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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Christmas 1일 + 기다리는 364일

  • 홍박샘
  • |
  • 2011-12-08
35

제 가족의 일년은 크리스마스 1일 +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364일입니다.

12월 1일에 트리를 세우면 그 밑에 가족 선물과 산타 선물이 내려 앉습니다.

우리집 트리는 날이 지나도 아이의 아쉬움을 달래느라 꼬박 1월 말까지 서있습니다.

 

트리 세우기

 

날을 정해 광에서 트리를 끌어내옵니다.

엄마는 기분에 취해 음악을 틀어놓거나 가끔은 못 마시는 와인도 홀짝입니다.

사실 앞치마 두르고 먼지를 털어가면서 하는 일인데 말입니다.

그동안 모아 꽁꽁 싸매놓은 장식품을 하나하나 꺼내는데

어떤 건 반짝이 떨어져나가고 어떤 건 고리가 빠졌어요.

먼지를 털고 수선도 하지만 그 물건에 묻어있는 추억은 털지 않습니다.

요건 oo에서 세일할 때 산 거, 요건 XX에서 사려고 실랑이 하던 거.

공연히 비싼 거 왜 사냐고 투덜거리는 남편에게 제가 골이 났던 일화요.

또 어떤 건 아는 할머니가 브로치로 선물 주신 건데 고리가 고장나서 장식으로 쓰는 거.

그 할머니는 건강하실까? 어쩌면 돌아가셨을 지도... 등등.

트리를 뺑뺑 돌아 반짝이 꼬마 전구를 감고,

맨 마지막 트리 위의 별, 다윗의 별은 아빠가 올립니다.

그게 전통입니다. 그리고 점등식.

 

선물 잔치

 

그 트리는 요술 쇼을 벌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2 셋트,

고모, 삼촌, 큰엄마들이 보내오는 선물을 차곡차곡 품거든요.

원래는 성탄절 아침에 풀어봐야 하는데 궁금해 못 견디는

아들의 만행에 의해 선물은, 심지어 엄마, 아빠 것도 다 뜯겨진 채입니다.

포장지를 도로 얼기설기 해놓기 때문에 앞은 멀쩡해도 선물 뒤는 만신창이.

이미 아는 선물을 풀며 저희는 연기를 하죠.

"어머, 내가 좋아하는 거네, 이건 아빠가 바라던 거야," 등등...

 

오, 산타!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는 아들의 기대 때문에 덩달아 부모도 흥분합니다.

이때부터 산타가 협력하여 자식의 훈육에 가담합니다.

트리를 세우면서부터 밤 마다 그 앞에서 아이가 wish를 하기 때문에

말을 안 듣거나 행동이 불순하면 "그래서 산타가 오겠어?"

이 한마디면 곧바로 행동 교정에 들어가 그날 밤 wish는 반성으로 시작됩니다.

"제가 오늘 잘못을 저질렀으나 다시는 안 할테니 스타워즈 광선검을 꼭 주시옵소서."

이 선물은 점점 과해져서 부모의 부담이 늘어갑니다.

값이 비싸지고 산타를 의심함으로 선물 목록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대놓고 "___를 산타가 주셨으면," 하더니 점점 "안가르쳐 줄거야."

아빠인지 산타인지 밝혀내고 말겠다는 성장통을 겪지요.

그러면서 부모는 양자 협조를 하여 선물을 캐냅니다.

"엄마가 봐서 그 선물의 값어치를 보면 산타가 올지 판단할 수 있잖니.

아빠도 같이 빌어줄게. 그럼 두배 힘을 발휘하잖아."

결국 이런 비열 유치한 수년 간의 자작극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 마지막 산타 영수증은 영원히 제 지갑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아들은 청년으로 자라고.

산타여 안녕!

 

산타 없을 첫 트리

 

작년에 산타 사기극이 들통이 나서 저는 눈물을 한바가지 쏟았습니다.

그 생생한 '작전명 산타'가 추억의 산타로 퇴장을 했지요.

올해 산타가 선물을 놓지 않을 최초의 트리를 세웠습니다.

방울과 리본 칠갑을 둘러쓴 트리에 비해 제 트리는 초라합니다.

올해 트리를 더 큰 것으로 바꿨고 장식품은 고집스럽게 한 해 두 해 모은 것만 쓰니까요.

제 나이가 들수록 장식품은 늘어날 것이고 손주들이 산타를 기다릴 즈음에는

금은보화가 매달릴지도 모릅니다.

 

행복해서 눈물이 쏟아지는 크리스마스의 아이콘 제 트리,

게다가 폰으로 밤에 찍어 더 초라한 제 트리예요.

(저 세마리는 인형은 아이와 동화를 같이 읽던 식구입니다.)

 

공연히 감상에 젖어 끄적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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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연정연맘
  • |
  • 2011-12-10 13:21
답댓글
저희도 매년  트리 세우고 그 밑에 산타 선물을 놓는데..9살,6살 딸 둘이 벌써 엄마,아빠가 선물 사주는 것 안다며 선물 찾기 프로젝트를 하네요..ㅠ.ㅠ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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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ze
  • |
  • 2011-12-09 17:13
답댓글

박사님이 대략 1년 전 쓰셨던 글이 생각났어요. ^^

저는 아직도 산타를 믿어요. ^^

그냥, 세상 어딘가 정말 있지 않을까요? :)

저는 아직도 제가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어른이라는 게 어색하고 신기하고...그래서 그런지..아하하하;;;

어릴 때랑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가치관도 그대로인 것 같은데..

행동도...뭐..그닥..-_-;;;;

겉 껍데기가 자랐다고, 시간이 흘렀다고 세상이 절 더러 어른이라는데.

