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들 영어유치원 보낼까 말까 고민하던
재작년 봄.
5세... 한글을 떼긴 뗐지만... 책도 아닌 컴퓨터 게임으로 뗀 아이.
한글책도 영어책도 몇 권 읽어준 적 없고
장난감과 퍼즐만 사 주었는데 (덕분에 지금 퍼즐은 기가 막히게 잘 맞춥니다 ㅋㅋ)
그렇게 학습적으로 완전 방치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려니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보낼까 말까 보낼까 말까... 수십번씩 바뀌는 마음...
아.....그 흔들리는 마음이 생각보다 괴롭더군요.
저는 참 단순하고 긍정적이고 화끈한데, 아이에 관해서는 왜 그리 복잡하고 소심하고...ㅠㅠ
여기저기 인터넷에 영어유치원의 장단점을 찾아보고
그래도 어떤게 좋을지 확신이 안 서고 마음이 괴롭더군요.
(지금은 사고력 수학 학원을 보내야하나 말아야하나 몇날며칠 고민하고 있지요^^;;;
에헤라이~~~~!!!!)
영어유치원 보낼까 말까 고민하시나요?
돈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보내도 좋다는 게
영유를 보내본 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한달에 80만원~100만원을 유치원비로 결제하고 나면
생활비가 허덕허덕하시는 분들은
요즘은 일반유치원에서도 영어를 대부분 하니까
일유 보내시면서 집에서 CD듣고 책 보면서 따라읽기 연습 많이 해주시구요.
(유아기 때는 무조건 많이 듣고 큰 소리로 따라 읽어보는 게 좋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그리 생각합니다. 저도 매일 1시간씩 그리 하려고 노력하는데
요즘 엄마들 워낙 바쁘니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요.)
제가 보낸 영유는 가장(?) 오래된 전통있는 영유예요.
아시죠? 학급당(10명 정도) 한국 선생님 1명 계시고, 한국인 영어쌤 1명 계시고
원어민쌤 1명 계신...
우리 아이는 5세부터 영어수업을 쭈~욱 6명이 한 반으로 구성되어 듣고 있네요.
그 아이들이 6세, 7세 그대로 올라갔어요.
여기는 지방이라서 그런지 5세부터 7세까지 반편성을 새로 안 하지만,
서울 쪽은 경쟁율이 치열해서
연차가 올라가면 레벨에 따라 반이 바뀔 수도 있겠지요.
제가 보내보니... 좋은 점은 "영어울렁증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어울렁증이... 외국인을 만나면 벙어리가 되는 그런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영어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거부감, 어렵다는 생각, 두려움 같은 것이겠지요.
우리 아이는 알파벳도 모르는 상태로 유치원을 보냈는데
지금은 Hello reader 2단계 수준의 책은 혼자 읽을 수 있어요.
(쑥쑥아이들에겐 별 거 아니겠지만, 저는 이 수준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장한 내새끼. 음하하^^)
현재, 모든 TV는, DVD만 보여주고 영어로만 시청합니다.
특히 주말에는 TV를 끼고 살아요. 정해진 소량의 학습 빼고는
항상 500 p***es 퍼즐(가장 잘하는 것 : 퍼즐)을 하면서 아서, 매직스쿨버스, 베렌스타인베어즈 같은
DVD 시리즈를 틀어놓고 봅니다.
"엄마, 한글로 틀어줘. 한글자막 보여줘" 같은 소리 안 합니다.
이해는 어차피 그림 보고 유추해내는 것일 테지만,
반복해서 보니 내용파악을 잘 하더라구요.
중얼중얼 곧잘 따라하기도 하구요.
하루에 한 시간씩 영어책을 읽는 엄마와의 공부시간도
즐겁게 잘 해 냅니다. 가끔 허리를 배배 꼬고 하품을 쩍쩍하면
비록 시작한 시간이 10분 밖에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때는 "오늘은 여기하지 하자. 잘했어^^"라고 말해주는 센스가 필요하지만요.
내 아이에게 영어울렁증이 없다는것...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바라던 바 아닌가요?
물론 그게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요.
초등 고학년 가서 엄청난 양의 단어암기와 과제 때문에
절인 시금치처럼 어깨가 축 늘어진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우리아이도 벌써 7세반이라고 숙제가 많아졌는데,
초등연계반에 다니는 아이들은 숙제가 정말 많다고 하더군요...
