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초코예요.
정말 오랫만에 유게에 들어오네요.
어제 홍박사님 강연에서 뵌 분도 있고...
갑자기 앞에 나가게 되어서 제가 무슨 말을 햇는지 모르겟네요.
아래 글은 제가 2009년도에 유게에 올렸던 글인데요. 요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다음에 새 글과 댓글에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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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내 아이에게 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걸까?”하는 이 물음은 제가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서 늘 저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또 간간히 게시판에도 이 질문이 올라오곤 하죠? 요즘에도 문득 이 질문이 떠올라 혼자 이 생각 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국제화,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질문은 너무 어리석은 것일까요.? 요즘은 영어를 “English”라고 말하기 보다는 “Global language”라고 말을 하지요. 대부분의 고급정보가 영어로 되어 있어(웹상의 컨텐츠의 65% 가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 그 자체를 무시 할 수 없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너도나도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영어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써버리는 현실이 전 안타까울 뿐이고…
유아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전에 최소한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진진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우는, 우리 큰 아이 5살 후반부터 고민하여 6살부터 본격적으로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습니다. 큰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미국서 1년 남짓 유치원을 다녔습니다. 귀국해서 1달 동안은 아이가 다닐만한 영어 유치원을 열심히 찾아다니다가 결국 동네 일반 유치원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의식적으로 영어를 쓰지 않으려는 영어 거부증이 오고, 귀국 한 지 몇 개월 만에 알고 있던 것도 금새 잊어버리더라구요, 처음에는 미국에서 잠시 익혔던 영어를 유지 발전 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엄마표 영어를 진행했습니다. 더구나 우리 아이가 소심한 성격이라 나중에 외국갔을때 혹여 영어때문에 힘들어할까봐 걱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어의 제약 없이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꿈을 펼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엄마표 시작하면서 다른 분들이 하시는 대로 집에서 생활영어 써 주고, 품앗이도 하고 책도 읽어 주고 열심히 했더랬죠. 근데 울 아이의 처음 반응은 “엄마 여긴 한국이니깐 한국말 써”하는 것이였어요.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점점 힘도 들고 눈에 보이는 결과에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챕터북 읽고 있는 엄친아를 보면 부러움과 함께 질투가 느껴지고,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영어로 좔좔좔 스토리 텔링을 하는 아이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볼 때나, “영어책만 읽어 줬더니 어느새 아이가 스스로 문자를 깨우쳐 읽더라구요”라고 써놓은 글을 볼 때 마다 모니터를 부수고 싶은 충동이 들었더랍니다. 그러면서 점점 아이를 푸쉬 하게 되고 저도, 아이도 스트레스 받아가고 있더랬죠.
그러다 조금씩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성향의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저도 바뀌었습니다. 제가 판단하건데 우리아이는 언어적 감각이 뛰어난 아이가 아닙니다. 평상시에도 말이 많지 않습니다. 놀 때도 주로 몸으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는 날씨 좋은 날이면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일상이랍니다. 그래서 놀이터 죽순이들끼리 모여 친구가 되었는데 그 엄마가 하루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xx네는 미국에서 왔다면서요..? 어쩐지 xx가 말이 없더라.” 우리 아이가 한국말을 못해서 말을 안 하고 노는 줄 착각하고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그만큼 울 아이는 놀 때도 말없이 몸으로 뛰고 기어오르고 그러고 논답니다. 이런 아이한테 영어로 줄줄줄 말을 만들어 내 뱉기를 원하고 있었다니 제가 정말 욕심이 넘쳤던 거죠.
그 1년을 지내오면서 사실 많은 좌절(?)도 맛보면서 나름대로 득도를 하였답니다.(엄마표 몇 년씩 진행해 오신 엄마들의 비웃음이 들리는 듯.. ㅋㅋ 지송, 한번만 봐주삼.)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이 “득도”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네요. 엄마의 욕심을 버리고 즐겁게 아이와 영어를 접하라는 거죠.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시작하면 좋은 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발음과 영어에대한 친숙도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온통 영어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이는 게 비용대비 성능비 면에서 봤을 때도 별 효과가 없는듯합니다.
유아기 때 2-3년 동안 배울 것을 조금 크면 단 몇 개월만에도 익힐 수 있으니까요. 바꾸어 말한다면 유아기때 했던 영어를 계속 유지 발전시켜주지 않으면 몇 개월만에 다 까먹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면, 해외 출장을 갔을 때나, 미국에서 살았던 몇 년동안 유창한 영어실력보다 더 절실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영어를 좀 못해도 본인 스스로 사고하고 생각하여 외국인 앞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 언어적 논리력이 더 필요합니다
아이의 성향에 상관없이 모두 동시통역사로 키우길 원하십니까? 왜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십니까?
