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승철 콘서트에 갔다...
26주년 기념 콘서트.....
20주년때 현대백화점을 통해 공짜로 본거랑 두번째 이승철 콘서트다.
6년전엔 미혼이었고, 난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방방 뛰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난 오늘 한껏 멋을내고 -팔뚝은 꽉 끼고 골반엔 양쪽에 작은 귤을 담은 듯하지만 신상을 꺼내입고는-
대니엘을 유모차에 태우고 전철을 타고 길을 나섰다.
모두들 시끄러운 공연장에 뭐하러, 애 정서에도 안좋은데 데려가냐고 수근거리는것 같았다.
그런데 난 데려가고 싶었다, 꼭 봐줄사람이 없어서 데려간 건 아니다.....
왜 그랬을까.....공연장에서 알았다....
엄마도 좋아서 소리지르고 아들도 좋아서 소리지르고.....
안고 1시간 넘게 뛰었고, 영어디브디 보듯 대니엘도 엄청 뛰며 좋아하더니 거짓말처럼 잠이 들었당.
vip석 이고 다행이도 행로라 참 좋았당...미리 안듯 비어있기 힘든 자리인데 옆자리도 거짓말처럼 비워져 있었다.
12살 소녀가 tv 속 이승철을 보았다.
독서실간다고 챙겨놓은 언니 가방에서 슬쩍 소니워커맨을 꺼내 놓았다.
밤새 두근거리며 이불속에서 들킬까 들었던 노랫소리가 다시 귓가에 들린다.
여중생 교복 차림에 망친중간고사때문인지 엄청나게 흐르는눈물을 먹으며
교문을 나서서 버스를 뒤로하고
집과 반대방향으로 걸으며 불렀던 그 노래 소리가 다시 귓가에 들린다.
고3 여름....
94년 그 해 여름은 끔찍하게 더웠던거 같다.....
여름 방학 보충수업을 마치고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대야에 물받아놓고 발담그고 자율학습하던 친구들 모습을 기억한다....
과외하면 빼주신다는 담임선생님께 과외한다 거짓말하고,
시내 옷가게에서 시간당 1300원하는 알바를 했다....
그때 가게에서 하루종일 돌아가던 그 테이프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
교실에서 방학인데두 10시까지 야자를 조용히 해내던 반 친구들 얼굴을 그 노래소리에 하나 하나
지우려 애썼던 그 짧은 시절이 있었다.
난 도시락 하나도 싸기 힘들었던 한때 반 아이들은 야자땜에 두개씩 도시락을 싸왔었다.
유난히 내가 싸간 김치와 풋고추와 상추가 젤 맛있다며, 저녁을 나눠주던 그 친구....
느엇느엇 학교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이승철을 좋아한다며 흥얼거리던 그 친구의 노랫소리를 기억한다.
끝나지 않을것 같은 학교보다 더 지독했던 직장생활에 오랜 친구와의 한잔의 맥주.....
그리고, 당연한 코스였던 노래방에서의 고성방가....그안에서의 추억재생기가 되어주었던
이승철의 숱한 히트곡들....위로라는 단어로 모자랄만큼 내 가슴에는 고마웠던 노래들이 지금 다시 들린다...
어느 날 비집고 들어온 내 마음에 그 남자는 첫사랑도 잊게하고 노래방 작은 공간에서 단 한곡의 노래로
단숨에 결혼을 결심하게 해 주었었는데.....아~ 이 노래였던가.....
나는 늙었다...늙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늘 어린 나는 노래와 함께 추억속에 그렇게 살고 있다....
다음에는 딸과 함께 말괄량이 삐삐 노래를 부르는게 소원이었다는 한 엄마의 말처럼
내 아들과 그 공연장에서 데이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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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소개] #24, 25,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