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라는 단어를 생각해봅니다. 분명히 사전에는 없는 신조어겠지요. ‘엄마’라는 단어도 생각해봅니다. 사전에 뭐라고 정의가 되어있을까? 제가 생각하는 엄마의 정의는 아이가 독립하기 전까지 아이를 먹여주고 가르치고 보호해주는 사람입니다. 물론 더 좋은 표현이나 정의가 많겠지만 전 이렇게 정의합니다. 새삼스레 엄마표라는 신조어는 사용할 필요를 못 느꺼서 전 엄마표라는 말은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공감하겠지만 지금 한국의 교육현실은 정상이 아닙니다. 공교육은 무너졌다고 하고 사교육으로 아이들은 아동학대를 당하는 수준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어느 국제 기구에서 이렇게 진단했다고 하지요) 이런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건 엄마의 의무라고 전 생각합니다.
제 아이 아직 중학생이라서 저는 무너졌다는 인문계 고등학교 상황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 소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코앞에 둔 아이의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이 되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면서 제 아이는 비정상적인 현실에 동조하지 않고 정상적이다라고 여겨지는 방법대로 살았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으면 집에 와서 복습하고 음악이나 운동은 따로 시간과 돈을 드려서 했습니다.
제가 간여했던 부분은 영어와 습관잡기였습니다. 영어선생인 저는 물론 영어를 잘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가르치지는 않았습니다. 초등 5, 6학년 때 한번씩 문법을 가르치려고 시도는 해 보았지만 전혀 이해를 못하기에 그냥 접었고 대신 방법만 꾸준히 제시를 했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 엄마들이 하는 방법대로 수준에 맞추어서 읽는 책과 볼 비디오를 선정해서 제공해주었습니다. 초등고학년 때부터는 다른 영어학원에서 사용한다는 리딩, 리스닝, 라이팅 교재도 구해 와서 교재를 제가 살펴보고 아이에게 어떻게 학습하라는 지침만 주면 아이는 혼자서 공부했습니다. 저는 채점정도만 해주고 essay를 쓰면 형식만 제대로 갖추었는지 확인했고 문법적으로나 내용면에서는 첨삭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아시겠지만 요즘 교재들 좋은 것들이 정말 많아서 혼자 공부하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 공부하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오래도록 공을 들인 ‘좋은 습관’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공부만을 하는 습관은 엄마가 많이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입니다. 여러학원을 다니며 그 시간만을 쫓다보면 도저히 들일 수 없는 습관이기도 합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아이가 수학을 자신 없어하기에 전문 수학학원에 보냈습니다. 초등시절 내내 혼자 공부했던 내공을 바탕으로 수학학원도 혼자 공부하고 선생님은 끌어만 주는 학원에 다닙니다.
지금 제 아이는 영재는 물론 아니고 전교 10등에서 20등 사이를 넘나드는 약간 공부 잘하는 여학생입니다. 영어는 조금 더 잘 하구요. 얼마전 치룬 첫 IBT TOEFL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서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TOEFL 보기 전에 하나비님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했는데 정성스런 답변을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제가 이런 이유를 자세히 밝히는 과정은 완벽하고 특별한 사람만이 엄마표를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없애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입니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 제목도 있던데요, 전 이 말에 많이 의지합니다. 아이들은 이미 참 많은 것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은 의외로 작다는 걸 자주 느낍니다. 엄마가 모든 것을 관여하고 챙겨주지 않아도 큰 그림만 그려주면 아이들은 그 안을 잘 메꾸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구지 엄마표라는 표현 없이 기존의 엄마 역할만으로도 아이들은 잘 자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물론 자식이 전교 1, 2등을 고수하며 일류대학만을 나와서 일류의 인생을 살도록 해주는 게 목표인 엄마라면 제 글이 허접한 실패담일 수도 있지만 일류인생이 모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잖아요. 전 제 아이 표정 자주 살펴봅니다. 행복한지, 친구와는 문제 없는지, 남자 친구와는 어떻게 되가는지... 지금 행복한 표정이면 전 만족합니다. 요즘은 사춘기의 절정이라 그닥 자주 볼 수 있는 표정은 아니기에 그 표정이 더욱 귀하게 생각됩니다.
분홍빛 성공담에 관한 글들을 읽고 제 생각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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