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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보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 귤미
  • |
  • 2003-06-20
0

들었습니다. 저는 테잎보다 CD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다들 느끼신 문제겠지만, 저 또한 넘쳐나는 테잎에 대한 보관, 활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런투리드 한세트만 사도 테잎이 무려 24개나 나오지 않습니까. 영어동화책 한권에 테잎 하나, 짧기도 할 뿐더러 갈아주기도 귀찮을 정도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테잎 10여개를 한장에 모을 수 있는 CD 구워내기에 관심이 갈 밖에요. CD 라이터기가 없어 직접 못구워내니, 누군가 먼저 구워 가지고 있는 사람 없나, 그 사람한테 한장 얻을 수는 없나 이런 것에 촉각을 세웠지요.(사실은 그렇게 잘 아는 한분으로부터 런투리드 CD를 구워받기로 돼있답니다) 에잇, 이것저것 다 귀찮고, 12만원 정도 하는 라이터기 하나 사서 내가 직접 구워보자 생각해본 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럼 남은 테잎은 어떻게 할까. 주변에 CD 굽는 분들을 보니 책만 사서 테잎만 필요한 분들에게 팔기도 하고, 그냥 나눠주기도 하고 그런다 하시더군요. 솔직히 얘기하면 이런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에 관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나 편하면 좋은거고, 나 편하기 위해 누군가 CD를 구워줬으면 좋겠다, 그냥 안 준다고 하면 돈 주고 사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지요. 이번 사태가 저작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됐지만 절 더 부끄럽게 했던 건 그 과정에서 올라온 글들 중 "직접 보여주는 부모 모습"을 강조했던 많은 분들의 글이었습니다. 글쎄요, 내가 불법 복제 CD나 비디오를 산다고 그게 과연 아이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까,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 문제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안으로 범위를 넓혀봤을 때는 사정이 다르겠지요. 결론은 모든 생활에서 '직접 보여주는 부모'에 대한 별다는 생각없이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그 한켠에는 '아이가 아직 어리니 뭘 알겠어'하는 안이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기도 할 겁니다. 석달전 쯤 일일겁니다. 제가 부쩍 아이 영어책 읽어주고 생활영어 해주는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자 남편이 "영어 한마디 가르치기 전에 존대말부터 가르치라"고 하더군요. 말 배우기 시작할 때쯤 존대말부터 가르쳐 잘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반말에 재미를 붙이더니 아주 맞먹기 시작해온게 언제쯤인지 기억이 안날 정도입니다. 좀 더 나이 들고 철 들면 다시 가르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평상시는 내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사는 터이지만 가끔 남편이 얼굴을 굳히고 말하는 것은 그대로 따르며 사는 형편인지라(에고에고) "알았어"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이한테 얘기했지요. "그봐, 네가 존대말을 안써서 엄마가 아빠한테 혼나는 것 봤지. 엄마가 또 혼나는 것 보고 싶으면 지금처럼 얘기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앞으로 존대말 잘 쓰도록 하자"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와는 달리 다행히도 아이는 일주일만에 존대말 쓰기로 전환하는데 성공했고 지금은 전 대사의 80-90%를 존대말로 얘기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 왜 아이에게 존대말을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답니다. 고민이 없으니 아이에게도 말도 안되는 협박 투로 존대말을 쓸 것을 강요했지, 왜 어린아이인 네가 어른들에게 존대말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한 설명 한 줄 못해줬지요. 그 뿐인가요. 아이에게는 존대말 쓰라면서 할머니한테는 반말 쓰는 엄마를 아이가 이해 못할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저 "빨리 존대말 쓰게 하고 영어 해주는데 방해받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으로만 가득 찼었다고나 할까요. 어디 이것 뿐이겠습니까. 과장 쬐금 보태 하루가 멀다하고 사들여오는 아이 책과 비디오들을 보며 자라는 아이에게 경제감각 가르쳐주기는 벌써 다 꽝된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요. 유치원을 못 다닌 탓에 유치원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못배워서 그런지 일상적인 공중도덕 무시하기 역시 한두번이겠습니까, 오죽하면 운전할 때 뒤에 앉은 아이가 "엄마, 살살, 천천히 좀 가세요. 그렇게 팍팍 가면 어떡해요" 하겠습니까. 아이 데리고 장난친다며 한다는 말이 "너 애물단지지?" 그럼 아이 반응은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엄마, 또 나쁜 말 하네. 나쁜 말 좀 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 부모가 될것이냐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기보다 아이에게 무슨 책 한권 더 읽어주고, 무슨 교구 하나 더 사줄까, 어떤 공연을 보여주고, 어디에 데려갈까, 어떤 옷과 신발을 사줄까, 어떤 놀이를 함께 할까 뭐 이런 생각만 줄곧 해오며 살아온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에게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아이 머리 속에 더 많은 지식을 넣어줄 수는 있었겠지만 정말 중요한 "부모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부모를 닮기 위해 노력하는 자식"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요원해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모든 사태가 그러하듯,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저처럼 답글 하나 달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 그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얻을 수 있게 된 소중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히플러님 말씀처럼, 이제 각자 생각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게시판에서도 정리를 할 때인 것 같구요, 동시에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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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책 읽는방법좀...
    • 서리맘
    • |
    • 2003-06-19
    0
  • 짧게 나마~~~
    • 가은아빠
    • |
    • 2003-06-19
    0
  • 도와주세요....
    • 호윤맘
    • |
    • 2003-06-19
    0
  • 팀블리나님 보세요
    • 소연맘
    • |
    • 2003-06-19
    0
  • 비디오에 집착합니다.
    • 에릭맘
    • |
    • 2003-06-19
    0
  • 공동구매만 보면 허걱 ~ ?
    • 종민엄마
    • |
    • 2003-06-19
    0
  • 저 또한 부끄럽습니다.
    • 아니카
    • |
    • 2003-06-19
    0
  • 안심...^^
    • 텀블리나
    • |
    • 2003-06-21
    0
  • 공동구매만 된다면 당장...(빈방)
    • 빈맘
    • |
    • 2003-06-19
    0
  • 웅진 스토리랜드
    • 백리향
    • |
    • 2003-06-19
    0
  • 찬성,찬성~~~!!!! (텅)
    • 고민중인 맘
    • |
    • 2003-06-19
    0
  •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 귤미
    • |
    • 2003-06-2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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