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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8일]
현지아빠 옷 바꿀게 있어서 백화점에 갔더니 휴점이었다.
겨우 시간내서 왔는데 노는날이라니..기가 막혔지만 롯데월드라도 가서 놀다가야지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았다.
입구쪽에 누에체험전이니,세계화폐전이 열리고 있다길래 잘됐다 싶었다.
우선 4층인 민속박물관으로 올라가서 "히말라야 사진전"을 둘러보았다.
눈덮힌 히말라야 산을 보며 "와, 눈이다..눈속에 꽃이 피었네..에델바이스~~"그러면서 똑같은 그림도 찾아보다가 민속박물관에 들어갔다. 마침 국민카드 회원은 공짜라기에..
공룡뼈를 보자마자 기겁을 하더니 공룡이 괴성을 지르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더니 울면서 안들어간댄다.
결국엔 안고 들어가서 "하나도 안무서워" 해보랬더니 "그래도 무서워" 그런다. "현지야 저거 봐, 공룡이 알에서 나오네? 현지 타조알 봤지. 타조알보다 더 크다. 공룡도 알에서 나오는구나..신기하지?"
그러면서 무서움을 잊게 해주려고 했는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보더니 또 멈찟한다.
아주아주 옛날 사람의 조상이라고 얘기해준 후 점점 더 나아지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돌로, 나무로 멧돼지를 잡는 모습과 동굴에서 사는 모습, 움집에서 살게 되는 모습을 보았다.
"아주아주 옛날 사람들은 동굴에서 살았대. 저렇게 동굴에다 그림도 그리고..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짚으로 만든 움집에서 사네."
"현지는 아파트에서 사는데.."대꾸도 하고.
"돌멩이와 나무로 동물을 잡다가 이젠 돌을 뾰족하게 갈아서 사용했네. 이건 청동으로 무기를 만든거야"
설명해주기도 쉽고 조금씩 움직이는 사람인형이 실감도 나서인지 아주 잘 듣고 유심히 쳐다봤다.
고구려, 백제, 신라관에서는 비슷비슷한 것이 뭐가뭔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그저 저건 빗살무늬토기야..저건 거울이야..저건 왕이 입던 옷이야..등등 간단하게 보면서 지나쳤다.
한국 장도의 아름다움전도 그 안에 있어서 지나면서 세계의 칼도 양념삼아 보고 현지가 "언니가 춤추고 있어"하는 여인의 옷에 찬 은장도도 알려주면서 살펴봤다.
옛날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물건들은 책에서..어디선가 자주 본 것들일 수도 있어서인지 그다지 호기심 어린 눈빛은 보지 못했지만 직접 지게나 멍석을 만져보는 건 재미있던 모양이다.
민속박물관을 나와 저자거리를 돌아가니 누에체험전을 하는 곳이 나왔다. 징그러운거 엄청 싫어하는 엄마임에도 아이를 위해..
누에 알부터 아주 작은 1령누에? 애벌레였던가..아주 작은 누에애벌레부터 뽕나무잎을 먹고 점점 커져가는 애벌레..아래에서 유리를 통해서 보다가 위에서 보여주려고 고개를 들었다가 바로 위까지 기어서 올라온 누에애벌레때문에 온몸에 소름이 돋기까지 했다. 정말 깜짝 놀라서 현지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
큰 애벌레가 된 후 고치를 만드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인사동에서 본 꿀타래가 떠올랐다. 그리고 누에고치에서 누에나방이 나온 모습까지 직접 보니 징그럽긴 했지만 누에가 뽕나무 잎을 먹고 자란다는 것과 고치에서 누에나방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뽕나무잎을 알려주려고 동시책에서 읽어준 뽕나무가 방귀를 뽕~ 하는 얘기를 해주면서 같은 뽕나무라고 얘기해주었더니 알아듣는다.
옆에서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만드는 모습도 직접 보여주는 할머니가 계셨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로 만든 양말, 옷 등을 보여주면서 왕할머니가 자주 입는 옷도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로 만든 것이라고도 알려주고...
층계를 내려오니 세계화페전이 열리고 있었다.
지갑에서 만원짜리와 천원짜리를 꺼내 보여주면서 우리나라 돈과 다른 나라의 돈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 예전에 쓰이던 돈도 보여주니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안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외국 지폐나 동전과 비슷한 걸 보더니 "엄마, 이건 집에 똑같은거 있는거지?" 그런다.
화폐전은 그 돈이 다 그돈 같아서 재미가 없었나보다.
그저 롯데월드에서 슝슝 날아다니는 기구나 열차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회전목마를 보더니 지금껏 한번도 타보자고 안하고 타자고 해도 절대 안탄다고 하더니 이젠 나서서 "엄마, 저거 타고싶어요.."그런다.
아이와 처음으로 회전목마를 타봤다.
흥겨운 음악소리와 함께 긴다리 피에로가 보여서 얼른 달려가보니 재미있는 퍼레이드가 진행중이었다.
고양이와 가시만 남은 생선.
오리언니들의 악기 연주와 꽃모양 언니들과의 춤. 현지도 나가서 언니들과 손을 잡고 자랑이라도 하듯 나를 쳐다보면서 빙글빙글 돌면서 놀았다.
별풍선 타령을 해서 하나 사주었더니 그거 하나로도 잘 논다.
가면은 가면몬, 별은 별님몬, 달은 달님몬, 달이 가면 쓴 것을 보더니 달님몬이 아니고 숨겨몬이라고 하고..파워디지몬백과사전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아서인지 어린이집에서 받은 영향인지 디지몬사탕에 디지몬껌만 사려하더니 이젠 이름도 붙여서 논다.
누에체험전도 아주 단촐한 전시였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경험이었고 하나하나 보진 못했지만 세계화폐전도 각국의 돈이 다르다는 것도..시대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민속박물관에서의 왕건오빠, 난정이..하면서 봤던 것들도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다 기억하길 꼭 바라는 건 아니니 잊어도 상관없지. 나중에 얼마든지 와서 다시보면 되니까..
현지가 말하는 "난정이 집"을 보면서 "엄마,옛날 사람들이 난정이지. 난정이가 이런데서 살았지"하며 또 한번 나를 웃음짓게 한다.
이렇게 엉뚱하지만 이해하려는 현지의 말 하나하나가 피로를 잊게 해주는것 같다.
돌아오는 길 요즘 한참 CF에 나오는 홀맨을 봤다. 두마리씩이나..
홀맨과 인사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고..
"엄마 저거저거..저거 똑같은거야. 현지 봤던거야.."
TV에서 보면서 재미있게 생겼네..하며 많이 웃었는데 진짜로 보니 짧달막한 것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손도 안올라가서 "안녕" 인사도 간당간당하니 더 귀엽다.
"홀맨 사이좋게 지내자.."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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