"선생님, 숙제 좀 줄여주심 안돼요?" 엄마들이 부탁하면
"어머니... 서울 아이들보다 우리 아이들이 수준이 지금도 떨어지는데 숙제를 줄이면 안돼요"
한다더군요...
여튼, 현재까지는 영어울렁증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만족해요.
그리고 화상영어를 시작했는데
선생님 질문을 잘도 알아듣고
아이가 또박또박 완전한 문장으로 답을 잘하는 게 저는 너무 신통해요.
물론 "Today I'm going to play with my friends."
이런 쉬운 문장이지만, 그래도 외국인과 "떨지 않고 대화가 된다"는 게
얼마나 위대한 일입니까?^^
3인칭 동사에 s도 안 붙이고 어법도 다 틀리고 제멋대로 영어지만 그래도 저는 만족스럽네요.
영유 3년 보내면 우리아이가 유창하게 영어로 말을 하겠지?라는
환상을 가진 분은 안 계시겠죠?
저같이 평범하고 재미없는 엄마랑 하면 참으로 지독히도 재미없을 것 같은
어려운 파닉스를 쉽게 떼어주고, 원어민이 하는 말을 신기하게도 잘 알아듣고
영어거부감이 없어서 영어노출을 맘껏 해줄 수 있다는 것.
또한, 같은 유치원 친구들이 다들 영어공부를 많이 하니까
누구나 다 어릴때부터 영어공부를 많이 하는 줄 알더라구요.
그것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나만 이렇게 만날 영어책 읽어? 왜 나만 영어로 디비디 봐?"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저는 영유를 보내려면 5세부터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유 다니다가 영유를 가면 거부감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존에 사귄 친구들도 그리울 것 같구요.
영유의 단점은...
글쎄요... 엄마들이 좀 극성이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정말 물들고 싶지 않은데 물들어가네요.
스피킹그룹과외, 영어연극, 사고력수학, 독서논술, 피아노, 수영.
어쩜 그렇게들 많이 시키는지...
비싼 책도 와장창창창창 사서 거실서재에 팍팍 꽂아준다는 ㅠㅠ
(이건 사실 좀 부럽습니당)
저희반 아이들은 150만원 이상(어쩌면 2백 이상)
사교육비로 쓰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게 좀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그건 비정상인데, 같은 반 엄마들이 대부분 그러니까
마치 그렇게 하는 게 정상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시장에서 5천원짜리 티셔츠...예쁜 것 많아요.
우리아이는 남자애예요. 편한 옷 값싼 옷... 물감이 묻어도
아깝지 않은 옷... 그런게 좋아서 전 늘 싼 거 입혀요.
(싼 거 입혀도 귀티나는 내새끼... 진정한 모태귀족 ㅋㅋ)
유치원 엄마들은 아이들은 버버리, 닥스, 빈폴로 입히더군요.
그런 게 전혀 부럽지는 않아요. 다만, 그런 걸 봐야하는게 좀 씁씁하지요.
매년(?) 해외여행가는 아이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 가끔 묻습니다.
"엄마, 우리는 언제 비행기 타고 놀러가?"
그러면 대답하지요.
"엄마랑 아빠가 바빠서 당분간은 못 가지만 (돈 없단 얘기는 절~대 안 함),
가고 싶은 곳 생각해둬. 나중에 우리아들 가고 싶은 곳으로 꼭 같이 가자"
키즈카페에서 하는, 같은반 친구 생일파티에 2만6천원 짜리 퍼즐을 사가면서
"아이 생일초대인데 내가 오버를 하나?
너무 비싼 걸 샀나? 만원짜리 살 걸 그랬나?" 했지요.
그런게 이게 뭥미?!!! 다른 엄마들은 "빈폴","닥스" 쇼핑백을 건네더군요.
그런 건 참으로 마음에 안 듭니다. 무슨 유치원생 생일초대에 빈폴, 닥스인가요...
유치원생 아이에게 버버리 모자를 왜 쓰게 할까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지요.
그러면서도, 우리아이 빼고 나머지 5명이 다닌다는
사고력수학을 우리아이도 해야하나 현재 무지하게 머리터지게 고민하고 있답니다.
내용이 두서없네요.
결국 넋두리 비슷한데, 넋두리는 아니구요 ㅋㅋ
결론은 영유가 만족스럽다는 얘기예요.
아이 키우는 게 왜이리 어려울까요...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 다들 홧팅하면서 열심히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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