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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조급함의 양면성

  • 마루맘
  • |
  • 2010-02-10
17

유게랑 초게를 왔다갔다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네요.

예전에 제가 직장다니면서 교사랑 학부모 교육할 일이 자주 있었는데, 그 때 했던 말들이 오늘 떠올라서...

 

요즘은 심할정도로 조기교육이 열풍보다는 광풍에 가까울만큼 불어재끼지만, 유유히 자기만의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죠. 물론 확고한 교육적소신과 계획에 따라 시류에 흔들리지않고 훌륭히 해내는 사람들을 말하는게 아니라 방치형 부모를 말하는거랍니다.

아이는 놀려야한다는, 어찌보면 백번을 생각해도 옳은 말.

그런데 이런 부모님중의 대부분이 중간에 생각이 바뀌는게 문제랍니다.

대체로 어머니들은 아이가 일곱살, 늦으면 초등학교 입학시점에 대부분 생각이 바뀌면서 아이잡고,

아버지들은 가만히 무관심하게 엄마들에게 모든 걸 떠넘기고 극성스러운 모습의 어머니들을 비난하면서 지내다가 대학을 결정해야하는 시점에서 모든 책임을 엄마와 아이에게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전 지나친 조기교육은 반대합니다.

지나치다는 표현에는 아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끌고가는 경우겠죠.

모든걸 다른 아이보다는 앞서야하고, 완벽해야하고. 그야말로 엄친아로 키우기위한 무리수를 두는 경우입니다.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에게 영어를 들려주고  심지어는 구구단을 몇 번씩 쓰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는데, 또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하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이의 신체적,정신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만큼, 아이가 스트레스로인해 머리카락이 온통 빠지는 경우도 보았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보아야겠죠. 모든 것을 학원에 의존해서 별 것을 다 배우고 다니는 아이들.

 

하지만 오늘 내용은 이와 반대되는 유아기를 보내는 아이들입니다.

제 생각과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제가 경험한 내용을 적는거니까 가볍게 읽어주세요.

물론 이미 쑥쑥을 찾는 분들이라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별 의미가 없을 수는 있지만, 초게를 보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지금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때는 놀려야한다는 생각을 하십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놀리기만 하는 경우는 생각해보아야합니다.

논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예전처럼 아이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밖에 나가서 저녁 먹을 시간에 돌아온다고 가정해보죠.

그 때 아이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며 놀았을까요?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산으로 들로 강으로 냇가로.

우선 충분한 운동이 전제가 됩니다.

그리고 멀리 볼 수 있습니다.(눈에 좋은 방법중 하나가 먼 산 보기입니다.)

신선한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십니다.

칼싸움을 위해서 칼을 만들고(재료, 모양 다양하게),

시장에서 버린 배추잎이랑 갖가지 풀을 모아 김치랑 반찬을 만들고(붉은 벽돌을 가루내서 고춧가루로 사용하기도 하죠). 병뚜껑이랑 깨진 기왓장으로 그릇을 만들고.

물고기나 곤충을 잡아서 관찰하고, 때론 구워먹기도  하죠.

그때는 개구리에 대해 책을 보지 않아도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어가는 것을 누구나 아주 잘 알았었죠.

길가에 핀 꽃들과 풀에도 각기 이름을 지어주고.

꽃과  풀로 목걸이도 반지도 만들고.

또 그 때는 혼자노는 시간들도 있었지만, 보통은 동네 아이들끼리 함께 놀았습니다. 또래끼리 놀기도 했지만 몇 살씩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레 사회성도 기르고, 리더쉽도 기를 수 있었고, 큰 아이들은 작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했습니다.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굳이 태권도니, 검도니 다니지 않아도 체력은 확실히 키웠고, 창의력 운운하지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내고 필요한 것은 만들어냈죠. 연 하나를 만들어도 종이나 대나무살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모두 했구요. 지금처럼 문구점에서 구입해서 붙이는 것만 해내는게 아니죠. 유치원이나 학원 안다녀도 사회성에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요리가 아이들에게 여러가지로 좋다고 여기저기에서 아이들에게 쿠킹클래스를 열고 있죠.

