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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오로라공쥬
  • |
  • 2014-07-18
4

아이는 벌써 10분 동안이나 잠이 안 온다고 투덜거립니다.

잠도 안 오는데 자라고 한다고 칭얼대며 매트리스위에서 뒹굴뒹굴댑니다.

엄마가 재워줄테니 팔베게를 하고 누우라고 옆에 끌어와서 뉘입니다.

 

"엄마가 얘기하나 해줄께. 아마 금방 잠이 올거야."

 

아이는 잔뜩 기대를 하고 옆에 눕지만 엄마의 속셈은 따로 있습니다.

 

"옛날에 아인슈타인이라는 분이 살았었어. 그 분은 대단한 과학자였지.

그 분은 첨에 특수상대성이론이라는 것을 세상에 발표했지.

10년 뒤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 전에 말이야.

엄청난 이론에 세상이 떠들썩할 줄 알았지만 세상은 냉담했고,

특허국에서 특허를 심사하는 일을 계속하며 기다렸지만 세상은 그를 알아주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권위있는 유명한 학자가 편지를 보내서 관심을 보였고,

그로부터 아인슈타인은 세상에 알려진거야.

특수상대성이론이 대체 뭐길래 그런걸까?

먼저 특수하다는 것에 대해 말해줄께.

왜 특수하다고 말했냐면 그의 상대성이론이 특수한 상황에서만 보여지는 원리를 다뤄서그래.

특수한 상황이란 즉 등속운동을 할때를 말해.

등속운동이란 뭘까?

 '속도가 일정한 운동, 즉 속도의 크기와 방향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운동'이지.

크기와 방향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 상태인 등속도의 관성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특수상대성이론이야.

자 그러면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

 

정말 딱 여기까지만 말했는데 아이는 벌써 깊은 잠에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저도 딱 여기까지만 할 생각이었습니다.

어려운 상대성이론을 아이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할 재간도 없었고,

설명하려는 의도도 없었습니다.

이 어려운 얘기를 더도 덜도 말고 딱 5분만 하다보면 아이는 골치가 아프니

잠들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궁금해하고 관심있다면 녀석이 파고들어야 할 문제니까요.

물론 그곳에서 저는 함께 할 것입니다.

 

전날 밤은 '태양계'의 특징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미 여러번 했던 주제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설명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처음에는 태양계의 구성에 관해서만 간단하게 설명했고,

별과, 행성과 위성의 차이와 각 행성의 뚜렷한 특징에 대해서만 간간히 설명했습니다.

점점 깊이 들어가서 각 행성과 몇몇 위성의 특징을 아이가 말로 할 수 있도록 알려주었고,

각 행성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를 암기하고, 자전축의 각도까지 조심스레 들어갔습니다.

금성이 새벽에는 샛별이라고 불리지만 저녁에는 개밥바라기별이라고 불리는 것도 했고,

명왕성이 왜 퇴출되었는지도 같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는 눈이 초롱초롱해서 질문을 하고 모르는 것은 같이 책을 찾아보며 깊이 알아나갔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아이는 점점 더 궁금해 하고 정신은 맑아집니다.

전날 밤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더 이상 이 이야기로 아이를 재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주제를 바꾸어야 했던거지요.

 

쑥에 맨 처음 올린 글이 아마 '밤에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라는 거였어요.

밤새도록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와 빨이 재우라는 남편 사이에서

저는 불을 끄고 책 대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놀이터에서 지치도록 놀고 온 날은 밤에 일찍 잠이 들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가끔씩 이렇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예전에는 그리스로마신화나 전래동화같은 옛날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주로 과학이야기를 해줍니다.

어려운 과학이야기는 아이를 빠르게 잠으로 빠져들게 해줄것이고

익숙해진 과학이야기는 도서관에서 책으로 깊이가 더해집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보니 저도 조금씩 지식이 쌓아져갔고,

작은 지식은 궁금증을 유발하여 엄마도 과학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얼마전에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를 끝냈습니다.

 

우주의 구조

 

당췌 진도가 나지 않아 근 한달 이상은 붙잡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어렵다고 투덜거리는 저에게 남편은 말합니다.

 

"세계적 석학이 평생을 연구해 온 분야를 단 한권의 책으로 이해하려고 하지마.

모르면 모르는대로 책장을 넘기고 시간이 되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

그러면 그 때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도 조금은 이해가 될꺼야."

 

남편의 권유대로 진도를 나갔고, 결국은 끝을 보았습니다.

어려운 부분은 어려운대로 넘기고 흥미로운 부분은 재미있게 읽다보니

그 책을 읽기전에 어려웠던 다른 책들의 내용도 조금씩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곤 '우주의 구조'를 읽기 전에 읽었던 다른 과학책을 보았는데

그때는 그것이 어려웠는데 이제는 책이 술술 읽혀집니다.

 

빛의 물리학

 

완전 문과적 인간이라고 평생을 살아왔는데

이제는 소설이나 시보다도 과학책이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보시기엔 참 웃기실테지만

비전문가로서 과학에 대한 흥미는 남부럽지 않습니다.

 

아이를 시댁에 잠깐 맡기고 남편과 둘이 카페를 찾았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둘이 거실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얘기하곤 하는데

이 날은 야경이 아름다운 카페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당신은 같이 물리학을 공부하는 아내를 만난것을 어떻게 생각해?