지금 엄마표 영어를 진행한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 계속 스트레스 받고 있다면 과감하게 그만두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저 불안한 마음에 아이도 엄마도 스트레스 받으며 “영어를 위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아이가 좀 더 큰 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실 유아시기의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이고 중요한 것들이 영어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 영어에 집중하다가 다른 중요한 것에 신경을 못 쓴다면 아이에게 평생 장애 요소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저요..? 재미있는 영어 그림책을 껴안고 자고, 매주 한번 하는 영어품앗이를 기다리는 우리 아이 때문에 엄마표 영어 못 그만둡니다.
저는 아이가 영어를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말하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아이가 컸을때 엄마와 (영어를 수단으로) 놀고 즐겼던 이 시간들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요즘 유게에 처음오시는 분들도 많고, 좀 더 일찍 영어를 시키지 않은 데 대한 죄책감과 불안감을 보이시는 분들도 많아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읽은 육아서에 이런말이 있습니다. “육아의 끝은 마지막이 되어야만 결과를 알 수 있다.” 그저 남들 다 하는 것 같아서 무턱대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금쪽 같은 내새끼 잡지마시고,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하셔도 괜찮습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만을 고민하지 마시고 ‘왜 가르쳐야 하나’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십시오. 그러면 어떻게 가르쳐야겠다는 답도 나올 것입니다.
아래 글은 서강대 영문학과 장영희 교수님이 쓰신 글입니다.
시간내서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미연 양에게. 외국어는 목적 아닌 도구일 뿐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다고, 내가 쓴 교과서로 영어를 배우게 됐다고 내게 e메일을 준 미연 양, 우선 축하의 마음부터 전해야겠지요? 우리는 늘 ‘초등학교 어린이’라고 말하지만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이제 ‘어린이’에서 벗어나 어쩌면 미연 양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과 경험을 시작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지요.
미연 양은 말했지요. 중학교 때 모든 시간과 노력을 다해서 생활영어를 마스터하고 어른이 되어 성공하고 싶다고. 아마 요즈음 언론에서 하도 많이 ‘생활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어린 미연 양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런데 미연 양, 선생님은 미연 양의 그 비장한 결심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걱정된답니다.
미연 양, 궁극적으로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단지 ‘생활영어’를 잘하려고 영어를 배우는 것은 아니지요.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다언어 국가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우리말을 두고 우리끼리 영어로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우리 모두가 외국인 관광가이드가 될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배낭여행을 하거나 더 편리하게 오렌지를 사먹기 위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도 아닙니다.
단순히 일상생활만을 하기 위한 ‘생활영어’라면 실제로 영어권 나라에서 살면 극히 짧은 시간 내에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더욱 당당하게 우리의 정체성을 갖고 세계에 한국, 한국사람을 내세우기 위함입니다. 영어로 수집돼 있는 고급 정보를 더 편리하게 흡수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나만의, 즉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한국사람 김미연의 실력을 다지고 전파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미연 양, 콘텐츠라는 말 알지요? 즉 ‘어떻게 말하는가’ 이전에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서 상상력과 지식을 키우고,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교양을 쌓아서 미연 양이 갖고 있는 재능, 즉 미연 양의 콘텐츠를 계발하는 일이 영어를 배우는 일보다 더 우선돼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재능이 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선생님이 미연 양 나이일 때 이미 숫자에는 거의 백치임이 판명됐고, 다소 언어에 재능이 있고 문학이 좋아 나는 문학을 공부하는 것을 꿈꾸었습니다. 그래서 미적분을 몰라도 내 분야에서 큰 과오 없이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미연 양이 언어보다는 숫자나 미술, 음악에 재능을 갖고 있다면 영어를 배우기 위해 그 재능을 소홀히 하는 것은 큰 낭비입니다.
미연 양이 앞으로 3년 동안 배울 영어교과서를 쓴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자가당착적인지 모르지만, 나는 미연 양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영어에만 바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단순히 기능적으로 영어만 잘하는 바보가 되는 것은 미연 양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도 아주 끔찍하고 슬픈 일이기 때문이지요.
미연 양, 오해는 하지 마세요. 물론 영어를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단, 영어만이 능사가 될 순 없다는 말이지요. 영어는 단지 수많은 의사소통 도구 중 하나일 뿐, 절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스갯소리이지만, 미국에 가면 지하철의 거지도, 거리의 부랑자도, 차이나타운의 갱도 다 영어를 하지요. 하지만 아무리 유창하게 영어를 해도 지식과 교양이 없는 사람, 생각이 없는 사람, 마음이 없는 사람의 말은 아무도 듣지 않습니다. 결국 미연 양이 말하는 ‘성공’을 하기 위한 기본적 조건은 절대로 영어 그 자체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깊이 있는 지식-창의력에 관심을
영어를 배우든 그 무엇을 하든, 남보다 좀 더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분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머리, 남보다 좀 더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의적인 눈,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남에게 나눠 주고 싶은 나눔의 마음이 있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새봄과 함께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미연 양, 이 세상의 모든 지식과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큰 꿈을 이루고 큰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한국인으로 성장할 것을 기원합니다.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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