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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육아 스타일 1탄^^

  • 오로라공쥬
  • |
  • 2014-12-16
44

지난 주 토요일 낮에 모임이 있어서 밖에 외출을 했는데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아빠랑 나 지금 캥핑을 가려고해. 자고 내일 올테니 내일 봐."

 

바람이 얼마나 찬지 살을 에는 추위가 이런건가보다하고 있는데 생뚱맞게 캠핑이라니.......

얼마전 오토캠핑은 적성에 안 맞는다며 산지 1년도 안된 제품을 모두

반도 안되는 가격에 중고로 내다팔면서 새로 장만한 백팩킹 용품으로는

한 겨울에 아이와 함께 가기에는 역부족일텐데 무슨 생각으로 아이를 끌고 캠핑을 간다는건지.

 

"아빠 바꿔봐. 자기 지금 무슨 생각으로 애를 끌고 캠핑을 간다는거야? 이 엄동설한에."

"나혁이가 캠핑을 가겠대. 내 생각이 아니라 나혁이 생각이야."

 

또 몸이 근질거려 집에 있기 싫으니 애를 꼬셔 한 겨울에 캠핑을 가냐고 따질 태세였으나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 가고 싶다고 한다니 둘이 부리는 고집을 이길 수가 없어서

저는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토요일 밤 집이 텅 비어서 그런지, 밖이 워낙 추운건지 바들바들 떨면서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 잘 잤어? 난 잘 잤어. 이제 출발할거니 집에서 봐."

하는 아들래미의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 도착한 남편은 밤 기온이 영하 11도인지라 물이 얼어서 물도 못 마시고,

한 시간마다 일어나서 핫팩 주물러 온도 올려주며 아들래미 생사를 확인하느라 잠을 못 자서

너무 피곤하다고 중얼거립니다.

난로도, 전기장판도 없이 사람 둘이 들어가면 딱 그만인 2인용 텐트속에서

오롯이 둘의 체온과 핫팩 몇 개에 의지해서 밤을 지내고 오다니

정말 둘이 얼어죽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거참 대단한 부자났네. 그렇게 추운데 거길 왜 가냐?"

"나혁이가 가고 싶대잖아. 그럼 가야지."

"아이구야, 애가 영하 11도가 어떤 온도인지 아냐? 아빠가 말려야지."

"그래도 살아서 돌아왔으면 됐지 뭘그래?"

 

 

자랑스럽게 보여준 사진들입니다.

올 봄에도 어찌나 추웠는지 벌벌 떨며 잔 곳이었어요.

사진으로 보다시피 정말 코딱지만한 텐트에 난방기구 하나 없이 밤을 보낸거죠. ㅠ.,ㅠ

 

저나 남편이나 아들 하나 있는거 좀 강하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말이면 킴핑이나 산행을 하면서 체력을 키워주고 담력을 길러줘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산 속 겨울 백팩킹을 계획한바는 없었는데 아들래미는 한 수 더 뜨는군요.

그래도 말렸어야 했는데 부모도 철이 없기는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우리집 육아 스타일의 큰 틀은

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기때부터 각종 음악회, 미술관, 체험관, 박물관, 캠핑장을 수없이 끌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곳을 다녀왔는지 기억을 못할지라도

그런 것이 생활화되고, 불편한 곳이 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제 육아는 삶을 즐기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생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그 도전으로 키워진 담력으로 이 세상을 당당히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삶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가까이 하게 해 주려고 노력한 만큼 밖에서 놀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좀 걱정이.....저러다 둘이 히말라야 꼭대기에 가겠다고 할까봐서리.....ㅜ.,ㅜ

어찌되었던 정말 둘이 별탈없이 살아돌아왔습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농담삼아 큰 소리칩니다.

 

"아들, 영하 11도에도 버티고 살아돌아왔는데 이것쯤은 우습지?

우리 아들은 다 할 수 있어!!!!"

 

이 무슨 극기훈련도 아니고 완전 군대스탈입니다.

