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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억울한 일이 있어요?

  • 이원진
  • |
  • 2015-07-03

이런 억울한 일이 있어요?


“이런 억울한 일이 있어요? 아니 다른 아이가 먼저 괴롭혀서 참다 참다 한대 때린 건데

왜 우리 아이가 정학을 맞아야 하나요?”

“그쪽 아이가 먼저 때리는데 그럼 가만히 맞고 앉아 있으란 말인가요?”


“시작은 그쪽이 했는데 어떻게 그쪽 아이와 우리 아이의 정학 기간이 같을 수 가있나요?”


종종 한인 학부모들로부터 받게 되는 항의 전화의 내용입니다. 특히 남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이런 경험을 한두 번쯤은 해보았음직합니다.

 

내용인즉슨 아이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와 싸움을 했는데 가만히 집에서 아이를 통해 전후 상황을 들어보았더니 전적으로 상대방 아이의 잘못으로 시작된 싸움이었고, 아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부당한 취급에 대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싸움에 연루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상대방 아이가 가해자이고 우리 쪽 아이는 피해자인데 어떻게 똑같이 가해자 취급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 부모들의 항변입니다.


미국학교에서 일하는 상담교사 이전에, 같은 학부모 처지에서 볼 때 저 자신도 만약 내 아이가 같은 처지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하고 자문해 보면 그에 대한 답은 다른 한인부모들의 것과 그리 큰 차이가 없습니다.


내 아이가 먼저 싸움을 걸고 상대방 아이를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기라도 했으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기라도 하겠지만, 저쪽에서 먼저 걸어온 싸움을 어떻게 앉아서 당하고만 있으라고 아이에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사내 녀석들이란 놀다가 서로 치고 받고 싸울 수도 있는 거고, 특히 아이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는 우리 옛 어른들의 넉넉하신 정서에 익숙한 우리 한인부모들에게는 아들 녀석이 자기를 괴롭히는 녀석을 몇 대 쥐어박은 것이 차라리 어디 나가서 맞고 들어온 것보다야 나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매년 적어도 한두건정도 일어나는 한국 학생들이 연루된 싸움에 대해 학교에서 학생에게 내리는 정학처분 등의 벌 때문에 한인 부모님들을 대할 때 사실 참 난처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부모도 부모지만 “괴롭힘을 당하다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상대방 아이를 한대 때린 건데 그럼 선생님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하고 따지고 묻는 아이들을 이해시키는 것은 더 간단치가 않습니다.


학교의 카운슬러들은 어떤 형태로든 교내 폭행을 막기 위해 매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언어든 육체적이든 “교내 폭행 절대 금지”을 외칩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괴롭히면 절대 직접 대응하지 말고 선생님이나 카운슬러 또는 집에 부모님께라도 말씀을 드리고 어른들로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받으라고 귀가 닳도록 가르칩니다.

 

폭행은 폭행을 낳고 그로 인해 문제를 더 크게 키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히 한국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누가 괴롭힌다고 해서 배운 그대로 선생님이나 카운슬러에게 찾아가 ‘고자질’을 하는 것은 마치 바로 그 순간부터 ‘날 왕따시켜줍소.’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태반입니다.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제일 싫어하는 비겁한 ‘고자질 쟁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아이들의 생각을 바꿔 놓기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 정학을 맞아 놓고도, “다음에도 또 건드리면 또 쥐어박을 거예요!”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해가 가던 가지 않던 미국학교에서 폭행이 섞인 싸움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누가 먼저 싸움을 걸어왔든, 일단 싸움에 연루되면 학교에서 정학 등의 처분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상처라도 입혔을 경우, 상대방 부모로부터의 법적 고소, 학교 경찰로부터 폭행죄로 형사기소까지 당하는 경우까지 본 적이 있습니다.

 

 

살다 보면 앞뒤를 따져 볼 필요도 없이 해야할 일, 하지 말아야 할일들이 있는데 학교 내 싸움은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할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학생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다가 오히려 자신의 앞날을 완벽하게 망가뜨려 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로건 싸움에 연루되어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한인 학생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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