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답이 얼른 생각나지 않았다.
외가에서 크던 다섯 살 무렵이었다. 할아버지께 아침 신문을 가져다 드리면 기특하다고 칭찬을 받았다. 그게 좋아 나는 다른 식구가 신문을 먼저 가져다 놓으면 얼른 대문 쪽에 도로 가져다 두었다가 내가 집어온 양 하고는 했다. 이제와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칭찬 받고 컸더라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은 해본다. 잘하는 것은 놔두고 늘 부족함만 지적하셨던 아버지의, 당신 나름의 교육 방식이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오래 전, 어느 학부모의 경험담을 읽으며 나도 배워야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자기 아들이 글씨를 너무 못쓰고 성의 없이 아무렇게나 휘갈겨 늘 야단을 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혼을 내도 고쳐지지가 않다가 어느 날 방법을 바꿔 ‘글씨가 어느새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훨씬 잘 쓰게 되어 깜짝 놀랐다’며 약간의 과장을 섞어 칭찬을 해주었더니 놀랍게도 그 이후로 글씨가 하루하루 나아지더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잘한다고 하면 아이들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심지어 너무 과해지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딸아이의 모자람이 보일 때마다 어떻게 해야 그 단점을 고쳐줄 수, 아니 스스로 고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어제보다 조금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모자람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가 중요한 것이지 모자란 점을 다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단점을 고쳐주기 위해 자꾸 잔소리와 싫은 소리를 하다보면 아이는 그만 부모와의 대화창을 닫아버리고 만다. 엄마는 그저 잔소리꾼일 뿐인 것이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지 않는가.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어떤 칭찬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일단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부터 참아보기를 권한다. 바뀌었으면 하는 방향에 맞는 적절한 격려의 말들을 찾아보자.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리 아인 말이 없고 소극적이라 걱정이에요” 라고 말할 때마다 더욱 더 말이 없고 남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아이가 된다. 엄마는 고쳤으면 해서 한 말인데 아이 머릿속에는 부정적인 자기암시가 되어 스스로를 자꾸 그렇게만 보게 되는 모양이다.
‘너는 무대 체질이야, 멍석 깔아주면 더 잘하잖아’라는 격려를 수 없이 듣는 동안 처음에는 별로 안 믿던 아이가 ‘진짜 그런가?’ 하며 차츰 변하는 것을 보았다. 연습 때는 멀쩡히 잘하다가 사람들 앞에만 서면 긴장하는 것 같아 쓴 방법이었다. 지난번에 비해 좋아졌음을 구체적인 예를 들며 칭찬해 주니 바라던 결과가 조금씩 따라왔다. 실전에 강한 아이를 만들고 싶은 분들 한 번 써보시길 추천한다. 단, 효과적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방법 역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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