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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책 싫으면 공부?

  • 준준맘
  • |
  • 2015-03-09
18

유게에 글이 없으면 올릴까 하다가, 글이 많아서 안 올리려 했는데

밑에 몇 글 읽어보니 올리고 싶은 생각 들어 몇글자 쓰려합니다 ㅋㅋ.... ㅋㅋㅋ

괜한 선배의 잔소리 ㅋㅋㅋ



엊그제 도서관에 갔는데, 저쪽에 어떤 엄마가 작지 않은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계셨어요.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좀 있다가


'야~ 이거 읽어야지~! ( 책장에 가려 얼굴 안 보임)

너 이거 읽기 싫으면 공부해~!' 라는 겁니다.


- 저는 농담인 줄 알았어요. 속으로 '농담도 참~' 하고 있었는데...


좀 있다 보니 그 아이가 떡하니 문제집을 펴놓고 풀고 있는 거예요.

그때도 그런가보다 .. 했는데 (아이는 6세 정도 되어보였어요)


아는 집 4살 아이가 뽀로로 책을 보고 싶다고 해서, 본의 아이게 그 모자!가 있는 쪽으로

이동했는데, 엄마가 문제집을 푸는 아이를 무척이나 다그치고 있고,

아이는 익숙한 듯 다그침 당하며 대답하고 있었습니다.


'8 더하기 3은 뭐야!' '...... 11이요'

그다음 좀 어려운 문제 같았는데...

'이거... 답은 맞았는데 어떻게 푼거야, 알고 푼거야? 설명해봐'

'.... 이렇게... 저렇게 ... 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요런 식으로 여러 문제...

      - 아이 대답 보세요. 늘 하던 대로...분위기..



혹시라도 그 엄마가 보실까봐 무서워 안올릴까 했는데, 에이~ 보면 어때요.

여기에 뭐 아무것도 노출 안했잖아요. 그리고 전 그분 누군지 몰라요.

동네 분이겠죠....



근데 듣고 있는 제가 보기엔 분명히 아동학대 ... 분위기였어요.


그분은 자기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겠죠.

어찌 생각하면 몇년 전 내 모습 같기도 하고...

또 평소에는 따뜻하고 좋은 엄마인데 딱 그때 그 순간 그런 모습이 비추어졌을지도....


그런데 정말 이 순간의 이 모습 외국인이 본다면 우리나라 이상한 나라라고 할 것 같았어요.

최소한 우리는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유아 때 학습, 이렇게까지나 중요할까요? ㅠㅠ

게다가 집에서 하시지, 왜 도서관에까지 문제집을 싸들고 와서

분위기 이상하게 하시는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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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라도라
  • |
  • 2015-03-10 01:25
답댓글

하아...그 아이 너무 불쌍합니다. ㅜㅜ 외국 얘기하셔서...지금 독일 사는데 오늘 문득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어요.
살아 보니 이 사람들 "신경쓰는 지점"이 우리와 다른 것이 꽤 있는데요, 예컨대 이 나라는 체육 시간, 축구 클럽 시간에 비가 와도 그냥 진행해요. 폭우가 오지 않는 한요. 겨울에도 비 맞으면서 그냥... 물론 한국 보다 공기가 맑기도 하고, 겨울이 한국보다 춥진 않지요. 근데 중요한건 그 지점이 아니고요, 이 사람들 생각이, 비가 오든 춥든 좀 뛴다고 쉽게 병 나진 않는다, 더라고요. 그거 보면서 한국서 저렇게 시키면 애들 학대한다고들 생각텐데, 동시에 우리 나라에서 꼬맹이들 데리고 학습지 시키는거 보면 독일 사람들이 아동 학대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튼 그래서인지 독일 애들 체력이 장난 아니어요. 유전자 차이도 있겠지만...몸으론 못 싸우겠다 싶은 ㅜㅜ 아 그리고, 여기 애들은 매일 흙에서 잔디에서 딩굴고 뛰댕기고 건강하게 자라는데 우리 나라 아이들은 실내에, 학원에 갇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걱정이 돼요...
또 하나 깊이 생각해 본 거는요, 이 사람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엄하게 키워요. 예의, 공중도덕, 책임감 같은 쪽으론 국물도 없이 엄하게(그러나 매우 조용히, 속닥속닥...소리는 집안에서 몰래 지르나봐요. 그런 거겠죠? 설마 소리도 안 지르고 애를 키우진 않겠죠? ㅠㅠ) 가르치더라고요. 그런데 공부쪽으로는 그렇지가 않아요. 애가 싫으면 어쩔 수 없는...조바심도 덜 하고...물론 초3부터는 김나지움 입학때문에 성적에 신경 많이 쓰긴 하지만(4학년에 초등 마치고 김나지움이나 레알슐레로 진학) 절대 우리 나라 같지 않아요. 사회적으로 직종간 차별이 적은 것도 부모가 우아할 수 있는 데에 한몫 하겠구요.
사교육을 보면, 유치원생, 초등학생때부터 사교육 많이 하는데요, 수영, 미술, 뮤직스쿨, 생활체육, 발레, 댄스, 축구 등등 진짜 예체능 위주고, 가서 뭔 테크닉을 배우는지 진도가 어떤지 이런 데에 관심도 없어요. 어린 아이가 그런 경험을 하고 그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게 중요하지, 돈 들여 보내놨는데 뭐 배웠냐, 이런 마인드가 아니더라구요.
쓰다 보니 삼천포로...여튼 귀국이 얼마 안 남으니 더더욱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라는데, 경쟁에 밀리면 안 된다 하고, 근데 그 경쟁, 경쟁력이라는 게...솔직히 이런 식으론 세계 무대에서 명함도 못 내밀...우물도 아닌 샘물 안에서 우리끼리만 피 터지는 것 같고...어릴 때부터 쥐어짜서 심신이 지친 아이들이 뭘 얼마나 경쟁할 수 있을까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ㅠㅠ 심난하게 죄송해요. 이제 그만 줄이고 사라집니당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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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준맘
  • |
  • 2015-03-10 08:01
와우~ 독일 얘기 좀 더 해주세요. 이런 글 저는 너무 재미있어요~