전 아직 모르겠어요. 어색하고 남의 옷 같고...하하하;;;

갑자기 댓글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많은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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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1-12-09 18:31
기다려봐. 이번 크리스마스에 싼타가 올라는가.
제제가 산타를 기다리는 법:
이쁜 란제리를 산다.
와인을 준비한다.
란제리로 갈아입는다.
꼭 오실겨, 그럼.
빨간 19금 산타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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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남매맘
  • |
  • 2011-12-09 12:04
답댓글

박사님..

아.. 너무 감동적이에요..

작년에 산타 그사건 들통 나신거 글 다시 생각하니,

참.. 박사님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들어요..

아드님도 너무 뭐랄까.. 정말 너무 순수하고..

 

우리애들 어린이집에 산타가 오셔서, 매년 선물을 주시는데,

5세때부터 어떤 애들은 이미 눈치로 알더라면서,

선생님이.. 참 요즘애들 너무 무섭다고 하시더라구요. 눈치가 너무 빨라.

 

그얘기를 듣고는..

예준왈, " 엄마, **는 산타가 없다고 그러더라?

말을 안들으니, 안오지.. 나처럼 엄마말씀을 잘 들어야지.참. "

ㅋㅋ

 

올해도 예준이는.. 12월이 되니,

천정에서 산타가 보고 있다며..

아래로 눈을 내리깔고는..

조신하게 다녀요..집안에서..

 

동생이랑 싸우지도 않고..

예인이를 먼저 공격했지만, 공격하는것도 줄어들고,

예인이가 때려도, 울면서,

 " 너는 산타할아버지가 다 봤어. 이제..

그럼..선물은 못받는거야.. 엉엉엉 "  하면서..

선물을 기대해요..

 

산타를 믿었던 아드님..

박사님이 며느리를 위한 기도를 하신다는 이야기.. 

박사님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정말.. 어떤 며느리가 될진 모르겠지만..

너무나 너무나 행복한 사람일것같아요..

 

 

애들이랑 같이 하던 장난감들은, 집이 정리가 안된다고..

다 남주고.. 혹은 중고시장에 팔아버리고. T.T

예준이 어설픈 그림부터 흔적들은 정리안돼 버려버리고..

참..

전 나중에 어떤 흔적을 보면서

추억을할까.. 싶네요..

어서 추억을 모아야겠어요..

 

엄마는 자기편이어야하는데

예인이랑 한편이 되었다고..

 

욕실앞에 삐뚤빼뚤 글씨로..

 

" 엄마, 예인이 못와 다 "

 

( 그쪽으로 오지 말라는 소리.. )

 

이런것도 다 추억이 되겠지요..

 

박사님은 너무 행복하신분이에요.. ^^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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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1-12-09 12:57
그 녀석들 집에도 산타가 오래 오시겠는데.
부모가 감쪽 같이 연기하며 누누히 말해야는 거여요.

똥강아지급 - 엄마 말 안들음 산타가 안 오셔.
강아지급 - 그렇게 안 믿는 애들은 못 받어.
초등 - 그러니까 너도 다른 애들한테는 안 받았다고 해.
그리고 속으론 믿으란 말야. 그래야 오셔.
중딩 - 안 믿음 관둬, 이 눔아. 그래야 너만 손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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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남매맘
  • |
  • 2011-12-09 13:53
오오..
이건 인쇄해야해요..ㅎㅎㅎㅎㅎㅎ
너무 예리하게 짚어주셔서..ㅎㅎ

예인이는 모르겠지만..
예준이는 잘만하면.. 연기해서.. 오래갈수있을것같아요.ㅎㅎ

아빠를 이기고 싶은 예준.
아빠와 엄마의 나이가 36살이라는 말에..

자기는 39살 (아홉 이라는 발음이 이상하게 아직도 아곱이라고 해요..서른 아곱..ㅎㅎ) 살짜리
친구가 있다고..

아빠차가 흰색이라고.. 차타고 가다가.. 어느날은..
" 아빠 내 친구는 차가 파랑색이다? 그리고 브라운색도 있다."

티비에서 포켓몬 재밌는 장난감을 보면..
" 엄마.. 내친구 집에 저거 있다? " 하면서 자랑을 해요.
제가 요리를 해주면 맛있다고 하면서도..
자기친구네 집에도.. 맛있는거 많다고..

내년이면 7살인데 순진하다고 해야하는지..
암튼, 그런 상상을 해요.

그러면.. 우리들은
" 그런 친구 있어서 좋겠다.. 부럽네.. " 그런 식으로 받아주지만..

예인이는 기분좋을때는 받쳐주다가..
기분이 안좋으면..
" 친구 데려와봐.. "

이 한마디로 예준이를 꿀먹은 벙어리로 만들어요..

그럼 예준이는 지금은 못오는데.. 이러고 말구요.ㅋㅋ

며칠전에는.. 저도.. 그 친구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머뭇거리다가.. " 응..최서균 이야.. " 이러더니..
또 좀 있다가.. 39살 친구 얘기를 또 하길래,
제가..
" 이름이 뭐라고 했지? 잊어버렸넹.. " 했더니,

머뭇거리더니, " 으.. 영... 영 * "라고 또 하는거에요..

그러면서 자기도 우낀지.
" 엄마, 내 친구 이름이 자꾸 바뀌네?ㅋㅋ
이름은 묻지마 엄마.."
하는거에요.ㅎㅎㅎㅎㅎ

우리예준이도, 오래도록 산타를 믿게..
저도 연기를 잘해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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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1-12-09 18:27
울 아들 상상 친구 이름:
병철이 (여기까지는 멀쩡)
쪼까끄, 그그, 기모네, 고주네......
이걸 아빠가 외우고 있다우.
예준이 보다 더 한 애 있지?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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