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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봄바람 분다.

  • 나혁이맘
  • |
  • 2012-04-18
16

언제부턴가 좀 우울한 일이 있어도 쑥에 들어와서 게시글 읽으며 맘 추스리고,

여유시간이 생겨도 쑥맘들의 얘기를 들으러 찾아옵니다.

그러다 게시글이 별로 없으면 혼자서 꽤나 섭섭합니다.

그래서 저도 조금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소심한 제가 아주 강심장이 되었군요.

이렇게 뻔뻔스러울수가!!!!!!

 

다같이 애들 키우다보니 소소한 기쁨도 함께 나누고, 아이의 작은 발전도 같이 나누고 싶고,

좋은 곳 있으면 소개도 받고, 아이에게 대하는 얘기 들으며 반성도 하고,

한 주 보낸 이야기 챙겨 들으며 그렇게 생활을 하게 됩니다.

 

요즘엔 봄바람 살랑살랑 부니 나들이 얘기 듣고 맘도 설레고,

죽음의 중간고사 전쟁 얘기에 같이 맘고생도 나눕니다.

내 비록 무진장 많이 남은 얘기지만서도 말이죠.^^

 

살랑살랑 봄바람에 이끌려 우린 주말에 파주에 다녀왔습니다.

파주 영어마을에 들러 뮤지컬 하나 보고,

프로방스에 가서 한우 한접시 해치우고, 예쁜 집구경 했습니다.

그러나.....사진 한 장 없어요. 휴대폰에 몇 장 찍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파스텔톤 예쁜 상점들이 그리 유혹적이지는 않더이다.

이유는 몰겄씨유..... 그냥 꽃구경이나 갈껄 했지요.......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맨날 어딘가 가고만 싶어요.

사실 총선의 충격이 너무 커서 제자리로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누군가에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겠고, 또 누군가에겐...... 이렇게 아픈시기입니다.

 

돌아오는 차에서 혁이는 장난감을 하나 요구합니다.

혁이는 아빠가 한 약속을 상기시킵니다.

저도 "아이와 한 약속은 소를 잡아서라도 지키라"고 옛 성현이 말씀하셨다고

오늘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지요.

3월달 내내 야근을 한 아빠는 언제 집에 오냐고 채근하는 혁이를 위해 장난감을 하나 약속했는데,

아직 사주질 못했어요. 이 참에 토이저러스가서 하나 사주기로 합니다.

아이는 단 하나밖에 사지 못한다는 말에 아주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이거 살래, 아냐 이거 살래 했다가, 놓기를 한 시간째......

아이는 놀이터에서 형아들이 노는것 보고 군침을 흘리던

'삼국지건담'시리즈 중 유비, 관우, 장비패키지를 고릅니다.

짜슥, 하나밖에 안된다고 했더니 세트로 묶여져 있는 것을 고르네요.

이 에미도 뭐든지 세트를 좋아합니다.^^ 넌 역쉬 내 아들이양.^^

 

그리고 시작된 '삼국지'사랑에 이 에미도 어제부터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어요.

밤마다 삼국지 얘기를 해달라는데......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에서

더이상 진도를 나갈수가 없었어요. 또 삼국지에 누가 나오더라?

당췌 무식한 에미가 해줄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동이나서 할 수 없이 도서관에 갔습니다.

삼국지 양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편역본이 대개 10권짜리가 대세네요.

그 중 두껍게 5권으로 정리한 김홍신 편역본으로 골라왔습니다.

전 이런 두꺼운 책이 좋아요. 잘게 나뉘어진 10권짜리 읽다가 지쳐버릴까봐

딱 5권만 읽으면 해결되니 맘이 놓입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도 아하, 이래서 배경지식이 중요하구나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며칠 전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으면서 당췌 그 이름이 그 이름같고,

그 사람이 그사람 같아서 어찌나 진도가 안 나가는지 책안표지에 있는 가계도

보느라고 지지부진하던 진도에 속이 터졌는데,

삼국지는 거의 아는 이름이니, 유비, 관우, 장비를 빼고라도

제갈공명, 동탁, 여포, 손견, 원소, 노식, 조조, 하후돈, 하후현, 초선 등....

죄다 들어본 이름들이라 진도 빼기가 아주 수월합니다.

 

나혁이에게 해주고자 하는게 바로 이런 배경지식 쌓아주기입니다.

아이는 방 저쪽 구석에 앉아 에미가 해준 짧은 삼국지의 이야기를 가지고

각색하고 꾸며 혼자만의 연극을 합니다.

그 연극에는 갖고 있지 못한 장난감인 조조, 여포, 제갈공명의 이름이 선명하게 등장합니다.

아빠는 너가 이렇게 놀면서 삼국지를 이해한다면 나머지것도 사주마 또 약속을 합니다.

나혁이는 또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합니다.

오늘 밤 1권이라도 다 읽어서 혁이에게 이야깃거리를 빨리 더 만들어줘야겠습니다.

