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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의 미학.. 다시 채움의 기쁨..

  • 윤성누리맘
  • |
  • 2012-05-30
21

오늘은 재활용 하는 날이었어요. 

매주 수요일.. 요즘 이 수요일 아침마다 제 눈은.. 집안을 한번씩.. 둘러보는 날입니다. 

쭉.. 보다가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건 과감히.. 집어다 버립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유난히 아끼고 절약하면서 생활하셨던 울 엄마를 꼭 뺴 닮았습니다. 

몽당연필과 종이 등 학용품 아껴 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제 옷은 언제나 언니에게 물려 받은 옷을 수선해서 입었지요. 

우리집은 최소한의 전등만을 뺴고는 다 꺼 두고 생활했고 나가서 무언가.. 마음껏 사 먹어본 적도 없었어요. 휴지 한장.. 물 한방울 헛투로 쓰지 않고 아껴가며 생활 하셨던 엄마.. 

그런 엄마는 박봉의 군인 월급으로도 삼남매를 다 대학까지 보내시고 번듯한 집도 마련하셨습니다. 

거기다 결혼하셨을 당시.. 이미 할머니.. 즉 엄마의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라서 엄마가 아빠의 동생들을 네명이나.. 다 공부 시키고 뒷바라지 하셨지요. 

게다가 아빠가 출근하신 사이 우리 키우면서 조그만 텃밭도 가꾸시고 동네 분들 밥도 참 많이 해 주셨어요. 그렇게 쌓은 인심으로 아빠 상사 분들이 아빠를 많이 좋게 봐 주셨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 참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라면.. 그리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 엄마 모습을 보고 자란 저는.. 아직도 물건을 잘 못 버립니다. 

학창시절 사용하던 명찰까지 제 보관함에 들어 있는걸 보면.. 참.. 할말이 없지요. ㅎㅎ

언니네서 사용하던 조카들의 물품과 책들은 고스란히 저희집에 와 있구요. 

제가 또 잘 사용한 것들 중 상태가 괜찮은 것들만 추리고 우리 아이들 키우려고 새로 산 것들과 함께.. 잘 포장해서 제 동생네 집으로 갑니다. 

7월에 예쁜 여자 조카가 탄생 예정이거든요.ㅎ

이제는 누리에게 잘 맞지 않는 작아진 옷가지들 중 예쁜 것과 깔끔한 것들을 고르고 장난감도 너저분한것은 골라내고 제균티슈로 잘 닦아서 구분해 박스에 넣습니다. 

새로 태어날 조카가 쓸 것들이라 생각하니.. 물려주는 거지만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게 짐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고 나니 버릴 것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더군요. 

쓰지도 않는 것들을.. 아이들이 가끔 찾는다고 다 이고 지고.. 이사 오면서까지 다 들고 왔더라구요. 

정말.. 매주 한박스 정도는 버리는데도 집에 무슨 물건들이 그리 많았는지.. 

옷부터 장난감, 오래된 책까지.. 더이상 누군가에게 주기 어려울 물품들만 추려 버리는데도 계속 나옵니다. 집이 아니라 재활용품 장 같았던 집이지요. ㅎㅎ


이렇게.. 하나 둘씩 버리고 나니 새로운 공간이 나오네요. 

쌓여진 짐들 때문에 매번 아이들이 놀려고 하면 이곳 저곳으로 짐들을 치워줘야 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에지간히 어질러 놓아도 빈 공간이 보입니다. 

왠지 집도 더 넒어진 것 같고 물건들의 사용도 쉽구요. 

그동안 아이들 있는 집은 다 그런거야.. 하면서 정리도 잘 안하고 대충.. 이고 지고 살았던 제 모습이 반성됩니다. 

버림의 미학이 이런건가..싶어요. 


오늘은 드디어.. 유아 책상을 가져다 버렸어요. 

정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읽은 책들 쌓아두고 오가면서 장난감 늘어 놓고 짐 올려 놓는 창고로 쓰이던 유아책상이거든요.  

아들을 위한 큰 책상도 있고 아이들이 너무 잘 활용하는 식탁도 있으니 유아 책상은 공간만 차지하고 사용도 안되더라구요. . 버리자.. 하고 마음 먹은게 벌써 한달은 된 듯 한데 매번 아까워서 못 버리다가.. 오늘 드디어 집어들고 나가서 버렸어요. 

버리고 와서 정리하고 나니.. 또 새로운 공간이 보입니다. 


버려야 정리도 되고 다른 물건들 사용하기도 편하다는 말.. 실감합니다. 

이렇게.. 제 머릿 속의 어줍잖은 지식들과 상념들도.. 좀 내다 버리고 매일 매일.. 깔끔하게 살고 싶습니다. 버려야 다시 채워지고 공간이 느껴진다는걸.. 다시 느낍니다. 

어수선하게 정리 안된 제 컴퓨터의 영어 자료들도 다.. 정리 하고 지금 당장.. 아이에게 필요한 자료만 모아 놓고 잘 활용해야겠다.. 반성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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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그마
  • |
  • 2012-05-31 22:13
답댓글

당장 울집에 버릴거 있어요. 선풍기... 근데 왜!!! 여전히 자꾸 베란다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걸까요...

이사오기 전에 전공책을 20~30권 버렸어요. 근데 버릴 책을 선별하면서도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고, 또 읽을 것 같고... 그래도 그 유혹을 꾹 참고 다 버렸습니다. 그 결과, 책장이 아주 훤해졌지요. 물론 또 다른 책으로 채워졌지만...^^

 

저도 깔끔하게 살고 싶은 1인입니다. 근데, 요거이 참 쉽지 않네요~

윤성누리맘님,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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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누리맘
  • |
  • 2012-06-01 00:36
시그마님 완전 깔끔하시고 정리의 달인이라는 제보... 제가 이미 받았습니다. ㅎㅎ 저 같은 사람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정리의 달인이라는 소문이~~ ㅋ 전 깔끔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그저.. 애들 놀 자리만 있음 되는데.. 그동안 넘 쌓아놓고 살아서 이제 하나 둘씩 버리기 연습하는 중이예요. ㅎㅎ 정리 노하우 전수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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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파람
  • |
  • 2012-05-31 14:24
답댓글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글을 읽고 주위를 둘러보니...저도 버릴 천지네요.

정리가 안되고 있어요 ㅋ

우리 아파트는 토일이 쓰레기 버리는 날이니까...

오늘 낼 정리해보고 토욜날....ㅎㅎ

근데 꼭 버리면 찾는 심리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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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누리맘
  • |
  • 2012-06-01 00:38
정말.. 아깝다 생각하고 껴안고 있어도 안 쓰는게 천지.. 그렇게 이것 저것 쌓아두고 살아가네요. 이것도 성격이예요. ㅎㅎ 잘 버리시고 정리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휘파람님~ 주말에 넘 무리하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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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콩맘
  • |
  • 2012-05-31 10:31
답댓글

저도 방하나는 완전 창고인데

그 창고가 스믈스믈 기어나와 이방 저방으로 까지 번지고 있습니다..ㅋ

 

그리고 저도 머리가 참 복잡합니다..

좀 버릴 것은 버려야 공간이 생기고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는데

사는 방이 이러니 머리도 쥔 닮은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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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누리맘
  • |
  • 2012-06-01 00:37
ㅋㅋ 정말 창고 방에서 스물 스물.. 이것 저것들이 나와서 밖으로 널부러져 있으면 제가 완전.. 스트레스를 받아요. ㅎㅎ 이제 대충 정리되어 가는데 창고방 뒤집어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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