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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4일]
현지와 엄마와 아빠가 같이 하는 음악회는 띠용이와 함께하는 음악회가 처음이었고..오늘이 두번째 음악회다.
일찍 와서 같이 보러가자니 흔쾌히 그러마 해줘서 고맙다.
사실 아빠와 같이 다니면 현지는 버릇이 바닥으로 한없이 떨어지기에(무조건 오냐오냐..조금만 비틀거려도 혹여나 넘어질까 질색을 하고..혼자도 못겄게 안아주기만 하고..) 트러블이 있긴 하지만 둘보다는 세식구 같이 나가면 현지의 기분이 좋아져서 그럴 것이라 나도 어느정도는 내버려두게 되는 것 같다.
로댕갤러리에 가려면 이왕이면 음악회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목요일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비록 로댕갤러리에서의 음악회는 두번째이긴 하지만 짧은 경험을 봐도 어려운 발검음에 이득이 있어야 즐거워지는 법이니까.
9월 28일부터 시작된 ?_blank"조선후기조각전"
도자기나 민화..유물 등은 많이 봐았어도 나무로..돌로 만든 조각품은 생소한 편이었다.
미륵불이나 좌상등이야 그렇게 새로울 건 없었지만 꼭두라는 이름이 붙여진 조각들은 나무인형처럼 귀엽고 단순한 색상만으로도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두상이 비교적 크게 제작되었다는 불상도 있고, 돌로 조각된 불상으로 섬세하다는 불상도 있고..나무같지 않은데도 나무로 제작한 후 도금을 한것이라는 등의 설명을 읽으면서..얘기해주면서 보고 같이 다양한 불상의 포즈를 흉내내면서 재미있게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품을 감상 한다는것이 그리 지루하고 휙휙 지나치기만 할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자세히 살펴보면서 조금씩 다른 포즈에 대해 뭐가 다른지 질문도 해보고 흉내도 내보도 돌이며..나무며..금이며..얘기해주면서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동자상 머리가 현지가 예전에 머리 묶었던 것처럼 되어 있다든지..손에 무얼 들고 있지? 붓이네..슬쩍 작품설명도 보면서 동자상이 얌전하고 다소곳하지..얘기해주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다른 얘기까지 해준다.
몇개 정도의 동자상과 동녀상을 보면서 오빠, 언니까지 구별도 하고 빨갛게 옷을 입었네..하며 공통점도 찾아내기도 한다.
표범을 돌고 있는 동녀상을 보면서는 "엄마 뭐 먹는거지?" "뭘 먹어? 표범은 먹는거 아니잖아.." "언니가 뭐 먹고 있잖아" 보니까 언니의 입모양이 미소를 띄우는 듯 약간 안으로 들어가 있는 걸 보더니 언니가 뭘 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난 전체적으로만 보느라 표정이 어떤지..그런건 못보고 지나쳤는데.
꽃살문에 새겨진 꽃 모양은 서로 다른데 새들이 모두 세마리길래 설명을 얼른 봤더니 같은 모란꽃을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그렸다는 설명이 있었다.
들고있던 사탕케이스를 위에서..옆에서..아래에서 보여주면서 보는 위치에 따라 같은 사물이라도 다르게 보인다며 이것도 모란꽃을 옆에서 볼때..위에서 볼때..밑에서 볼때..다른 곳에서 보고 그려서 똑같은 그림이 다르게 표현된 것이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입을 벌리고 금방이라도 뛰어들듯한 "사자형법고대"는 무서웠는지 저리로 자꾸 가자고 하더니 똑같은 작품인데도 가만히 서있고 입까지다문 걸 보면서는 "이건 착한 사자지. 저건 무섭지" 그런다.
"상형좌대"는 고개를 우리쪽으로 돌리고 있었을 때에는 멧돼지인가..싶었는데 설명에 코끼리라기에 다른 쪽에서 봤더니 코끼리였다.
보는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네..
"목어"는 장승촌에 갔을때 보았던 것과 너무도 닮아서 반가웠다. 용인줄 알았는데 목어였다. 하긴..몸통은 물고기 같았지. 근데 여의주는 왜 물고 있는걸까..
용의 머리 두개 중 하나는 물고기를 물고 있었다. 왠지 거대하고 전설의 용이 물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물속에서 사니 물고기를 먹었겠지..하는 생각도 든다.
두꺼비 모양의 연적을 보더니 갑자가 "두껍아..두껍아..헌집줄께.."그러면서 노래를 하는 바람에 눈치까지 살펴야했다.
역시 아이는 아이인가보다.
동물들을 형상화한 작품들 앞에서는 동물 이름 맞추기..게임이라도 하듯 재미있어하니 말이다.
코끼리..사자는 물론 거북, 물고기, 두꺼비..꼬꼬닭까지.
해태나 봉황..이런건 모르니 말은 못하고..용을 탄 꼭두를보면서는 악어를 타고 있댄다.
무덤앞에서 사자를 지켜주는 신상의 일종이라는 벅수들을 보면서 갑자가 카달로그를 꺼내들고는 드디어 현지의 "똑같네.." 타령을 시작하더니 이내 전시실 전체를 돌아다니며 "이건 이거랑 똑같은거야..이건 저기있으니까 가보자" 그러면서 오히려 날 데리고 다닌다.
"잡상"이라는 것을 볼땐 잡상이니 카달로그에는 안나와 있겠지..그랬더니 그전에 다른거찾으면서 본게 생각이 났던지 "아니야, 봤던거야. 내가 찾아줄께"그러면서 금새 찾아서 "봐, 똑같지?" 그런다.
천천히..자세하고 재미있게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현지가 스스로 찾아보고 얘기하고 능동적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10분정도 지난 7시에 마티아스 목관 5중주단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플루트..클라리넷..호른..바순..오보에" 이렇게 빙 둘러서서 하이든의 변주곡(제목이 뭐더라..)을 시작으로 쿠프랭의 무덤..오페라 마술피리..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그림 중 7곡(1.2.3.4.5.7.10)이 연주되었다. 마지막 앵콜곡까지..
나중에 집에와서 찾아 들어보려고 열심히 연주전에 들려주는 해설을 받아적었더니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마술피리를 제외하곤 잘 모르겠지만 현지가 볼펜을 쥐어들고 피리를 부는 흉내를 내면서 연주를 따라하기도 하고 카달로그의 사진을 보면서 같은 악기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보람을 느낀다.
?_blank"아빠..저거 지우개문인데 나쁜사람을 무서운데로 데려가는거야"
잊지않고 아는체 해주는 것도 고맙고..
"지옥의 문"을 아무리 강조해도 결국엔 지우개 문이다.
하프를 직접 본적이 없는 현지를 위해 11월 초가 되면 하프연주를 보러 이곳에 다시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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