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초6이지만 책은 조금 앞서 읽는 편이라 청소년 소설이라도 괜찮겠지..하고 사 주었어요. 다 읽고 나서 아이가 책을 가져오더라구요. (엄마가 꼭 봤으면 좋겠다 싶은 책은 저에게 가지고 와요..) 이 책을 세월호 사고를 당한 언니 오빠들이 읽었었더라면 좋았을 거 같다구요. 책을 다 읽고 주인공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자기도 주르르 눈물이 흐르더래요.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마치고 많은 것을 깨닫고 따스한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주인공이 본의 아닌 거짓말에 대한 증거를 만들기 위해 가출 아닌 가출을 하게 되면서 여러 어른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 어른들과 대화를 하면서 청소년에서 하나의 책임있는 어른으로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는 내용이에요.
세월호 사고가 있어서 그랬는지 책 속의 다른 어른들의 조언도 모두 마음에 울림을 주었지만 트럭 아저씨의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히치하이킹으로 트럭을 얻어 탄 주인공에게 트럭 아저씨가 느닷없이 도수도 맞지 않는 자신의 안경을 쓰라고 명령을 합니다. 영문도 모른채 그 안경을 끼고 트럭 옆좌석에 앉아서 가노라니 아주 죽을 맛이었죠. 어지럽고 구토가 나도 그 안경은 벗지를 못하고서 말이죠.
나중에 트럭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잘 들어라, 총각. 누가 뭐라 카든 니 인생은 니 거다. 누가 하라 카믄 하고 하지 말라 카믄 안 하고 그런 식으로 살아서야, 니 인생을 제대로 책임이나 질 수 있겠나? 하기사 요즘 얼라들이 지가 결정한 일에 책임을 안 질라 카는 거는 다 옆에 있는 어른들 탓이다. 니는 분명히 학교에서는 우등생일 기다. 선생이 하라 카믄 해, 하지 말라 카믄 안 해. 속으로는 이 아저씨가 하는 말이 얼토당토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따르는 이유는 뭐꼬? 무서버서? 아이믄 순순히 따르는 게 니한테 좋을 거 같아서? 혼나는 게 무섭나? 반항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선생들한테 미움받으면 대학 가기 힘드니까 말을 듣는 기가? 뭐, 둘 중 하나겠지. 지금도 둘 중 하나였을 기고. 아이다. 벌써 그런 습관이 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맹목적으로 시키는 대로 한 건지도 모르지. 근데 그 바탕에 있는 생각이 뭔고 하믄, 이 아저씨 화내면 무서울 거 같다는 공포거나. 내가 말을 안 들어서 여기다 내려놓고 가면 어쩌지 하는 타산인 기다. 알겠나? 그런 식으로 사는 거 아이다. 선생이든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든, 불합리한 요구를 하믄 거절해라."
"..중략... 근데 지금 니는 우쨌노? 내를 존경해서, 와 안경을 쓰고 있어야 되는지 죽어라 생각해서 답을 찾을라고 했나? 대답은 NO다. 하라 카니까 했다. 단순히 그뿐인거지? 잘 들어라. 총각. 니 인생은 니 거다. 니한테 일어나는 일은 다 니 책임이다. 상대가 어른이든 선생이든, 남이 하라 카는대로 해서 뭔가를 손에 넣을라 카믄, 니다움을 잃을 수밖에 벗다. 그래서 생기는 일은 다 지 탓이 아니라 남 탓이라 카면서 살겠지. 안 그렇겠나? 만약 그대로 안경을 쓰고 차를 탔으면, 니는 금방 꽥꽥거리면서 토했을 거 아이가. 그때 누구 탓이라고 생각할 끼고? 그래, 내 탓을 하겠지. 그란데 안경을 벗지 말란다고 안 벗은 건 니다. 그래 하기로 한 건 니라꼬. 반대로 내 말을 무시하고 금방 안경을 벗었다 치자. 최악의 사태는 그대로 차에서 쫒겨나는 기지. 니는 다른 차를 찾아야 되는 처지가 될 끼다. 그때는 누구 때문에 그리 됐다고 생각할 거 같노? 분명히 니가 판단을 잘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할 기라. 내가 잘못했다. 안경을 벗은 내 탓이다 하고. 알겠나? "
"난 니한테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라 캤다. 니는 얼토당토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니 스스로는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하라 카는 대로 따라 했다. 그게 와 나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제. 그란데 말이다. 학교 선생이 하는 말에도 엉터리가 많다. 사회에 나가도 엉터리 같은 말만 하는 상사가 쌨다. 니 기준을 갖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그라. 엉뚱한 놈이 하는 엉터리 명령에 따르니라, 니 인생을 엉터리로 만들지 말란 말이다. 니 결정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누가 뭐라든 이것만은 들어줄 수 없다 카는 강인함을 가지라꼬. 내가 말하고 싶은 거 그기다. 알겠나?"
청소년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죠...
그래도 공부보다 중요한 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거 같아요.
주말에 시간내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물론 엄마들도 같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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