럼 보일 거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것도 요즘은 귀찮고 또 민낯이 넘 편하고 그리워서

지난주부터는 밤샌여자처럼 보이거나 말거나.....아시죠,,,,,,,,,,,^^?

그냥 편하면 좋은 거 아닐까요~~ㅎㅎ

게다가 박사님은 워낙 엣지 있고+간지 나셔서 뭘 입어도 아름다우실 거라는 확신이....

신체적 결함을 메꾸기 위해서 늘 땅위에 붙어 다니지 못하고 공중부양해야만 하는 저로서는

박시님의 수퍼모델급 몸매가 늘 부럽사옵니다.

저 지금 숙제하다 말고 이러고 있네요......에공....이번주는 걍 미니멈으로 해야겠어요....

첨이라 넘 어렵다는......ㅠ,.ㅠ

넘 챙피합니다......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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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0-02-07 08:36
살다살다 아들 옷 입어서 늘여논 엄마 얘기는 처음 듣네.
공중부양의 의미가 그렇게도 쓰이는구먼. ㅋㅋ
만나면 조용하니 말 없음서 글은 요렇게 유머있게 쓰니
사람들이 게시판서 대.프.맘 상상했다 오프서 만나면 의아할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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