제가 예전부터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는요, 우리 나라는 태교때부터 영어를 하네 뭘 하네 하면서 죽기 살기 늘어지는데 왜 노벨상이 하나도 안 나오는가? 하는 거예요.
노벨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하나의 지표는 될 거 같은데 좀 이상하다 이거죠.
이러저러해서, 뭐가 어쨌건 (우리 나라 사람으로서 우리 나라를 폄하하기는 싫지만) 전반적인 교육 특히 인성/학습에 대해 뭐가 대단히 잘못되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대인 교육에 관심도 많은 것이고요.

예전에 짜장면집 가서 축구를 보다가, 저랑 아이들이 정말 놀랬잖아요?
그건 체육시간은 아니고 무슨 프로 리그 같았는데, 굵은 빗줄기 속에서 축구를 하더라구요. 야~ 비 많이 온다~ 하고 보는데, 그 빗줄기가 눈으로 바뀌는 것이었어요.
눈이 그냥 오는 게 아니라 펑펑 오고,
축구공 굴러간 자리가 푸르게 남을 정도로(땅이 희게 뒤덮여서) 눈이 많이 오는데 경기를 그냥 하고, 사람들도 그냥 앉아서 보는 게 어찌나 이상하고 신기하던지요.

뭐 등등 해서.... 한도 끝도 없는 얘기겠죠..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신다니 그곳에서 본 교육이 눈앞에 아른거려 정말 심란하시겠어요.
이곳에 오면 또 이곳에 적응해야 하니...

저는 가능하면 제 마음대로 키워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사실 이건 보통 외로운 길이 아니랍니다..
작년까지 보내던 수학방을 때려치우고, 그만두는 비슷한 시기에 야구 과외(?) 를 시키기 시작했으니 저도 정신 나간 엄마 맞지요. 저는 어짜피 남자아이 둘을 키우기 때문에, '남자는 스포츠!'를 외칩니다.
과외비도 예체능 외에는 한푼도 쓰지 않아요. 공부는 자기가 똥줄 타면 하라고....

이러니 동네에서 저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겠어요? ㅋㅋ
여기 쑥쑥에는 많이 계시더라구요. 여기에서 소통하고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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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라도라
  • |
  • 2015-03-11 17:35
독일 얘기...더 드리고 싶은데 머릿속이 막 뒤죽박죽이에요. 제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한계가 있다보니 근거없이 일반화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국에 대해 막 애증이 폭발할 때면 너무 감정에 휩쓸려 편파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기도 하고...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하다 보면 다 자신이 없어지고 ㅎㅎㅎ 그렇습니다. 아, 근데 한국 기사나 여러 책들에서 독일에 대해 근거없이 미화하는게 많다는 것 하나는 확실해요. 초등 입학 전에는 문자 교육을 금지한다던가 하는 거요. 발도르프에 대한 과한 찬양도...여기선 발도르프가 대세가 아니에요. 거기 안 보내도 동네 유치원들 환경이 대개 자연친화적이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독일서 수입해 파는 각종 물품들도 독일에선 본 적도 없는게 부지기수...아...또 우울해지네요. 봄이 오고 있으니 다시 희망을 가져봅니다. 준준맘님 자주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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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시
  • |
  • 2015-03-09 22:15
답댓글

그분 쑥에 가입좀 시켜야 겠네요..
그럼 자기자신이 아이에게 무얼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고 아이를 다시한번 한발짝 물러서서 보게 될텐데요...
노파심인지... 그렇게 팍팍하게 정신적인 학대아닌학대를 당하고 커온 아이들이 저희아이들과
같이 살아가야하는 세대라는거 그게 걱정이되네요... 알게 모르게 그런분이 많다는거. 그렇게 커가는 아이들이 많다는거..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세상이 될지.그게 더 걱정이고 왠지 모르게 우울하다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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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준맘
  • |
  • 2015-03-09 22:18
제가 아는 한, 그런 사람은 자기가 잘못하는 지 몰라요.
제가 예전에 잘못할 때도 스스로는 몰랐던 것 같구요..

어쩌겠어요. 오랜 시간 지나 눈물 흘리며 알게 되는 수밖에...
정말 그 방법 밖에 없을지.. 정말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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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밀레
  • |
  • 2015-03-09 19:27
답댓글

아이 데리고 도서관에 가면 유난히 책보는 아이보다 문제집

푸는 아이들이 확실히 많더라구요

그것도 초등생들인데 ㅡㅡ;

우리 애는 그냥 책보러 갔는데 그거 보면서 저 혼자

아이들이 정말 안쓰러웠어요

 

저도 공부할때 우리 애 아동학대하고 있는건 아닌지 반성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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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준맘
  • |
  • 2015-03-09 22:16
아동학대...
저는 며칠전 먹기 싫다는 거 아이 억지로 먹으라고 다그치면서,
요새 세상엔 이렇게 해도 잡혀가는데... 하는 생각 했답니다..

뭐. 종이한장 차이이지요.
엄마의 사랑과 학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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