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고 남편은 회식이 많네요.
물론 직장맘들도 요새 회식하랴 술마시랴 정신 없으시겠죠?
제가 직장 다닐 때 (병원이었겠죠?) 정말 더럽고 치사한 일을 몇 번 겪었었는데
그 때마다 제게 힘이 되는 건 '언제든 때려치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렇다고 사직서를 냈던 건 아니지만 내가 때려쳐도 크게 지장이 없다는 생각에 치사해도 아니꼽고 더러워도 참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제가 가장의 위치에 있는 엄마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오히려 함부로 때려치울 수 없는 위치라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지...
요즘 저희 집 남자가 딱 요런 모습입니다.

어찌나 안스럽고 불쌍한지 뭐라 말 할 수가 없네요.
일이 좋아서 하겠습니까.. 술이 좋아서 마시겠습니까.. 회식이 맛나서 먹겠습니까..
자기 취미 개발할 시간도 없고
몸 돌보게 운동할 시간도 없지요...
딱 눈 감고 다 때려치우고 싶어도 눈에 밟히는 처자식 때문에 그냥 모든 걸 감수하고 삽니다....
언제 짤릴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아이들의 미래와 우리의 노후를 어찌해야 하나..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고민하고 밤 잠을 이루지 못하더이다..
어디 직장인만 그러겠나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불경기에 불안해하긴 마찬가지겠지요.
그나마 온갖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고 마음껏 한숨이라도 쉴 수 있는 곳이 가정이라는 곳일진데
가끔 꼴보기 싫은 짓을 하고 미운 말을 하더라도
그냥 참아줄랍니다.
오늘은 남편 어깨를 좀 주물러 주렵니다.
늘 구부린 여보야의 등에 힘 좀 불어넣어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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