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1년 9월 15일]
꾸러기음악회에 다녀왔다.
토요일이라 어린이집에서 12시 30분쯤 돌아온 현지.
음악회가 3시에 시작하니 아마 음악회에 가서 앉아있을 때면 꾸벅꾸벅 잠이 들겠지..
마을버스에서..지하철에서..택시타고 추계예술대학까지..아이를 재웠다.
1시간 쯤 재웠나..?
추계에술대학 콘서트홀에 거의 다 와서 현지를 깨우면서 길에 붙여진 노란 포스터를 보고 저거 보러가자니까 눈을 번쩍 떴다.
표를 받고 입구에서 캐스터네츠와 올카(오카리나와 비슷한 모양과 음색의 악기),그리고 팜플렛을 구입하여 콘서트홀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니 잠시 후 공연이 시작되었다.
?_blank"소리"라는 인형이 지휘자 선생님에게 질문도 하고 아이들의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지휘자나 음악소리보다 훨씬 큰 목소리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오늘의 주제는 "신나는 춤곡의 세계"
솔직히 춤곡이라지만 내내 신나는 것은 아니었다.
어른인 나야 음악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느낄 수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지루한 듯 느껴졌나보다.
첫번째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사탕요정의 춤"
지휘자 선생님이 이 곡을 시작하기 전 현악기를 손가락으로 뜯는 연주방법을 "피치카토"라고 알려주시면서 이 곡이 피치카토에 맞춰 별사탕 요정이 춤을 추는 곡이라고 설명을 해주셨다.
"차의 춤"은 커피의 요정이 춤을 추는 곡이었는데 중저음의 첼로가 커피의 중후한 맛과 애수가 깃든 곡이었다. 게다가 호른의 연주까지 심금을 울렸는데..
현지가 오전에 커피를 쏟았다.
"현지야, 아까 현지가 커피쏟았지? 커피요정이 현지가 커피쏟아서 화가 났다고 하나..아니면 괜찮다고 하는지 들어봐. 뭐라고 하는 것 같아?"
"괜찮대.."
"갈잎피리춤"은 원래 플롯 3개로 연주되는데 이번 연주는 플롯과 오보에, 클라리넷으로 연주를 해서 다양한 악기의 화음을 들을 수 있었다.
라벨의 "볼레로"를 연주하기 전에는 캐스터네츠로 작은북으로 연주하는 기본 리듬을 직접 해보았지만 나도 따라하기엔 헷갈리는 부분인데 현지는 단지 케스터네츠를 이용해 "딱! 딱! 딱!"소리를 스스로 내게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흡족한 듯 "엄마, 현지가 소리냈지.."그러면서 리듬없는 딱딱딱 소리만 냈다.
정말 이 곡은 작은북의 연주가 듣는 사람조차 길을 잃을 것 같은 단순한 리듬의 반복이지만 어렵게 들리는 부분이었다.이 곡에서는 작은북의 리듬에 맞추어 플롯을 처음으로 시작해 클라리넷..바순..오보에..등으로 악기가 차례대로 연주했고 자휘자 선생님이 미리 "다음은 어떤 악기입니다.."하고 알려주어서 악기의 소리를 구별하여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희 호수 중 "작은 백조들의 춤"곡은 어느새 끝나버려서 벌써끝인가..싶었지만 아이들을 위한음악회인지라이해를 할 수 있었다.
조금씩 씨끄럽고 여기저기서 잡음처럼 들리는 케스터네츠의 딱딱거리는 소리때문에 신경이 거슬려 있었지만 곧바로 아이들이 즐겨부르는 노래인 "둥글게 둥글게"를 같이 손뼉치며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돌아와 아이들의 졸음과 지루함을 확 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벌떡 일어나 겅중겅중 뛰면서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 현지를 보니 그래도 얌전하게 앉아서 조용히 잘듣네...싶었는데 이렇게 적성에 맞는 노래가 나와 오버까지 하는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갖은 후에 몇명의 연주하는 분들이 올라와 "도레미송"을 신나게 연주해서 다시 자리를 잡는 시간을 주었다.
"현지야, 이거 로뎅갤러리에 갓을때 들었던 곡이랑 똑같지?"
영어테잎에서도 곡이 같은 노래를 많이 들어봐서인지 이젠 음을 흥얼거리며 따라하기도 한다.
내가 현지에게 매일 불러주었던 자장가 "노을"을 부르면서 2부를 시작하였는데 역시 아이들은 자신이 아는 곡이 나오니 반응이 좋아지는 것 같다.
오카리나를 갖고 도레미~를 알려주셨지만 현지는 오로지 한음만 불 뿐, 선생님이 알려주는 악기의 구멍막기에는 뭔소린지조차 모르는 분위기였다.
