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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월+11]어린왕자....

  • 김상민
  • |
  • 2001-10-04

1!@#$
[2001년 9월 29일]

어린왕자(공연정보로 바로가기)를 보고왔다.
우연히 극단수레무대에서 ?_blank"Farce Festival"을 하다는 팜플렛을 구했는데 현지와 같이 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저 별들 중에서..유난히도 작은 별이 하나 있었다네..
그 작은 별에는 꽃이 하나 살았다네..그 꽃을 사랑한 어린왕자 있었다네...."
자장가처럼 불러주는 노래가 듣기에 좋았던지 안고있던 어깨에 고개를 기댄다.

어린왕자 책을 찾아서 다시 한번 읽었다.
읽을때마다 느낌이 새로워지고 아름다워지는 기분.
밑줄을 쳐놓은 글을 읽으면서 예전에 내가 이런 글귀에 빠져있었던가..싶기도 하고.

엄마가 책을 읽으니 옆에서 뭐냐고 자꾸 물어본다.
"이거 어린왕자야. 생텍쥐페리 아저씨가 쓴거야. 여기 어린왕자가 있네.."
"어린왕자? 여기도 어린왕자지.."
"그래, 엄마랑 어린왕자 공연 보러가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어린왕자.
아이가 얌전히 볼 수 잇을까..전화를 해보았더니 공연을 많이 보던 아이면 괜찮을 것도 같가길래 데리고 갔다.
사랑티켓을 얼른 끊고 갔는데 아이가 너무 어려서 입장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6세는 되야 한다나..

만약 떠들고 방해가 된다면 얼른 데리고 나오겠다고 했더니 입구쪽에 있는 맨앞자리를 주었다.
오히려 그쪽 자리가 주인공이 나와 앉아잇던 바로 앞자리였고 가까워서 더 좋았을런지 모른다.
아이들도 열댓명은 되어 보였다.
가족끼리..연인끼리..
아이들에게 얌전히 재미있게 잘 볼 수 있겠냐는 물음에 "네~~~"하고 현지가 너무 크게 대답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모두 웃기까지 했다.
이젠 제법 공연을 관람하는 자세가 몸에 벤 모양이다.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쉬~ㅅ. 엄마..조용히 하는거지.." 그러면서 얌전히 자리를 잡는다.

사실 주인공 "나"가 부담스러웠다.(순전히 개인적 취행 탓-왠지 배역과 덜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어린왕자가 세명의 검정옷을 입은 무언 배우들의 도움으로 나와 공연을 할 때쯤엔 책에 있던 내용들이 간략하게 요약한 것 처럼 이어져나가는 모습에..어린왕자의 갸날픈 몸과 요정처럼..왕자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몸짓(걸음걸이부터손짓 하나까지).. 하늘을 날고..눈덮힌 머리카락이 움직일때마다 신비스러운 느낌을 갖었다.
가늘고 긴 코가 더 매력적이엇던 어린왕자..
동그랗게 떠진 눈으로 빛나는 어린왕자를 주시하는 현지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보아구렁이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그림을 보여줄때는 다 알아들은 것처럼 "엄마, 저건 모자 아니지..코끼리 먹은 뱀이지.." 그러기까지 했다.

공연은 한시간 반정도..한것 같았지만 현지는 30분정도만 보고 잠이 들었다.
졸린 시간이기도 했고..어린왕자와 "나"의 자근자근한 대화에 졸음이 몰려왔을법도 하다.
잠이 들자마자 바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배우들의 재즈댄스같은 춤도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이 보기엔 우스꽝스러운 장면들때문에 현지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텐데..
나중 생각이었지만..좀 지루하다 싶었을 때 캬라멜을 하나씩 주었다면 잠들지 않고 보다가 재미있는 장면때문에 끝까지 볼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이 나와서 온갖 여우짓을 하는 동안..어린왕자가 별을 떠나 다른 별들에 있는 임금님..허영쟁이..수학자..술주정뱅이..등이 나와 사진처럼 장면이 지나갈 때마다 공연을 보는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어린왕자를 이미 알고있기에 공연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 것처럼 키득대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실 좀 오버하고..소리를 지르는 부분에서는 저렇게까지 안해도 표현이 전달이 될텐데..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그런걸 더 좋아하나보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어린왕자가 계단을 올라가는 듯한 걸음걸이에도 흔들림 없이 그를 조종하는 배우들과 한몸이 된듯한 연기..나중에 배우들이 인사할 때에도 어린왕자를 끝까지 생명이 있는 인형으로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나"와 장난을 치던 모습까지 생생하다.

아이에게 지금 이 책을 읽어준다면 어떨까..휴~
내가 더 어려울 것 같다.
작은 별을 하나 그리고..분화구 세개(활화산 두개와 사화산 한개)와 장미한송이..이제 나오기 시작한 바오밥나무 새싹들..그리고 어린왕자와 주위에 떠다니는 작은 별들을 그려보면 현지만의 어린왕자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다.
바로 옆자리에 여대생 둘도 이 공연을 보고 온 모양이다.
수레무대의 홈페이지 얘기를 하면서 다른 공연이 또 뭐가 재미있었다며 얘기들을 한다.
현지에게 책에 있는 모자(^^)를 보여주었다.
"현지는 이게 뭐처럼 보여?"
"이건 뱀이 코끼리를 잡아먹어서 뱀이 모자처럼 된거야"
"와..어떻게 알았어? 엄마는 모자처럼 보이는데.."
"모자가 아니라 코끼리 잡아먹은 뱀이라니까.."

"엄마랑 어린왕자가 사는 작은 별에 가볼까..?"
"응"
"그럼 엄마랑 현지랑 어린왕자가 사는 별을 그려보는거야"

"어린왕자 너무 이쁘지..잠만 콜콜 자놓고 재미있긴 했어..?"
"응..재미있어..엄마 어린왕자 노래 불러줘. 노래가 좋지.."
"그래.."

아마 잠들지 않았더라면..내용보다도 전체적인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그림을 그려서 표현할수 있는 조금만 더 큰 아이였다면 스케치북 한권 가득 그려볼텐데..

이 공연을 보고 나오던 사람이 아마추어 공연같다는 말을 하면서 지나갔다..
초등학생인 듯한 남자 형제는 엄마와 함께 가면서 "재밌다...그치 엄마" 그런다.
현지는 어린왕자 인형과 보아구렁이 뱃속에 있던 코끼리 그림만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지만 내용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공연은 조금은 눈높이가 낮춰진 느낌이다.
요즘 공연 보기가 별따기였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공연을 접해서 기분은 좋았다.

어린왕자 공연평
어린왕자에 사용된 음악
작품소개
어린왕자 공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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