색감도 익히고 창의력도 키운다죠?  하지만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있고, 시키는대로 따라하다가 아이들이 하는거라곤 거품기 젓고, 몇 가지 재료 자르고 커터로 찍고, 재료들 차례로 올려놓는 정도. 그 이상의 별것도 없죠.

예전에는 놀았어도 지금으로 치자면 아주 고가의 비용을 치러서 해내는 학습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논다는 개념은 어떤가요?

블럭은 놀이보단 학습의 개념이 강하게 자리잡았으니, 논다는 것은 컴퓨터게임, 텔레비젼시청. 아니면 과자먹으면서 빈둥대는 것정도 아닐까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도 많지 않으니까 논다는 것은 대부분 집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대부분 혼자나 형제들끼리 놀게 되구요.

아이들은 늘 가까이에 화면을 보고, 가까이에 있는 책을 보고, 가까이에 있는 집안 물건만 눈에 들어옵니다.

늘 가까운 곳만, 화면만 쳐다보면서 눈은 약해지고, 운동은 체육관에 가야 하는거고.

물고기나 곤충은 곤충전이나 책을 통해야 아는거죠. 물고기 배 갈라보는 것은 거창하게 해부실험에서나 하는거고. 장난감은 만들어진 로봇조립해보는것. 소꼽장난은 모든게 실물처럼 만들어진 물건을 사서 해야하는 것이고.

여기에 아이들의 건강이나 창의적인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은 무엇인가요?

나중에 아이가 학습을 하려고 했을 때 기본적인 능력으로, 실력으로 도와줄 것이 무엇인가요?

 

예전엔 논다는게 기초체력을 기르고 상식을 키워나가고 창의적인 사고를 발전시키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논다는 개념은 그저 방치하는 상태이기가 쉽습니다. 물론 가족끼리 함께 이야기하고 게임하고 뛰어논다면 그건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대체로 그런 경우는 드무니까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잘 놀 수 있도록 해주는게 아니면서 놀리는게 최고라는 듯이 쉽게 방치합니다.

문제는 뒤늦게 발생하죠.

일곱살이 되면서 대부분 엄마들이 조급해집니다. 아니면 초등학교 입학하는 시점에.

그동안 그저 아무런 효과도 발생하지 않게 놀리다가 갑자기 밀어부칩니다.

학습지 기본적으로 시키기 시작하고, 아이가 감당을 하든 못하든 미술, 피아노, 태권도, 영어는 기본적으로 해야하고, 국어실력도 안 갖춰진 아이에게 이젠 독후감이니 일기니 논술이니 들어갑니다.

문제는 아이가 학습형으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거죠.

갑자기 좋아하는 컴퓨터게임도 마음대로 못하게 하고 맨날 공부하라고 하면서 못한다고 윽박지르고.

뒤늦게 시작한 학습지는 아이의 나이에 비해 너무 수준이 낮은 단계를 해야하니까 마음은 급해지고.

 

교육에서 가장 나쁜 것 중에 하나는 일관성없는 부모(양육자)의 태도라고 합니다.

어제까지만해도 귀찮으면 텔레비젼이나 비디오 켜주고, 컴퓨터 게임 아무리해도 별 문제삼지않던 엄마가

오늘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방문선생님 부르고, 학원 여기저기 보내면서, 아직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데 느닷없이 받아쓰기까지 강행하고. 숫자도 얼마 모르는데 갑자기 더하기 빼기, 심지어 구구단까지 시켜대면 아이입장에서는 기가막힐 노릇이죠.

 

'과유불급'이라고 하죠? 조기교육도 지나치면 안하느니 못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 무서울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유비무환'아니겠어요?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하지않을만큼의 준비는 엄마도 아이도 해야하지 않을까싶네요.

