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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녀석 맛나겠다 시사회를 다녀와서-찐한 부정-

  • 모노가키
  • |
  • 2011-07-05
3

월요일, 기대않던 문자에 급 화색이 돌며 우리 모녀는 생전 처음 왕십리 CGV로 길을 재촉했답니다.

일전에 미야니시 타츠야라는 작가의 비슷한 제목의 공룡동화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거든요. 아주 얇은 책으로 기억하는데 그 책이 장장 80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탄생되었다니 너무 궁금하더군요.

극장에 도착하고 표를 손에 받는 순간부터 행복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고녀석 맛나겠다" 주인공이 담긴 스티커는 물론 색칠공부와 지도놀이, 메모장을 겸하는 노트도 2권이나 받았고, 공룡탈을 쓴 분이 아이들과 함께 사진촬영도 해주었거든요.

 

그리고 영화관에 입장. 왕십리 CGV 정말 좋더라구요. 베이비시트가 필요없는 층층 좌석배치와 넓은 간격. 아이들과 다니다보면 7세나 되었어도 앞에 두상이 다소 크신 아저씨가 앉거나 하면 베이비시트를 찾게 되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이 보는 영화다보니 시간이 흐르거나 하면 앞 좌석을 발로 차대는 통에 곤혹스러울 때도 있지요. 하지만 이상의 상황을 모두 감안한 듯한 좌석배치와 극장시설에 저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혔답니다.

 

영화의 시작.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영화상영동안 우리 모녀는 아마도 각기 다른 이유로 여러 차례 눈시울을 붉히며 관람하였답니다. 딸아이는 이별이라는 테마에 민감하더군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못하겠지만, 주인공 하트는 여러번의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기를 키워준 엄마 공룡과의 이별,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라 여겼기에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는 아기공룡과도 이별하려고 하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부'라고 하면 좀 뭐하지만 하트의 진짜 아버지와도 이별합니다.

동화책을 큰 줄거리로 하되 그 앞과, 뒤, 그리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무리없이 끼워넣은 구성은 그 이별을 한층 감동적이고 또한 아름답게 묘사한답니다.

얼마전 친한 친구가 2명이나 멀리 이사를 가면서 아픈 이별을 경험한 딸아이는 그 때문인지 이별 장면에서 흐느껴 울어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모든 이별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 아니 나보다 상대방을 더 배려하는 그대를 위한 이별이었다는 걸 딸아이가 알까요? 그리고 그 이별을 극복하면서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만남이지만 서로에게 행복이 되어 주는 그 관계의 아름다움을 아이가 느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또 다른 테마 중의 하나는 아마도 서로 다름에 대한 포용심이 아닐까 합니다. 육식과 초식이라는 본능적으로 함께 할 수 없어보이는 관계도 그들은 극복해 냈습니다. 우리는, 우리 인간은 얼마나 많은 다름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서로를 평가하고 아프게 하고 있을까요? 아이에게 물었죠. "하트하고 맛나가 과연 함께 살 수 있을까?" "물론이지. 먹이만 다른걸." 아이들은 역시 열려있습니다. 그 넓은 열린 마음에 내 손으로 자물쇠를 채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코믹한 에피소드들 사이사이로 자연의 변화와 여러 종류의 공룡을 접하고, 화산 폭발과 공룡들의 대피를 보면서 얻는 교육적 효과도 물론 있습니다.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은 스토리와 눈을 피곤하지 않게 하는 색채들도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들입니다. 누구나 따라 그릴 수 있을 법한 그림체는 아이들이 너도나도 공룡그림에 도전하게 하겠지요.

 

그리고 함께 하는 어른으로서 저의 감상을 덧붙이자면, 저는 이 영화에서 찐~한 부정을 느꼈습니다. '바쿠'와 '하트'는 여러가지 면에서 부자지간이라는 암시가 많이 나온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임을 진작에 알았으면서도 끝까지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넘어서 보라는 듯 한층 혹독하게 다룹니다. 약육강식의 공룡사회에서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강한 공룡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모든 것을 껴안는 '모정'에 절대 못하지 않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기에 더 감동적인 '부정'에 저는 눈물을 흘렸답니다. 이 시대에 아버지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그 외로움을 기꺼이 껴안으면서도 모정과는 또 다른 부정으로 자식의 뒤에 서있는 아버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끝으로 영화가 끝난 듯 자막이 올라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안됩니다!!! 뒷 이야기가 몇 장면 남았거든요. 놓치시면 후회합니다. 음악이 끝날때까지 꼭 장면에서 눈을 떼지 마시기 바래요!

 

어느 장면이 가장 재미있었냐는 질문에 라이트와 하트가 함께 노는 어린시절을 꼽는 아이는, 아마도 공룡의 성장영화로 이 영화를 기억할 것 같습니다. 그대로 됐습니다. 월요일 저녁은 그렇게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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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럽딸램
  • |
  • 2011-07-0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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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보면서 울었네요. 참...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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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혁맘
  • |
  • 2011-07-0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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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그림이 조금 촌스러워 보여서 망설였는데 님의 훌륭한 후기에 아들 손잡고 꼭 가서 보리라 마음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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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야맘
  • |
  • 2011-07-05 13:19
답댓글

저도 이 영화 울딸이랑 보러갈려고 하는데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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