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2학년 중간고사가 끝이 났어요.
작년에는 일도 하고 있었고 저도 정신이 없는 기간이어서, 아이 가장 중요한 중학교 첫 시험에 닦달만 했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네요.
초등 때 기억 때문에 기대치도 높았고, 내신에 대해 좀 가볍게 생각했었답니다.
넘 용감했죠.
올 들어 우리 딸은 무서운 중 2이임에도 너무 착실하게 지내주고 있어요.
작년에 미리 왔던 중2 전반전을 세게 치르고 나니 아이도 저도 내려놓을 부분을 내려놓고, 좀 더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보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어제 저는 중간고사 학부모 감독을 처음 했답니다.
둘째 초등 첫 현장학습이 잡혀 있던 터라 5시부터 일어나 도시락 싸고, 애들 보내고 부랴부랴 학교로 향했죠.
시험 치르는 건 딸인데 제가 어찌나 떨리던지...심심하고 지루할까 걱정했던 건
OMR 카드에 확인 도장도 찍어주고, 서술형 답지도 나눠주고, 아이들 화이트를 사용 못하니, 일일이 답지를 교환해서 폐기하고 안 보이는 그림 확대한 것도 원하는 아이들에게 개인적으로 보여줘야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둘째날은 한문, 기가, 과학이었는데 과학 서술형 답지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아무리 서술형 70%이상이라고 해도 A4용지 앞뒤에 꽉 적어야 하는 지는 몰랐거든요. OMR은 OMR대로 서술형 답지는 서술형대로 내야 하니, 마음이 무거웠어요.
게다가 볼펜으로만 기재해야 하니 마지막에 10분 두고 서술형 답지 바꾸는 아이 보니 제가 다 조마조마 하더라구요.
물론 속바지를 저에게까지 보여주던 쩍벌녀, 머리 빗기 삼매경녀, 남들 5분도 안 남는 과학 10분만에 하고 자는 포기남, 처음부터 엎드려 있어서 시험을 치고 있는지 계속 신경쓰이게 했던 엎드려남, 교복치마입고 한쪽 다리 양반다리한 후 덜덜 떨기 신공녀, 멀쩡한 샤프 분해해서 뚝뚝 부러뜨려 다른 샤프와 조합하던 분해남, 책상과 시험지에 그림으로 도배하던 시험때만화가녀 등은 다른 반에도 많았다고 하네요.
오늘은 첫 시간, 과학 수행에 렌즈와 거울 빛 투과 그리기, 그리고 2,3교시 수학 객관식 및 서술형, 마지막 영어 시험이었는데, 예전에는 마지막 시험날 무지 편안했던 오전이 엄청 긴장됨 속에 보내게 되었답니다. 시험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 그저 답지 바꾸지 않고 아는 거 다 적어오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나 과학, 국어 등도 요즘은 중등 난이도가 얼마나 높은지 몰라요.
우리는 이런 거 고등학교 때 했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고등학교 가면 얼마나 더 어려운 걸 배우는지...
방금 시험 마치고 친구들과 빙수먹으러 간 딸에게 답지 안 바꾸고 잘 썼냐 하나만 물어 봤네요.
전화를 두 번이나 안 받길래 문자도 '더운데, 옷 갈아 입고 놀러가지?' 요렇게 보내구요.
작은 일에 감사하는 법을 아이들을 통해서 배우게 되네요.
연휴 첫 날인데, 날씨가 너무 좋아요.
아이들과 야외에서 햇살 받으면, 좋은 하루 되시길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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