초등학교 떄 불던 피리아 비슷한 소리엿지만 이건 밑에 두개의 구명과 위에 양옆의 두개씩의 구멍을 막고, 열고하는 연주가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늙었나보다..
쉬는시간 전에 들었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의 곡들 중의 세곡을 배경음악으로 "좁쌀 한톨로 장가든 총각"이라는 구연동화를 들었는데 정말 지루하고 시끄러운 잡음소리에 짜증이 올라올 정도였다.
더군다나 이야기를 하는 동안은 말만 나오고 상황이 전개될 때마다 곡을 잠깐씩 연주하는 방법이었는데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배경음악으로라고 곡들이 연주되고 이야기가 반전되는부분에서는 포인트를 주는 연주였으면 아이들이 덜 산만해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음악회 부분 중 제일 재미없는 부분이었다.
나도 그랬지만 현지도 자꾸 "엄마, 나 이거 안들을래.."그러는 바람에 현지역시 지루해 하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니 다행히도 그 부분이 끝났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곡가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몰다우 중에서 "농부들의 춤"곡은 경쾌할 것이라는 예상을 꺠고 힘없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는데 자휘자 선생님이 러시아의 춤곡(제목이 기억이 안남)인 농부들의 춤을 연주해주시면서 비교를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주셨다.
러시아의 농부들의 춤곡은 매우 빠르고 경쾌했는데 추운 지방이기 떄문이란다.
비제의 카르멘 중 집시여인의 춤 역시 너무 짧아서 아쉬웠고.
요한스트라우스의 "트리치 트리치 폴카"곡을 연주할 때에는 엄마, 아빠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춰도 된다는 말에 현지와 같이 맨 앞으로 나가서 손을 잡고 "옆으로 한발 찍고, 옆으로 한발 찍고, 옆으로 세번 콩콩 뛰면서 간 다음, 반대쪽으로 한발 찍고, 한발 찍고, 다시 그쪽으로 세번 콩콩 뛰는" 폴카에 맞춘 멋지고 신나는 춤을 추었다.
얼마나 즐겁던지 현지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뛰었고 난 결국엔 숨이 차서 끝날 무렵에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 신청곡을 받는다는 질문에 "디지몬이요"하는 아이들 때문에 박장대소했고 지휘자 선생님은 분분한 의견을 통일해 "쾅쾅춤"을 연주해주셨다.
현지 발을 이리저리 들어가며 리듬을 타주다가 쎄서미스트리트에서 엘모 나올때 "dance"부분에서 언니들이 치마입고 나와서 출 때 나오던 곡이라고 알려줬더니 반응이 확 바뀌더니 "엄마, 이거 엘모에서 나오는거랑 똑같지.."그러더니 흥을 내기 시작했다.
1시간 30분이 넘는 음악회.
춤곡의 대부분이 조용하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춤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마냥 경쾌하고 즐거운 느낌보다는 우아한 멋도..외로운 느낌도..있었다. 덕분에 아이들이 조금 지루해 하지 않았나..싶지만 언제나 신나고 경쾌한 음악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느린 곡도..슬픈 곡도..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니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산했지만 직접 참여해보는 기회를 갖기도 하고, 무작정 듣는 것이 아니라 연주하기 전에 곡의 특징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는 기회와 주가 되는 리듬 등을 알려주고, 연주기법과 악기의 소리도 딸로 들어볼 수 있는 교육적인 측면(아직 아이에게 교육적인 측면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에서도 좋은 시도인 음악회였다.
물론 나에게도 도움이 됐고 말이다.
돌아오는 길...
"현지야, 음악회 어땠어? 어떤 곡이 제일 재밌어?"
"둥글게 둥글게가 제일 재밌어"
"지루해서 듣기 싫은 곡도 있었어?"
"응, 그래도 꾸러기 음악회 다음에 또 보러오자"
"그래, 현지야, 음악은 지루하지만 부드럽기도 하고..가만히 앉아서 조용하게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곡도 있고, 춤추면서 신나게 부를 수 있는 곡도 있는거야. 현지는 신나는 노래가 더 좋은가보구나"
"응"
"그래도 집에서 엄마가 조용한 음악 틀어놓으면 엄마기분이 좋아지지? 현지도 조용한 곡 들으면 까불지도 앟고 얌전해지잖아..조용한 곡도 들을 줄 알아야 즐거운 곡이 더 즐거워지는거야.."
"알았어"
알아듣기는 했을까..
시작하기 전 재운 것이 효과적이었다.
역시 아이들에겐 낮자밍 묘약이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오전내내 분주했을 아이를 생각하니 더더욱..
10월 13일, 14일에는 "가을아야기"라는 주제로 건국대 새천년관대공연장에서 공연을 갖을 예정이란다.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한 음악회이기에 빠지지 않고 가리라 다짐해본다.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