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이가 지난 주부터 유아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만 오냐 오냐 기르다가, 안되겠다 싶어 이제는 보내야지... 하다 보냈는데...
이녀석이 유아원 입구부터 입을 삐쭉삐쭉하더니.. 급기야 울음을 터뜨립니다.
우는 아이에게 엄마가 몇 시 까지 오겠노라 다짐에 또 다짐을 하고,
유아원 근처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녀석이 잘하고 있을 지...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아마 잘 할 것이다... 순해서 다른 애들에게 뚜드려 맞지는 않을까.. 그게 가장 걱정이었지만
덩치가 좋은 편이니 쉽게 건드리진 못하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고
직장 다니느라 집에서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연습도 했었고
그때도 엄마 힘들게 안하고 잘 떨어졌었고, 젖떼는 것도 너무나 순조로웠기에
큰 스트레스에 잘 적응 하는 아이일 것이다.. 라는 근거 없는 믿음도 있었지요.
그래도, 우는 아이를 떼어 놓고 나온 마음이 참 거시기 하더이다....
아에 집에 안들어가고 아이가 끝날 때 까지 (지금은 적응기간이라 세네시간 정도면 끝납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죽치고 기다릴 요량을 하고, 아에 노트북에 읽을 책 까지 모두 바리바리 싸 갔었습니다.
얼마전 육아잡지를 보다 알게 된 책이 한 권 있습니다.
|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 EBS 다큐 프라임 - 아이의 사생활에 출연했던 조세핀 교수가 쓴 책으로 유명하지요. 이 책은 아이들의 자존감이란 무엇인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명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관한 책입니다. |
잡지에서 소개된 글을 보고 나서 부터, 읽고 싶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손에 들어오게 되었지요.
책에도 궁합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이 그렇게 좋다고 추천하던 BW 육아서는 책 한 장 읽어 나가기가 왠지 힘들었는데
이 책은 왠지 술술 읽힌다고 할까요....
이 책을 읽다 보면 부모로써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 죄책감도 들고 나 자신도 뒤돌아 보게 되면서
매우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존심
책에서 보면 우리 나라에서는 자존심이란 말은 참 잘쓰는데, 자존감이란 것은 상대적으로 참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표현이 많았습니다.
맞는 말 같았어요. 자존심 상한다는 표현을 저도 자주 썼었는데... 참 부끄러워 지더라구요.
자존심이란 상대와 비교하여 나의 가치를 판단 하는 것이라 하더이다.
그러니 너보다 내가 잘했다. 내가 이 부분은 좀더 우위에 있다... 뭐 이런 것이 기반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존심 상해서 못해먹겠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눈을 많이 의식하는 것이다..는 의미가 되지요.
자부심
자부심이란 어떤 일의 성취를 통해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그 시한이 짧다는 것 이 자존감과 차이가 있다고 하더이다.
자존감
그에 비해 자존감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 자신에게 영속적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나라는 사람이 사랑을 받은 가치가 있으며 특별한 존재다... 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라 합니다.
자존감은 사실 제 전공과목과도 연관성이 있었는데, 그 때는 이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 그런게 있구나.. 하고 말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넌 자존심도 없니? 라는 말보다... 넌 특별한 아이란다... 라는 말이 비교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정말 필요한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보통 자존감이 높은 부모가 자존감이 높은 아이를 양육한다는 통설처럼....
나는 어떤 부모인가... 하고 깊이 생각해 봤습니다.
저도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은 이유는 아이가 그로 인해 좀 더 쉽게 밥벌이를 하고, 사회에서 성공을 맛보고
돈 걱정 안하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여가를 보낼 수 있었으면... 발판을 좀 더 확고히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통속적인 마음인 것이지요.
하지만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고 해서, 아이가 행복하지는 않다... 는 저자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희 시댁 옆집에.. 아버지가 교수이시자 요직을 지내셨던,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여겨진 그런 분이 계셨었습니다. 어려서 부터 부모와 외국생활을 하고, 좋은 대학을 들어가고 남들이 보면 정말... 와.. 괜찮은 인생이다 할 만한 집이었지요.
그런데, 그집 딸이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 했지요.
남들이 보면, 지가 모자란게 뭐시 있다고.. 배가 불렀네 배가 불렀어 할만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3년쯤 지나, 이번에는 아버지가 그 집에서 목숨을 스스로 끊었습니다.
요직에 계시던 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뒤로 밀려 나고 나서 많은 회환과 또 저희가 모를 다른 가정 사들이 있었겠지요.
그리고 그 집에 엄마와 아들만이 남았습니다. 그분은 애써 웃는 얼굴로 저희를 대하시지만 그 속이 그 속일까 싶었어요. 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내가 우리 아들에게 바라는 삶이 뭘까....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사회적인 성공...
그 보다 저는 정말 우리 아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나라 아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공부해라!"라는 말이라 합니다.
그런데, 저자의 말 중에... 하버드 생들이 엄마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Everything is going to be OK. 괜찮아 질 거야... 라는 말이라 하더군요.
하진이가 말이 좀 많이 늦은 편입니다.
엄마가 말 잘하는 직업에 속하니, 아이도 잘하겠지 하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말잘하는 다른 집 아이들을 보면 내심 속이 상하기도 했지요.. 기저귀 빨리 뗀 아이들도 부러웠습니다.
나름 느긋하게 할 때 되면 알아서 다 할 것이야... 하는 마음도 또 한 귀퉁이에 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나 친정 어머니, 애기 아빠가 한 마디씩 할 때마다 불쑥 불쑥 솓아 오르는 불안감도 어찌 할 수 없는 저도 나약한 인간이지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습니다.
저는 만점짜리 엄마는 아닙니다. 게으르기도 하고, 제멋대로이기도 하고, 성질머리도 곱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 아이에게만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사람이지요.
그래서, 우리 아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보다는 항상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나의 감정을 숨기지 말고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내가 잘못하면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사과하는 부모가 되어야 겠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행복해 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
내가 못한 것을 아이를 통해 대신 이루려는 꼭두각시 엄마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려면, 제가 열심히 사는 모습부터 아이에게 보여줘야 겠지요.
오늘도 하진이가 유아원에 가는 길에 울었다 하네요.
집에 돌아가서, 하진이에게 잘 참았다고 꼭 안아줘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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