엄마의 할일은 왜 이리 끝이 없는지......

집안 살림도 벅차고, 회사일도 힘든데, 두꺼운 삼국지까지 읽어야 하다니요!!!!!

새벽에 지하철 1호선에서 삼국지 들고 있는 아줌마 저일 가능성 아주 높습니다.^^

 

살랑살랑 봄바람은 불고, 며칠 전 선물받은 '주진우의 주기자'는 아주 아껴서 읽는 중입니다.

토요일날 파주 다녀오고 일요일은 동네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누웠는데,

정말 책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공원의 나무 그늘에서 책읽기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중의 하나입니다.

예전에 보타닉가든에서 서양 아이들이 햇살아래 책읽는 모습이 좋아보여,

저도 따라한답시고 정오의 태양아래 누워있다가 너무 뜨거워서 다시 그늘로 가면

또 너무 추워서 가져간 책 한 권도 읽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던 나의 젊은시절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겉멋이 잔뜩 든 철없는 내가 참 그립습니다.

그 때 나는 이런 삶을 꿈꾸지 않았는데, 이렇게 살아갑니다.

 

나의 젊음은 언제든지 가방 하나만 싸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패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나이든 나는 당췌 어딜 나설 수가 없습니다. 무슨 제약이 그리 많은가.....

왜 그리 소망하는 바는 이루기 어렵고, 욕심은 또 그리 버리기 어려운가....

세상과 소통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분들과 교류하고, 밝은 세상을 꿈꾸는 분들의

자취를 쫒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다만, 나는 그렇지 못하면서 그런 꿈을 꾸는 것이 사치라는 것을 알면서도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또 그렇게 맘이 들떠서 오늘도 헤맵니다.

 

이번주 주말은 다들 뭐하실거예요? 저는 원영사랑님 말마따나

인천대공원 벚꽃나무 아래서 혁이 자전거 타는거 구경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자전거타는걸 못 배워서 이럴때 많이 아쉽습니다.

셋이서 자전거타고 가면 멋질 듯 한데 말이죠.

정말 창 밖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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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혁재정맘
  • |
  • 2012-04-20 13:00
답댓글

며칠전에 읽고 댓글중간에 놀러온 애기엄마랑 수다떠느라..오늘에서야 다시 댓글달아요..

요즘은 날씨가 좋아서 안나가기가 아깝더라구요..

이곳은 따뜻한 남쪽이라 그런지 벌써 벚꽃은 졌구요..저번 선거일쯤이 절정이였던것 같아요..

서울은 이번주가 절정쯤 되려나..

혁이는 요즘 자전거 잘 타나요?

준혁이는 벌써 작년에 네발자전거 사놓구도 아주 많이는못탔구요, 제가 연습좀 시키러 나가자고 하면 우리 신랑은 발힘차면 저절로 다 탄다면서 자전거를 안들고 나갈려구 하더라구요..

은근 자기가 챙겨서 다녀야해서 귀찮은가봐요^^

 

전 나혁맘님한테 배우는게 많은데 매번 칭찬을 해주셔서 부끄럽네요^^

요즘 삼국지 재미나게 보나봐요..

저두 대학1학년때 이문열씨 삼국지 읽어보고, 준혁이 낳기전에 황석영씨꺼 다시 보다가 그건 끝까지 못읽었어요..

나혁맘님 글 보니, 김홍신씨꺼도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어지고 그러네요..

아이들보다 먼저 공부하신다는 자세..

맘에 잘 새겨둘께요..^^

얼마 남지 않은 봄~ 잘 즐기세요..

자주뵈요~, 얼굴도 뵙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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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혁이맘
  • |
  • 2012-04-20 13:41
'내가 왜 성공을 못했을까?'
한밤중에 곰곰히 생각할 때가 있어요.
뭐, 답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죠....
제가 끈기가 참 부족해요.
벌려놓기는 한 살림 차려놓고,
제대로 하지를 않은게 참 많아요.
그래서 뭐든 꾸준히 하시는 분들 보면
이 분들은 나중에라도 꼭 성공하실꺼란 생각들어요.
준혁재정맘님이 그런 분 이세요.
북클럽 마치고, '퍼펙트' 받으시는거 보고,
이런 모습이 쌓여서 준혁이랑 재정이가 잘 클거란 생각들어요.
뭘 앉아서 진득하게 하질 못하는 성격이라
그게 젤 문제예여.....
준혁재정맘님 존재 자체가 늘 저에게 귀감입니다.
많이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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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서연맘
  • |
  • 2012-04-20 00:19
답댓글

다시 일어설꺼야...라는 글에 열심히 댓글달았는데, 우리딸이 잠에서 홀라당 깨버려 날렸어요T.T 다시 쓸 힘이 없어 여기다가 짧게 남깁니다. 항상 나혁이맘님의 글을 애독하고 있는 열혈팬입니다. 나혁이맘님의 글에서는 뭔가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듯 하거든요. 우리딸은 이제 10개월이라, 저는 요즘 육아의 큰그림을 그려보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나혁이맘님! 번거로우시겠지만, 한가지 질문 드려도 될까요?

