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좀 우울한 일이 있어도 쑥에 들어와서 게시글 읽으며 맘 추스리고,
여유시간이 생겨도 쑥맘들의 얘기를 들으러 찾아옵니다.
그러다 게시글이 별로 없으면 혼자서 꽤나 섭섭합니다.
그래서 저도 조금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소심한 제가 아주 강심장이 되었군요.
이렇게 뻔뻔스러울수가!!!!!!
다같이 애들 키우다보니 소소한 기쁨도 함께 나누고, 아이의 작은 발전도 같이 나누고 싶고,
좋은 곳 있으면 소개도 받고, 아이에게 대하는 얘기 들으며 반성도 하고,
한 주 보낸 이야기 챙겨 들으며 그렇게 생활을 하게 됩니다.
요즘엔 봄바람 살랑살랑 부니 나들이 얘기 듣고 맘도 설레고,
죽음의 중간고사 전쟁 얘기에 같이 맘고생도 나눕니다.
내 비록 무진장 많이 남은 얘기지만서도 말이죠.^^
살랑살랑 봄바람에 이끌려 우린 주말에 파주에 다녀왔습니다.
파주 영어마을에 들러 뮤지컬 하나 보고,
프로방스에 가서 한우 한접시 해치우고, 예쁜 집구경 했습니다.
그러나.....사진 한 장 없어요. 휴대폰에 몇 장 찍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파스텔톤 예쁜 상점들이 그리 유혹적이지는 않더이다.
이유는 몰겄씨유..... 그냥 꽃구경이나 갈껄 했지요.......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맨날 어딘가 가고만 싶어요.
사실 총선의 충격이 너무 커서 제자리로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누군가에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겠고, 또 누군가에겐...... 이렇게 아픈시기입니다.
돌아오는 차에서 혁이는 장난감을 하나 요구합니다.
혁이는 아빠가 한 약속을 상기시킵니다.
저도 "아이와 한 약속은 소를 잡아서라도 지키라"고 옛 성현이 말씀하셨다고
오늘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지요.
3월달 내내 야근을 한 아빠는 언제 집에 오냐고 채근하는 혁이를 위해 장난감을 하나 약속했는데,
아직 사주질 못했어요. 이 참에 토이저러스가서 하나 사주기로 합니다.
아이는 단 하나밖에 사지 못한다는 말에 아주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이거 살래, 아냐 이거 살래 했다가, 놓기를 한 시간째......
아이는 놀이터에서 형아들이 노는것 보고 군침을 흘리던
'삼국지건담'시리즈 중 유비, 관우, 장비패키지를 고릅니다.
짜슥, 하나밖에 안된다고 했더니 세트로 묶여져 있는 것을 고르네요.
이 에미도 뭐든지 세트를 좋아합니다.^^ 넌 역쉬 내 아들이양.^^
그리고 시작된 '삼국지'사랑에 이 에미도 어제부터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어요.
밤마다 삼국지 얘기를 해달라는데......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에서
더이상 진도를 나갈수가 없었어요. 또 삼국지에 누가 나오더라?
당췌 무식한 에미가 해줄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동이나서 할 수 없이 도서관에 갔습니다.
삼국지 양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편역본이 대개 10권짜리가 대세네요.
그 중 두껍게 5권으로 정리한 김홍신 편역본으로 골라왔습니다.
전 이런 두꺼운 책이 좋아요. 잘게 나뉘어진 10권짜리 읽다가 지쳐버릴까봐
딱 5권만 읽으면 해결되니 맘이 놓입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도 아하, 이래서 배경지식이 중요하구나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며칠 전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으면서 당췌 그 이름이 그 이름같고,
그 사람이 그사람 같아서 어찌나 진도가 안 나가는지 책안표지에 있는 가계도
보느라고 지지부진하던 진도에 속이 터졌는데,
삼국지는 거의 아는 이름이니, 유비, 관우, 장비를 빼고라도
제갈공명, 동탁, 여포, 손견, 원소, 노식, 조조, 하후돈, 하후현, 초선 등....
죄다 들어본 이름들이라 진도 빼기가 아주 수월합니다.
나혁이에게 해주고자 하는게 바로 이런 배경지식 쌓아주기입니다.
아이는 방 저쪽 구석에 앉아 에미가 해준 짧은 삼국지의 이야기를 가지고
각색하고 꾸며 혼자만의 연극을 합니다.
그 연극에는 갖고 있지 못한 장난감인 조조, 여포, 제갈공명의 이름이 선명하게 등장합니다.
아빠는 너가 이렇게 놀면서 삼국지를 이해한다면 나머지것도 사주마 또 약속을 합니다.
나혁이는 또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합니다.
오늘 밤 1권이라도 다 읽어서 혁이에게 이야깃거리를 빨리 더 만들어줘야겠습니다.
엄마의 할일은 왜 이리 끝이 없는지......
집안 살림도 벅차고, 회사일도 힘든데, 두꺼운 삼국지까지 읽어야 하다니요!!!!!
새벽에 지하철 1호선에서 삼국지 들고 있는 아줌마 저일 가능성 아주 높습니다.^^
살랑살랑 봄바람은 불고, 며칠 전 선물받은 '주진우의 주기자'는 아주 아껴서 읽는 중입니다.
토요일날 파주 다녀오고 일요일은 동네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누웠는데,
정말 책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공원의 나무 그늘에서 책읽기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중의 하나입니다.
예전에 보타닉가든에서 서양 아이들이 햇살아래 책읽는 모습이 좋아보여,
저도 따라한답시고 정오의 태양아래 누워있다가 너무 뜨거워서 다시 그늘로 가면
또 너무 추워서 가져간 책 한 권도 읽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던 나의 젊은시절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겉멋이 잔뜩 든 철없는 내가 참 그립습니다.
그 때 나는 이런 삶을 꿈꾸지 않았는데, 이렇게 살아갑니다.
나의 젊음은 언제든지 가방 하나만 싸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패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나이든 나는 당췌 어딜 나설 수가 없습니다. 무슨 제약이 그리 많은가.....
왜 그리 소망하는 바는 이루기 어렵고, 욕심은 또 그리 버리기 어려운가....
세상과 소통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분들과 교류하고, 밝은 세상을 꿈꾸는 분들의
자취를 쫒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다만, 나는 그렇지 못하면서 그런 꿈을 꾸는 것이 사치라는 것을 알면서도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또 그렇게 맘이 들떠서 오늘도 헤맵니다.
이번주 주말은 다들 뭐하실거예요? 저는 원영사랑님 말마따나
인천대공원 벚꽃나무 아래서 혁이 자전거 타는거 구경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자전거타는걸 못 배워서 이럴때 많이 아쉽습니다.
셋이서 자전거타고 가면 멋질 듯 한데 말이죠.
정말 창 밖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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