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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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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독립운동

  • 홍박샘
  • |
  • 2014-11-03
21

좀 웃긴 제목인데 준준맘 김치 생산 사건에 붙여 떠올라서 씁니다.

옛날 옛적 난생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올망졸망 한국인들이 모여살았습니다. 

지리적으로 떨어져 살아도 당시 한국인들이 많지 않아 서로 의지하고,

모이고 나눠 먹고 사는 풍토 속에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여성들은 유학생 남편을 둔 분과 교환교수 사모님으로  나뉩디다.

저는 묘하게도 나이는 유학생 부인들과 같았는데 신분은 교환교수 마누라.

아이 초등1년 때는 제가 공부한거였고, 처음에는 애 세살 때 남편 따라 갔었거든요.

그 때는 유학생들이 교환교수들의 정착을 도와주는 미풍양속이 있었어요.

 

분위기를 보니 유학생 부인들은 절약의 지혜를 아는 살림꾼들이었습니다. 

그 부인들은 와서 얼마 지나면 김치를 담습니다. 동양장이 멀고 또 김치가 비싸서요.

그에 반해 교환교수 사모님들은 여유가 있어서인지 김치를 사다 먹습니다.

저도 김치를 못 담았어요. 그 때 한 마디 했다가 동갑내기 유학생 부인한테 한방 쾅!

 

무슨 뜻이냐면, 왠지 김치를 담근다 = 가사일에 매달린다 = 중노동을 한다,

그러면 '김치 담아주는 사람이 없다'가 되고 무엔가 쓸쓸하게 들립니다.

그러면 "오우, 난 김치를 할 줄 몰라요". = "난 도우미 아주머니가 살림하는 귀족여용"

천박해서 그런가 저는 그런 의미로 유학생 부인들한테 김치 안 해봤다고 했지요.

그랬다가, "여기 오는 여자들 중 한국에서 김치 담다가 오는 사람 없거든요." 한방 쾅!

 

아차 싶었어요. 그 뒤로 새로 오는 여성들을 보니 하나 같이 김치 못한다고 해요.

그런데 두 세달 만 지나면 김치 값으로 달러를 쓰는 게 아까워 모두 김치를 담습니다.

수 년 간 김치를 사먹는 사람은 입 맛이 무난해서 맛없는 김치를 그냥 먹거나,

정말로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김치 한통에 몇 십달러씩 쓸 수 있는 집이었어요.

 

혹시나 해서 물어봐유. 난 호기심 많고 남 일 궁금한 노친네잖유.

여러분, 김치 못 담는 거 그런 노동에 들이는 내 시간이 아까워서여요,

아니면 그런 막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불쌍한 여인네로 안 보일라고 하는 거여요?

아니면 진짜루 요리하는 게 싫어서여요? 알어요, 알어. 진짜로 시간이 없죠?

그런데요, 김치 독립 운동 못하면 평생 그 짜고 성분 모르는 김치를 사잡숴야 해요.

 

제 숙모님은 평생 도우미랑 사셨는데 편찮으신 외삼촌이 옛 반찬을 그리워하세요.

그런데 김치 커녕 하다 못해 멸치 볶음도 못 하세요. 요즘 반찬해 주는 아주머니 없고,

사다 먹는 건 너무 달고 짜서 식사를 못 하시는 구순의 외삼촌.

가끔 저희 제 엄마가 반찬을 보내는데 일전에는 반찬을 받고 두 부부가 우셨대요.

해 비치는 베란다에 장독 진열하고, 각종 장아찌 담느라 분주한 엄마를 보면서

저게 바로 식사독립일세, 누가 해다 주지 않아도 내 손으로!

젊은 엄마 여러분, 김치 담기, 반찬 맹글기 살살 도전하시라요. 식탁 독립하시라요!

 

 

작성완료 클릭할라다....실눈을 뜨고 몇 줄 더 씀.

"저 여자, 점점 노인네네. 저 집 며느리 큰일 났다." 생각하는 사람 분명 있다.

우히히... 제 아들은 김치 안 먹어유! 별 짓을 다해도 안 먹어서 포기했슈.

"아가, 너 힘들까봐 내가 니 남편 김치 안 먹게 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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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서맘
  • |
  • 2014-11-05 17:25
답댓글

저는 제가 만들어서 먹어요..

만들어주신다고 해도 저는 이제는 제가 김치 담가서 드린다고 하죠..~~

 

제가 담가서 먹는 것이 맘도 편하고,제 입맛에도 맞고.

무엇보다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니께 나누어 드릴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더라구요..^^

이번 김장도 담가서 나눠드릴거예요..

 

식탁독립....아무리 바쁘다 해도 독립하시는것이 좋다는 것에 저 역시 한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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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veya
  • |
  • 2014-11-05 11:07
답댓글

박사님 말씀 듣고 반성아닌 반성을 해봅니다.

사실 저는 엄마와 함께 삽니다.

아이들의 육아를 엄마에게 전담하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아침에 7시에 출근해서 저녁 8시 30분이 되어야 갈수 있는 먼곳으로 출퇴근을 한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하면서

주말에만 요리를 하는 불량주부이죠.. 아주 초간단 요리만 합니다.

한번은 인터넷을 뒤져서 한 요리가 맛이없어서 그 담부터는 잘하는 요리만 골라서 번갈아가며 합니다.

김치는 신랑이 젓갈 들어간 김치를 먹지 않는 관계로 어머님이 양념 해주시면 저희는 버무려서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기만 하고요.

이 생활도 곧 독립할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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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carrot
  • |
  • 2014-11-04 17:18
답댓글

ㅋㅋㅋ 저희 아들도 김치 안먹어요~

식탁에 김치 올라오면 냄새가 별로라구... ^^;;

저도 사실 김치 안먹었었는데, 엄마와 분가하여 살다보니 김치 담아 먹네요~

아무래도 맛본 가락이 있어 처음하는 김치인데도 엄마김치 맛이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하시는 분들은 엄마김치의 기억을 동원해서 만드시면 될듯 합니다~ㅎㅎ

박사님의 며느리사랑~ ㅎㅎㅎ 며느리도 없는데 벌써부터~ㅍㅎㅎ

박사님의 며느리사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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