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국어선생님은 신비로운 여성이었던 겄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백색 피부, 표정 없는 듯 예쁜 얼굴에 날렵한 몸매를 가진 분이었는데
철학적 사고, 사회에 대한 냉철한 시각 뿐 아니라 문학적 감성이 좔좔 넘치는 여성이었다.
참, 신비롭다고 했지? 신비로운 이유는? 검정색 옷만 입었기 때문.
사시사철, 치마고 바지고 뭐고 무조건 몸에 붙이는 건 모두 검정색만 고수했다.
그 검정신비국어샘을 예의 반장사태 후 반장이 된 그 애가 무지무지 좋아했다.
(하긴 반장사태는 무슨... 나만 망신당한 일이고 향후 이야기에 그 사태는 아무 관련이 없음)
국어 수업이 끝나고 나면 반장은 선생님의 말씀을 복기하면서 감탄을 연발했다.
그런데 나는 왠지 그 선생님과 궁합이 잘 안 맞았다. 일단 너무 특이하셔서 불편했고,
그리 고상한 양반이 동료 교사 흉을 교실에서 하는 등 나는 흠잡고 싶은 구석이 많았다.
한번은 교과서를 읽다가 주제와 관련해 어떤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시는데
암만 들어도 시대적으로 맞지가 않았다. 내가 갸우뚱 동의하지 않는 표정을 짓자
선생님은 부반장 너 왜 그런 표정을 짓냐며 일어서서 생각을 똑바로 말하라고 하셨다.
정말로 나의 태도가 궁금하다거나, 교사로서의 주문이라기 보다 기분이 언짢아 내리는 명령.
"여차여차하니 선생님 말씀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나는 예나지금이나 좋은 언변으로 떠들었고
선생님은 따져 보시고 본인이 착각하셨노라고 인정. 그러나 나를 칭찬하지는 않으셨다.
수업을 마치고 반장은 내게 다가와, "너 좋겠다, 선생님이 네가 뛰어나다는 걸 아셨잖냐,
너는 국어 공부를 미리미리 예습해오냐, 나도 그럴 걸 그랬다." 하면서 진심 부러워했다.
시큰둥.... 나는 국어샘께 잘 보일 마음도 없었고 예습한 것도 아니었다. 시큰둥 2...
아무튼 이후로도 국어시간에 나의 명민함은 몇 번 더 드러났다.
육십갑자를 헷갈리는 선생님 대신해 외우거나, 한자를 짚어드리는 등.
(자, 이렇게 하면 내가 공부를 제일 못한 반장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듯 해도
결국은 나도 공부를 잘 하는 똑똑한 아이였다는 게 전달됐겠지? 흐음...)
그렇게 멋지고도 신비로운 국어선생님이 어느 날 결혼을 한다고 하셨다.
왠지 독신으로 계실 것만 같았던 선생님의 결혼은 교내의 큰 화제였고
그 신랑될 남자가 누구인지 사춘기 소녀들은 상상을 내뿜었다. 틀림없이 멋진 남자겠지.
검정옷을 그날 만은 안 입으시겠지, 웨딩 드레스 입은 모습은 어떨까나 등등...
아, 그런데 그 남자가 어떤 이인지 나만 알게 되는 사건이 생겨부렀다.
3탄은 개봉박두!


쑥쑥몰
체험이벤트















SP 5기 A반 숙제검사 ~#80번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