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강원도 여행을 잠시 다녀왔습니다.
속초를 방문할 때마다 아쉽게도 못들렸던 낙산사를 이번 여행에는 들르게 되었네요.
하진이 아빠는 스무살 무렵 한 번 오고난 후 20년 만에 다시 방문했다며 감회가 새로운 모습이더라구요.
낙산비치호텔 옆 낙산사 주차장에 주차료 3,000원을 내고 주차한 후, 매표소로 향합니다.
강원도 주민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위장 전입신고를 하고 들어오는 건데...)
타지의 관광객들은 성인 3,000원의 유료 입장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낙산사는 신라 화엄종의 종조인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동해에 면한 명산인 오봉산에 671년 창건한 사찰로 낙산사라는 사찰명은 관음보살이 상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모타낙가산에서 유래했다 합니다.
창건이래 여러 차례에 걸쳐 화재와 전쟁 등으로 파괴와 중건이 계속되었는데,
특히 2005년 양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하여 신라시대 동종을 비롯한 여러 문화재가 유실되는 사건이 있었지요. 얼마나 산불이 심했었던지... 그 커다랗고 무거운 동종이 다 녹아 내리고 당시 사진을 보니 소방차까지 하얗게 타버 되어 버렸더라구요.
그리하여 단원 김홍도의 낙산사도를 참고하여 복원이 진행되었다 하는데...
아직도 군데 군데.. 참혹했던 화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낙산해변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오봉산에 위치한 낙산사... 정말 경치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평소 고소 공포증이 있는 저는 난간 근처도 무서워 가까이 가기 힘든데, 아이고... 저 겁도 없는 하룻강아지는 아에 난간 위에 올라 서네요. 저는 보기만 해도 오금이 설설 저립니다.

낙산사 내에는 저렇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더군요.
워낙 폭포니 분수니 물이 흐르는 구조물을 좋아하는 하진군은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와... 의상대에서 바라본 절경은 해송과 함께 파도치는 바다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호홋! 역시 카메라를 비싼 넘으로 바꾸었더니.. 제가 찍어도 사진이 달력사진이 되는 군요.
의상대를 지나, 이제 마루 바다 구멍으로 바다가 보이는 홍련암으로 향합니다.
어느 재치있는 방문객의 솔방울 돌탑... 균형을 잘 맞춰서 올려 놓으셨더군요.




저 난간을 따라 홍련암을 향해 점점 올라가니... 아유.. 저는 정말 무서워서 절벽 근처는 가까이도 못가겠더라구요.
이 절이 신라시대에 지어졌다는데... 그때는 크레인도 없고 굴삭기도 없었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곳에 암자를 지었을까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무서움을 겨우 참으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던 중 , 하진이 아빠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니.. 저런 곳에 누군가가 글자를 새겨 놓았더군요. 저 글자도 통일 신라시대의 조각품이었을 까요...
당췌 어떻게 저런 곳에 글을 새길 수 있었을지.... 진짜 궁금했습니다.
(저는 가까이 가기도 무서워서 아래의 사진도 렌즈를 줌으로 풀로 땡겨서 찍었답니다. ^^:)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절벽을 따라 올라간 홍련암의 작은 법당 마루바닥 구멍 사이로 내려다 본 파도치는 바다는 참 기이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하진군은 홍련암 암자 마루마닥의 구멍을 한참을 독차지하면서 계속 보려하며 비키려 하지 않아서, 주변 분들이 귀엽게 봐주시긴 하셨지만.. 에휴.. 이 민폐보이... 과연 진짜 귀엽게 봐 주신걸까요?
부끄러운 부모는 아이를 들쳐없고 도망치듯 법당을 떠났습니다.
다시 왔던 길을 내려가던 중, 멋진 풍경이 매달려 있는 처마를 발견했습니다.
바람이 부니 청아하게 종소리가 울려 퍼지더군요.

이 녀석아... 이건 학교 종이 땡땡땡이 아니란 말이다~
아이고.. 요 녀석이 한 살 한 살 더 먹을 수록 점점 장난꾸러기가 되어 가네요.
얌전한 듯 하면서 은근히 나대는 스타일이라 사건 사고도 많고... 자꾸 얼굴에 스크레치도 생기고...
에고.. 가슴 아파라...

결국 나대는 하진군은 아빠가 목마를 태우고 다니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녀석이 꽤 많이 커서, 아빠가 조금 더 있으면 더 이상 목마를 못 태울 것 같다 하더군요.
지금도 목이 뿌러질 것 같다며... ^^:

그런 아빠의 마음도 모르고 하진이는 아빠의 머리카락을 잡아 뜯고....
이놈~~~ 안그래도 아빠는 곧 대머리가 될 운명이란 말이다!!! 벌써부터 잡아뜯으면 어떻게 하냔 말이다!!!!
자.. 이제 낙산사의 또다른 명소 해수 관음보살 상으로 향합니다.
홍예문으로 향하던 길.. 산 중간 중간 저렇게 나무 뿌리만 남아있는 앙상하게 타고 남은 나무들의 잔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진 아빠가 기억하던 20년 전의 낙산사는 정말 오래된 해송이 멋졌었다 하던데..
그 몇 백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소나무들이 지난 화재로 다 타버리고 저렇게 새로이 심은 나무들만 남아 있어서 안타까웠습다.

홍예문 앞, 또 다른 약수터..
먼저 도착한 대학생 형과 누나들이 물을 마시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던 하진군이 물을 달라 청하더군요.




아빠가 떠 준 약숫물을 시원하게 들이키시고.... "카아~"를 연발하는 하진군...
아무래도 네 안에 육십대 할아버지가 한명 들어있지 싶다!!
해수 관음보살상을 보러 가려 하였으나... 하아~ 올라갈 고지가 너무나 험난하여...
슬슬 졸음을 호소하는 하진군과 같이 올라가기엔 무리라는 판단으로... 유턴하기로 합니다.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 만난 매화나무에는 성질 급한 매화꽃 한 송이가 홀로 개화하여 있더군요.
아마도 다음 주 정도면 모두 개화하여 더욱 더 아름다운 낙산사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저거 매화나무 맞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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