만약 당신이 물리학에 관심이 없었다면,

밥벌이에도 상관이 없는 물리책을 들고 있는 아내를

이해해 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별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참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공동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아내가 있다는 건 참 좋은일 같아."

 

공동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은 분명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당췌 비슷한 구석이 없는 남편인데 어느 날 보면 비슷한 책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도 함께 말입니다.

요즘 아이와 함께 읽는 책들입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 태양계원자, 넌 도대체 뭐니?패러데이 박사님, 전기가 뭐죠?

 

원자와 태양계에 대해 공부하다가

아이가 갑자기 전기가 궁금하다고 해서

두 권의 책을 마치고 저 세번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세 권다 모두 다른 시리즈에 속해 있는 책들입니다.

자연스럽게 이 책의 같은 시리즈에 있는 책으로 넓혀 갈 생각입니다.

책의 난이도는 초등 3-4학년용이라는데 내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이도 같은 분야의 책을 많이 읽다보면

쉬워지는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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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은맘
  • |
  • 2014-07-22 08:51
답댓글

아주 멋진 부인을 둔 남편은 그 말은 쏙.. 숨기신거 같아요.. ^^*

저도 관여님말씀처럼 책을 펴지 않아도 엄마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술술술.. 이야기가 너무 부러워요.

언젠가부터 제 머리속에는 지우개가 생긴듯한데..

아마도 것도 변명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관심이 있으면, 흥미를 느끼면 아마도 이야기는 길이를 더하겠지요..

아이에게 맛만 보여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한적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어떤 영역을 입문시키는 정도..

그런데 그것은 어찌보면 엄마의 짧은 지식으로,, 겉핥기식으로 진행해가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같이 탐구를 해가고 알아가는 엄마의 모습은 무첫 멋져요.

이런 엄마와 함께 아이는 심도있는 지식의 축적이 가능하겠지요..  

아니, 지식의 축적보다도 앞으로 아이가 무언가를 알아가는데 있어서의 자세를 체득해간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찌.. 오공쥬님의 글을 읽고나면 늘 숙연해지는것이,, 늘 반성을 하게 되는 것이,,, 

자극이 되어야할텐데 말이에요..

우선은 가슴이 훅.. 내려앉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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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라공쥬
  • |
  • 2014-07-22 21:11
저는 제일 부러운 사람이 민은맘님과 관여님인데 무슨 말씀을......
두 분의 북클럽 미션을 보면 정말 숙연해집니다.
이렇게 놀이로 해오는 아이들을 누가 이기겠어요?^^

오늘 관여님께도 드린 말씀이지만 민군과 민양, 현우군 같은 친구들이 치고 올라올때
무서운 저력을 보여줄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늘 저야말로 가슴이 훅 내려앉은 사건이 있었어요.
가우스가 10살때 풀었다던 1부터 100까지의 합에 관하여
나혁이가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그 문제를 푸는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6살짜리 현우가 너무나 태연하게
"그러니까 101이 50개가 있다는 거군요."
라고 단칼에 정리해 주는 바람에 깜놀했다죠.
역시 수학머리는 타고나는건가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숙연해졌습니다.
우리처럼 고군분투하여 지식을 쌓아가는 유형이
현우처럼 직관으로 푸는 유형을 따라갈 수 있는것인가하는 문제로
엄마는 잠시 고민이 되었지만
뭐, 따라갈 수 없다면 그 나름대로 즐겨야지 어쩌겠어요.
관여님께 말씀도 안 드리고 현우얘기를 올려서 혼날지 모르겠지만
현우를 보면 자주 보니 더 놀랍거든요.

우리들의 고군분투, 좌충우돌 과학진행기가
다분히 문과적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실험해보니 그래도 효과는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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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심과여유
  • |
  • 2014-07-19 04:52
답댓글

잠 자리 동화란 말은 들어봤지만, 잠 자리 과학 이야기이라~~ ^^

 

밤 새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와 아이를 빨리 재우라는 남편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 했을까??

어둠 속에서 엄마의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들..

그 어떤 동화책보다 재미있었을 것 같아. ^^

 

나에겐 어려운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인문 고전적인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 엄마..

참 부럽단 말이지.. ^^

 

어제 도서관에서 현우 책을 빌리는데.. (언제나 아이책만 빌리는 나!)

현우가 갑자기 "엄마 책은 안 빌리려?" 라고  묻길래.. (앗! 뜨!)

'조선 명탐정 정약용'  1, 2권 을 빌려왔어.

이젠 엄마도 책을 읽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ㅋ

 

아이없이 남편과 단 둘이 찾아간 까페에서 물리 이야기 속에서 서로를 칭찬하는 모습이...

예사 부부의 모습은 아니지만.. ㅋ

행복해보여~ ^^

 

일단 정양용 책을 끝내고 요 중에서 쉬운 놈으로 나도 다시 시작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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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라공쥬
  • |
  • 2014-07-19 14:23
정약용책이 언니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약용에 대해 조금 아는데 도움은 되는듯 해요.
저는 워낙 이런 추리류를 좋아하는지라 잼있게는 봤는디 말예요.^^

남편은 칭찬보단 지적하는 타입이라 언짢을때도 많지만
자극이 되기는 하는 편이라 참는거죠. 흐흐흐흐흐
저번에 올려드린 동영상과 연관된 내용이라 영상을 함께 보시면 도움은 될듯한데
이것도 취향이 맞아야 하는것 같아요.
제가 봤을땐 다분히 이과적인 분이라 저보단 쉽게 하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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