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웃긴 제목인데 준준맘 김치 생산 사건에 붙여 떠올라서 씁니다.
옛날 옛적 난생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올망졸망 한국인들이 모여살았습니다.
지리적으로 떨어져 살아도 당시 한국인들이 많지 않아 서로 의지하고,
모이고 나눠 먹고 사는 풍토 속에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여성들은 유학생 남편을 둔 분과 교환교수 사모님으로 나뉩디다.
저는 묘하게도 나이는 유학생 부인들과 같았는데 신분은 교환교수 마누라.
아이 초등1년 때는 제가 공부한거였고, 처음에는 애 세살 때 남편 따라 갔었거든요.
그 때는 유학생들이 교환교수들의 정착을 도와주는 미풍양속이 있었어요.
분위기를 보니 유학생 부인들은 절약의 지혜를 아는 살림꾼들이었습니다.
그 부인들은 와서 얼마 지나면 김치를 담습니다. 동양장이 멀고 또 김치가 비싸서요.
그에 반해 교환교수 사모님들은 여유가 있어서인지 김치를 사다 먹습니다.
저도 김치를 못 담았어요. 그 때 한 마디 했다가 동갑내기 유학생 부인한테 한방 쾅!
무슨 뜻이냐면, 왠지 김치를 담근다 = 가사일에 매달린다 = 중노동을 한다,
그러면 '김치 담아주는 사람이 없다'가 되고 무엔가 쓸쓸하게 들립니다.
그러면 "오우, 난 김치를 할 줄 몰라요". = "난 도우미 아주머니가 살림하는 귀족여용"
천박해서 그런가 저는 그런 의미로 유학생 부인들한테 김치 안 해봤다고 했지요.
그랬다가, "여기 오는 여자들 중 한국에서 김치 담다가 오는 사람 없거든요." 한방 쾅!
아차 싶었어요. 그 뒤로 새로 오는 여성들을 보니 하나 같이 김치 못한다고 해요.
그런데 두 세달 만 지나면 김치 값으로 달러를 쓰는 게 아까워 모두 김치를 담습니다.
수 년 간 김치를 사먹는 사람은 입 맛이 무난해서 맛없는 김치를 그냥 먹거나,
정말로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김치 한통에 몇 십달러씩 쓸 수 있는 집이었어요.
혹시나 해서 물어봐유. 난 호기심 많고 남 일 궁금한 노친네잖유.
여러분, 김치 못 담는 거 그런 노동에 들이는 내 시간이 아까워서여요,
아니면 그런 막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불쌍한 여인네로 안 보일라고 하는 거여요?
아니면 진짜루 요리하는 게 싫어서여요? 알어요, 알어. 진짜로 시간이 없죠?
그런데요, 김치 독립 운동 못하면 평생 그 짜고 성분 모르는 김치를 사잡숴야 해요.
제 숙모님은 평생 도우미랑 사셨는데 편찮으신 외삼촌이 옛 반찬을 그리워하세요.
그런데 김치 커녕 하다 못해 멸치 볶음도 못 하세요. 요즘 반찬해 주는 아주머니 없고,
사다 먹는 건 너무 달고 짜서 식사를 못 하시는 구순의 외삼촌.
가끔 저희 제 엄마가 반찬을 보내는데 일전에는 반찬을 받고 두 부부가 우셨대요.
해 비치는 베란다에 장독 진열하고, 각종 장아찌 담느라 분주한 엄마를 보면서
저게 바로 식사독립일세, 누가 해다 주지 않아도 내 손으로!
젊은 엄마 여러분, 김치 담기, 반찬 맹글기 살살 도전하시라요. 식탁 독립하시라요!

작성완료 클릭할라다....실눈을 뜨고 몇 줄 더 씀.
"저 여자, 점점 노인네네. 저 집 며느리 큰일 났다." 생각하는 사람 분명 있다.
우히히... 제 아들은 김치 안 먹어유! 별 짓을 다해도 안 먹어서 포기했슈.
"아가, 너 힘들까봐 내가 니 남편 김치 안 먹게 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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