영어얘기 말구요. 나혁이를 키우시면서 나혁이맘님이 가지고 계시는' 육아원칙? 소신? 이것만은 지키자! '라는 것이 있다면 많이 얘기해주세요. 초보맘이 가는 길에 환한 등불이 되어 주실 것 같은 육아 선배님을 온라인상으로 나마 만난것 같아서 너무 기쁘거든요^^ 헤헤~~

저는 우리 연이를 '마음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거든요. 나혁이맘님! 한수 가르쳐 주세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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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혁이맘
  • |
  • 2012-04-20 10:01
저도 제가 뛰어난 사람이면 참 좋겠습니다.ㅠ.,ㅠ
초보맘이 가는 길에 환한 등불이 되어 드리면 참 좋겠으나
능력이 못 미치고....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신다면 가끔씩 글 올려
세상 살아가는 얘기 서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모든 어버이의 소망이겠지만
참 그게 어려워요.....삶에 지쳐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짜증낼때도 있고, 부부싸움의 여운이 아이에게 미치기도 하구요.....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죠.....

육아원칙(이렇게 거창하게 말해도 될까나요?)이라면
아이와 한 약속을 꼭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어떤 물건을 사주겠다고 약속하면 그 물건을 사기위해
슈퍼 5군데라도 돌아다니며 사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제가 "이건 어쩔수가 없구나....."
하고 말하면 아이는 충분히 수긍을 하기 때문에 억지나, 떼를 쓰지 않습니다.
마트에서 거의 큰 소리 내본적이 없습니다.
사 줄 수 있는 물건이면 그냥 사주고 사 줄수 없으면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그럼 아이는 그냥 수긍합니다.
그점이 아이아빠에게 가장 큰 어필이 된 점같습니다.

남편은 놀기 좋아하는 제가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늘 걱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아이와 함께 놀면서 규칙을 정하고 서로 그 규칙을 준수하며
나름의 가족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맘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전 아이에게 제가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합니다.
우리 가족은 서로 '미안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얼마전 마트에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화를 냈어요.
물건을 고르느라 여기저기 다니는 저를 찾느라고
아빠에게 계속 엄마랑 같이 있겠다고 떼를 썼지요.
그런 일이 처음이라 아빠는 "너도 이렇게 짜증내고 떼쓰는 아이인줄 몰랐다."
고 매우 당황해 하며 조용히하라고 야단쳤어요.
저도 당황해서 "우린 너가 왜이리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이유를 모르겠어.
우리가 너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겠니?"
하자 울음을 그친 아이가 얘기했어요.
"엄마, 아빠가 옷 고르느라 날 카트에 그냥 혼자 앉혀 놨잖아요.
항상 낯선 사람을 조심하고 따라가지 말라고 하고선 나를
그렇게 혼자 카트에 앉혀놓고 쳐다보지도 않고,
모르는 아줌마가 내 옆에 서 있었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우린 정말 진심으로 아이에게 사과했어요.
아이는 제 뒤에 바로 있어서 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누가 카트를 밀고 아이를 유괴해도
우린 속수무책이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린 아이에게 정말 정중하게 사과했어요.
집에 와서도 우리가 정말 생각이 짧았다고 계속 뉘우치고
아이의 용서를 받는 과정을 밟았지요.

많이 부족한 엄마지만, 항상 두가지를 지키려고 애써요.
약속을 지키고, 내가 잘못한 일이면 정말 진심으로 아이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
누가 보면 좀 웃기겠죠? 근데 그게 제 생각에는 중요하더라구요.
제가 진심으로 한 인격체로 아이를 대하니까
아이도 자신이 우리집의 당당한 일원으로 행동합니다.
나이의 차이가 있을뿐 다 같은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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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영사랑
  • |
  • 2012-04-19 12:39
답댓글
저는 정말 삼국지를 제대로 못 읽어봤네요 부끄러버라...^^;;
워낙 역사와는 담 쌓고 살아와서 ㅋ
인천대공원 꽃놀이 저도 가고픈데
남편이 워크샵이라..혼자 친정 가기도
왠지 시부모님 눈치보이고 그래서
우짤까...생각중이네요ㅜㅜ
이번엔 꽃놀이 사진 많이 남겨주세요~
사진 찍다보면 사진이 목적이 되어
주객이 전도 되는듯...정작 나들이는
충분히 못 즐기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남는건 사진이더라구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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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혁이맘
  • |
  • 2012-04-19 13:27
방금 들어온 소식통에 의하면 주말에 비가 온답니다.
비오고 나면 꽃 다 떨어질텐데,,,꺼이꺼이~~~, 어쩐답니까?ㅠ.,ㅠ
비는 평일에만 오고 주말에는 늘 맑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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