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부터 바쁜 엄마는 열심히 청소기를 돌립니다.
책을 읽고 있던 고3아들이 엄마에게 여기 좀 앉아보라고 했다네요. 엄마는 돌리던 청소기를 멈추고 무슨 얘긴가 싶어 소파에 앉았습니다. 고3아들은 진지하게 엄마에게 이야기 합니다.
‘엄마, 인생을 사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노동만 하다가 끝나는 인생이고, 다른 하나는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 지적활동을 하는 인생이죠. 엄마, 제발 이렇게 살지 마시고 엄마도 스스로를 위해 지적활동을 해 보세요!’
얼마 전, 한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뒤통수를 맞은 듯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어느 집 아들인지, 엄마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엄마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고3아이가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우리나라 같은 교육 환경에서...
처음 이 이야기를 들을 때, 고3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아, 청소기 때문에 시끄러워서 엄마에게 잔소리했나 보다’하고 생각했는데, 이어진 내용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3은 곧 벼슬이요, 집안에서는 상전입니다. 가족 모두가 아이의 눈치를 보며, 모든 스케줄과 시스템이 고3 맞춤형으로 돌아가기 일쑤니까요.
그런데 엄마의 인생을 걱정했다니 평범한 아들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이후, 그 어머니는 수필공부를 시작했고 15년이 지난 지금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 눈에 비친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일까요?
세월이 좀 더 흐른 후, 내 아이가 이렇게 말해 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엄마 같은 여자랑 결혼할래!’
‘엄마처럼 살고 싶어!’
‘제가 제일 본받고 싶은 사람은 저희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을 존경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자녀를 둔 부모야말로 어쩌면 진정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엄마의 관심과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아이들은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합니다. 자연스런 성장 과정이지요. 그런데 아이들과는 달리 엄마들의 홀로서기는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오랜 기간을 오로지 내 아이와 가족을 위해 쏟았으니까요. 아이에게 쏟은 사랑과 열정 그리고 기대감이 컸기에 아이가 성장하고 난 이후, 엄마들이 겪어야 하는 ‘빈집증후군’은 혹독할 수밖에 없습니다.
막내가 수능 시험을 보던 날. 이제는 아이들이 다 커서 내 곁을 떠나간다는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천천히 자라주기를 그렇게도 바랐건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나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무심하게 흘러가더군요. 세 아이를 키우며 직장도 다니고 살림도 하면서 나름대로 바쁘게 살았건만, 그 허탈감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내 일이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과 쪼개야 하는 하루 시간이 짧음을 안타까워하며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모든 워킹맘들이 느끼는 바로 그 마음입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말합니다.
엄마가 자신들에게만 올인하지 않고 엄마의 일이 있어서 좋았다고.
지들은 전혀 섭섭하거나 부족하지 않았다고요.
어쩌면 미안해하는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려고 하는 말인지 모르지만,
그냥 믿고 위안을 삼으렵니다.
백 세 시대라는 말을 하는 요즈음,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어떤 기회를 줄 수 있을지,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요.
아직도 해답은 찾지 못했고 여전히 오늘의 ‘화두’로 남아 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엄마로서의 인생만이 아닌 자신의 인생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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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C_001&number=6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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