굳이 한글을 완벽히 떼고, 숫자를 엄청나게 큰 수까지 확장해두지않더라도 적어도 아이에게 기본적인 학습을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습관은 서서히  붙여주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엔 놀이삼아 전혀 스트레스 없이 서서히 할 수 있는 것들도 시간이 촉박해지고 조바심임 생기기 시작하면, 그건 더이상 즐거움이 아이라 '일'이 되어버립니다. 더우기 효과면에서도 떨어지구요.

 

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에 기역, 니은부터 시작해서 '나,너, 우리나라 대한민국'과 같은 학습은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숫자 1,2,3,4 읽고 쓰기는 한 번 써보는거지 이제와서 가르친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젠 영어도 초3에 시작한다고해서, 초1로 당겨진다고해서 학교에 가서 백지상태에서 받아들이기는 무리입니다.

부모의 확실한 교육관과 신념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에 바탕을 두지않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철학만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지금의 학교생활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요즘은 시골학교라고해도 예전과는 다릅니다.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아니라면 사정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대안학교에 보낸다고해도 상급학교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한 후에 선택해야할거구요.

정말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을 때, 기초가 너무  부족하거나, 체력이 너무 약해서 의지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섣부른 판단이 아이의 선택에 한계를 만들면 안된다는 생각에 두서없이 글을 올립니다.

 

주절주절 글을 썼지만 제 생각은

지나친 조기교육에는 반대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없이 지내다가 위기상황을 초래하지는 말자는 말씀입니다. 시간이 되면 수학교육에 대한 글을 다시 올린다고 약속드렸는데, 오늘은 어떤 특정과목이 아니라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전에 EBS에서 방영된 프로에 나오신 교육전문가의  말이 생각납니다.

자신의 교육관에 따라서 아이를 키웠는데, 결국 아이가 왕따를 당해서 전학을 했다더군요.

무조건 현실탓으로 돌리며 지나친 것도 문제가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는 생각에 올린 글입니다.

내용에 다소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쑥쑥맘들이라면 제가 드리려는 말씀을 잘 받아들이셨을거라 믿습니다.

모두들 설연휴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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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남매맘
  • |
  • 2010-02-24 17:01
답댓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주관있는 엄마가 되어야지..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감사해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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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오맘
  • |
  • 2010-02-16 23:49
답댓글

빙고~~~

놀리는것도 어떻게 놀리느냐가 중요하겠지요....

어릴때 학습적인것을 하면 나중에 질리니까 크면 하겠지..스스로....

정말 스스로 할까요?ㅎㅎㅎㅎ

 

습관을 길려주는것이 얼마나 큰 힘인데..

습관은 길러주지 않고 무작정 나이가 되면 알아서 하기를 바라는 부모들도 많지요...

 

반대로 너무 많은 곳을 데리고 다녀서...

책읽을 시간도 없게 만드는 부모들도 많구요....

(요새 몬 영재학원이 그리 많은지.....영재학원..두과목.영어따로하고.논술하고..이리저리하면

7살 귀가 시간이 7시-8시..초등1학년 귀가시간이 9시..-.-)

 

잘놀리고..잘먹이고...잘 가르치는게...정말정말 어려운 .....^^

 

동감많이 하고합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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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이맘
  • |
  • 2010-02-13 09:55
답댓글

7살 아이둔 엄마의 귀에 쏙쏙 들어온는 말씀이에요.

그 전에는 대충대충 여유갖고 하다 아이가 7살이 되면 엄마의 맘이 다급해져서 

본격적인 한글 영어 읽기 쓰기 셈하기 계획하게 되더라구요. 

적은 양이라도 규칙적으로 하는 학습 태도와 좋은 습관으로 몸에 밸 수 있을 때까지 

엄마의 욕심과 조급함을 조절하는 자제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와 같이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해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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