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 보세요. 어느 날 6살이된 우리 아이가 하루종일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영어 동화책을 하루에 20권씩 읽고, 매일 2시간씩 영어 DVD를 보게 된다면? 그것도 모자라서 영어동화책을 더 읽어달라고 애원을 하게 된다면?
저도 처음에는 엄마표 영어의 효과를 반신반의했었습니다. 그런데 제딸 희진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자 엄마표 영어 신봉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몇 일 전에는 제가 몸살이나서 기침을 했더니 희진이가 원어민 같은 발음으로 “God Bless You!”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찡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기침을 하면 “God Bless You!”한다는 것을 책을 보고 알았거든요. 그런데 희진이는 맥스 앤 루비 DVD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했다는 겁니다. 요즘에는 “swipe means~”라면서 책에서 나온 표현이 있으면 저한테 가르쳐 줍니다.
이쯤 되면 “그건 댁의 딸이 언어에 재능이 있나 보죠…” 또는 “지금 댁의 딸이 잘났다고 자랑하는 거에요? 댁의 딸 보다 잘하는 애들이 쎄고 쎘걸랑요.” 또는 “그건 댁이 영어가 되니까 가능한 거지 직장맘들 한테는 그림의 떡인 것 같군요.”라고 생각하시는 엄마 회원님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희진이는 영어 학습을 하는데 너무 약점이 많은 아이입니다. 일단 주의가 산만해서 집중을 잘 하지 못합니다.
본인이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억지로 시키면 정말 건성으로 대강대강 해서 엄마를 빡치게 만듭니다.
창피한 일이지만 희진이는 알파벳도 곧잘 잊어버리고, 3인칭 동사를 구별을 잘 못합니다. She has~를 She have~라고 하는 식이죠. 또한 She와 he 자체를 헷갈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진이가 영어를 엄청 좋아하고 평균 이상의 output를 보이는(저의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이유는 3가지입니다.
첫째, 영어 동화책, DVD, 영어보드 게임 등 모든 활동의 선택을 희진이에게 맡깁니다. 한번도 엄마나 아빠가 먼저 나서서 “이 책을 읽어볼까?” 또는 “ 이책을 읽자.”라고 말해본 적이 없습니다. 희진이는 자신이 선택한 책, DVD, 활동이라서 그런지 항상 즐거워합니다.
둘째, 철저하게 영어 놀이만 합니다.부모 입장에서는 학습을 시키고 싶어하지만 아이는 놀고 싶어합니다. 학습은 반복을 통한 암기와 평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희진이는 영어를 놀이로 인식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지치지 않고 계속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학습 활동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 단어의 발음을 엉터리로 한다든지, 문법적 오류가 계속된다든지 할 경우, 수정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도 아이는 항상 그 과정 자체를 놀이로 인식하도록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희진이가 HE와 SHE 를 헷갈려 하면 엄마를 가리키면서 She, 저를 가리키면서 He, 우리집 강아지 봉봉이를 가리키면서 She라고 반복해서 말해줍니다. 그 다음에는 엄마를 가리키면서 “She or He?”라고 게임처럼 확인을 합니다.
게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책을 읽어줄 때도 처음부터 20권을읽는 게 아니라 “오늘 몇 권 읽어줄까?”라고 물어봅니다. 그럼 대부분 경우 희진이는 “Five books, please.”라고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점점 흥정 하듯이 늘어나서 20권도 읽어주게 되는 식입니다.
셋째, 하루에 특정 시간을 떼어내서 엄마나 아빠가 반드시 영어만 사용합니다. 저는 직장이 늦게 끝나서 매일 놀아주지 못하고 가끔 영어로 놀아주는데, 그때의 30분이 혼자 영어 하게 내버려두는 시간의 10배 이상 효과가 있습니다.
한글이 편해진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이 시간에는 영어를 해야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없으면 영어로 대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하루에 특정 시간은 English Time으로 정해 놓고 엄마와 아빠가 직접 영어로 놀아줄때 아이의 영어 실력은 ‘쑥쑥’ 자라납니다.
어떤 엄마 회원들은 “전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아이랑 영어로 놀아주나요? 댁은 영어가 되니까 그렇죠.”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 제가 희진이와 주고 받는 영어를 그야말로 유치찬란한 유아 영어일 뿐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중학교를 나왔다면 누구나 아이와 영어로 충분히 놀아줄 수 있습니다. 저랑 희진이랑 노는 영어 음성 파일을 참고하시라고 올려드리겠습니다.
즉흥적으로 희진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앨로이스 이야기를 해줬는데, 사실 내용은 유치찬란합니다. 희진이랑 놀때 엄마는 설거지 중이라서 '덜거럭' 소리를 배경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세요......-;)
정리하고 보니 엄마표 영어의 기본적인 사항이 되었습니다. 가을에 희진이를 데리고 ‘라바의 영어 체험전’에 데리고 갔을 때 만난 원어민 여자 선생님한테 희진이가 인상을 쓰면서 처음 한 말은 “I don’t want to play with you.”였습니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쑥스러워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경기 파주 영어마을에 갔을 때는 쿠킹 클래스에 갔지만 영어를 사용할 기회는 별로 없었습니다. 1시간 동안 강사 혼자 떠들고 아이들은 따라 하다가 끝났습니다.
청담 러닝에서 하는 에릭칼 영어 클래스에서도 책을 강사가 읽어주고 그림 그리고 공작 하다가 끝났습니다. 희진이가 말할 기회는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원어민을 직접 만나서 의사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엄마표 영어만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원어민과의 의사소통을 하는데 사용하는 도구라는 인식을 심어 준 게 최고의 소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한 지속적으로 원어민을 만나게 해줄 계획입니다.
결론적으로, 영어는 돈을 많이 들인다고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집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 동화책, DVD, 게임을 하면서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시고 무조건 칭찬해주세요. 아이가 영어를 놀이로 인식하게 되는 순간 게임은 끝나게 될 것입니다.
다만 영어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은 일찍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세부터 영어에 노출을 시켜주시기를 권고드립니다.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중학생, 고등학생이라도 방법은 똑같습니다. 저는 영국에서 고등학교 다니면서 영어 동화책 읽고, 영어 단편 소설, 영화 DVD 보면서 영어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글 읽어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 달아주시고 엄마 회원들의 “우리아인 이랬어요” 체험도 올려주세요. 내년에는 희진이랑 같이 영어로 노는 품앗이 모임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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