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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15일]혜화동에서..(얘들아 용궁가자/아프리카박물관)

  • 봉황
  • |
  • 2001-06-05

1!@#$ [6월 2일] 4월말부터 시작한 공연 "얘들아 용궁가자"가 6월 3일에 막을 내린다기에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현지와 함께 복잡한 혜화동으로 길을 나섰다. 아이랑은 처음 가보는 혜화동 대학로. 나도 별로 가본적은 없지만.. 사랑티켓을 끊으면 5,000원씩은 할인이 되기에 티켓박스를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토요일이라 그런지 줄이 무척 길었고 한참을 서있으려니 3,000원권은 매진이라기에 그냥 포기하고 연우극장으로 가서 현지와 나 둘이 20,000원을 내고 공연을 보러갔다. 사랑티켓만 있었으면 10,000원이면 볼 수 있는 건데..에고 안타까워라~ 남들은 어디서들 그렇게도 무료공연티켓을 잘도 구하는지.. 3시 공연과 5시 공연이 있었는데 3시공연을 보러갔다. 시간에 맞춰 갔는데 이게 웬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밖에도 못들어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점심이나 먹자..하고 분위기 있는 한정식 집에서 식사를 하다 생각하니 5시 공연은 미리 가서 기다리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1시간 전에 미리 가서 표를 끊고 기다렸다. 드디어 공연시간이 되고..어떤 사람은 평일에 가서 14명밖에 안되었다던데..그 관람석이 다 차고도 맨 아래에 보조석을 깔고 사람들을 앉힐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리 공연을 보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도 시작하는 시간과 좌석은 지켜야 하는게 처음 들어와서 보는 사람도 보조석에 앉아서 보는 사람도 편하지 않았을까.. 아직 토끼전이 생소한 현지. 토끼와 자라가 나온다니까 "자라 아니야~ 거북이야~" 그런다. 드디어 10명이 넘는 듯한 배우들이 나와서 노래와 멋진 춤으로 첫번째 고개를 시작했다. 의상은 한복이지만 문어는 허리에 둘러차서 흔들거리는 다리같은 복장으로..조개는 가슴에 조개모양의 천을 달고, 물개는 등에 물개다리모양을 달았고..가재는 한손에 빨간색 집게를 달고..이런식으로 깔끔한 인물들을 표현하였다. 지나친 웃음을 넣으려고 하지도 않고 아이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 나간 것 같다. 내용도 자라가 토끼를 찾아 헤매다 배가 고파 독버섯을 먹었는데 토끼가 구해줬는데 나중에 자기를 구해준 동물이 토끼라는 사실을 알고 고민하다 거짓말을 해서 용궁으로 토끼를 데려갔지만 토끼가 위기에 처하자 자라가 다시 토끼를 구해 산으로 데려다 준다. 토끼는 자라가 자기가 간을 산속에 뺴놓고 왔다고 해서 구해준 줄 알고 그건 거짓말이엇다고 하지만 자라는 알고있었다고 하자 토끼가 용왕님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산삼을 구하는 거라고 얘기하면서 산삼을 찾아서 용왕님의 병을 고친다는 스토리이다. 내용이나 의상이나..음악도 좋고. 공연 제목도 그냥 "토끼전""별주부전" 뭐 이런게 아니라 "얘들아,용궁가자"로 같이 떠나는 연극놀이의 의미를 주어서 맘에 든다. 공연을 보는 도중 계속 몸을 뒤척이고 집중을 못하고, 옆에 앉아있는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어서 너무 속상했는데 다행히도 옆좌석의 아주머니가 캬라멜을 주는 바람에 조금은 잠잠해지기도 했다. 사람이 많고 어수선해서 집중이 안되는 모양이다. 공연을 마치고 나왔다. 사진을 찍어서 기념을 해야하는데..사진이 찍기 싫다길래 그냥 데리고 나왔다. 거리를 걷는데 왠지모를 여유로움과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 현지 손을 잡고 거리를 구경하다가 근처에 "아프리카 미술박물관"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조각들이었다. 둔탁한 듯 하면서도 내면에는 섬세함이 깃든.. 가면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웅장하기도 하고 위협을 주기도 하고 슬픔을 주기로 하는 다양한 가면의 종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지는 무섭다고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지만 가면에서 찾을 수 있는 동물이나 표정을 얘기해주면서 보여주니 더이상 피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현지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북. 어떤 재료와 크기건 북은 무조건 좋아한다. 인물상같은 조각 작품은 아이였을 때부터 대부분 어둡고 차가운 느낌이서서 그런지 무서워하는 편이었지만 계속 보다보면 나아지리라 믿는다. 독특하고 소장하고픈 욕구가 들 만큼 맘에 들기는 했지만 생각만큼 크고 웅장한 면은 없었다. 두층으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윗층은 아직 준비가 덜 끝났는지..작업중인지 페인트 냄새가 진동을 해서 아이가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했고 미술품에 대한 설명도 아직 올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아래층 하나만으로 만족하고 내려왔다. 혜화동에 갈 때 몇번쯤 다시 가서 보다보면 현지가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같은 건물 아래층에 있는 멕시코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현지는 닭고기 콘소메 슾을 시켜주고 난 부리코를 먹었는데 입맛에 맞았다. 물론 현지는 그렇게 이상하게 생긴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아서 닭고기와 국물만 열심히 먹었지만..맛있다니 다행. 옆라인에 앉은 언니가 웃어주니 장난을 치던 현지가 소파에서 고꾸라져서 테이블 끝에 부딪혀 입속이 터졌는지 피가 나왔다. 괜찮다며 음료수와 수프을 모른체 하고 먹였더니 괜찮은 줄 알고 또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울음 끝 짧아서 좋긴 하다만..이현지~ 너무 활발한 건 아닌지.. 토요일 하루를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티켓박스로 갔다 연우소극장으로 갔다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다시 소극장에서 1시간을 기다리고..
공연을 마치고 아프리카미술박물관에 갔다가 저녁을 먹고.. 집에 와서 보니 입속의 왼쪽 입술 근처 볼이 찢어져 있었다. 딱하지. 볼부터 입 근처에 한줄로 멍이 들어있고.. 괜찮아, 이틀이면 다 나으니까..^^; 아빠한테 토끼와 거북이가 나왔다면서 공연 얘기를 하는데 자라라고 해도 여전히 거북이랜다. 얻어온 포스터를 보며 "얘들아, 용궁가자" 그러면서 실실 웃는다. 그리고는.."엄마, 용궁가자" 그래, 나중에..멋진 용궁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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