저번에 갔던 선자령에서도 길을 잃어버려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갈까하다가

산을 그냥 하나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야산 정도로 보여서 길이 없어도 넘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넘다보니 낭떠러지도 나오고, 등에 진 1박용 물품들의 무게가 너무 힘들어서

죽다 살아왔습니다.

2-3시간 헤매다가 겨우 등산길을 찾았을땐

7살 난 아들을 데리고 너무 무모한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면서

담부턴 이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등산로에서 차에 도착할때까지도 꼬박 3시간을 더 걸어야만 해서

7살 먹은 아들래미를 거의 6시간을 넘게 걷게 했습니다.

이렇게 빡세게 키우다보니 겨울에 감기도 잘 안 거리더군요.

완전 강철체력입니다. 푸하하하.

 

얼마 전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을 가다말고 저에게 이야기하더군요.

 

"엄마, 나는 참 행복한 아이야. 사는게 정말 행복하거든."

"그럼 엄마, 아빠는 성공한 부모네. 우리의 목표는 너가 행복한 거거든."

이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좋은 부모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면서 사는데

아이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니 정말 고맙더라구요.

우리의 육아 과정은 시행착오도 많고, 잘못된 점도 많아서

아직도 많이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하지만

아이에 대한 태도는 항상 진지하려고 합니다. 안될때도 있지만.......^^;

 

"근데 아들 너는 왜 행복한거야? 어떤 점이 행복하지?"

"나는 뭐든지 실컷 하고 살잖아. 실컷 놀고, 실컷 책읽고."

"와, 우리 아들 멋지다. 난 너가 이렇게 멋져서 정말 좋단 말이야. 너도 엄마가 좋지?"

"물론이지. 나도 엄마를 좋아해."

"그럼 엄마의 어떤 점이 좋아? 엄마를 왜 좋아하지?"

"엄마는 나에게 선택권을 줘서 좋아.

항상 나보고 선택하라고 하고 내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잖아.

내가 선택한거니까 잘못되도 후회는 없어."

 

우리 아들이 아직 어리숙해서 제가 살살 꼬셔서 제가 원다는 것을 선택하도록 종용하는데

본인은 순수하게 그것이 다 자기가 원해서 선택한 줄 알더라구요.

그 선택권이라는 것이 이런 식이거든요.

 

"아들, 이제부터는 피아노학원을 다녀야겠어. 넌 음악적 재능이 있잖아.

피아노 배우기 시작하면 금방 잘 할걸? 그리고 남자가 피아노를 치면 그렇게 멋지더라.

자, 내일부터 다닐래? 아니면 모레부터 다닐까? 너가 선택해."

 

뭐 이런식으로 선택권을 주는거거든요. 그래서 저번주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들의 매력은 저런 어리숙함이죠.....푸하하하하

아무튼 조금 더 크면 다른 방식의 진정한 선택권을 줘야겠지요?^^;

 

아무리 노는게 좋아도 책을 포기할 순 없죠. 책 내밀긴 좀 미안했는데 알아서 읽더라구요.

캠핑을 돌아와선 다시 책에 빠져듭니다. 자기 직전까지 책에 파묻혀 읽다가 겨우 잠들었어요.

요즘 시리즈를 2개 시작했는데 모두 아주 반응이 좋습니다.

유게에 책을 소개하면서 참 난감하긴 한데...... 초등 3-4학년용이 아닌가 싶어요.

나중에 읽어보세요.^^;

 

타이거 수사대 T.I.4 시즌 1 세트타이거 수사대 T.I.4 시즌 2 세트

타이거 수사대 T.I.4 시즌 4 세트타이거 수사대 T.I.4 시즌 5 세트

 

이게 엄청 유명한 책이더라구요. 저만 몰랐는지 모르겠네요.

시즌 5가 끝인데 각 시즌별로 5권씩 있어요. 3권만 더 읽으면 시즌 5까지 다 끝이네요.

 

그리고 수학책을 좀 챙겨 읽고 있어요.

 

수학유령의 미스터리 7권 세트 (캠핑수학포함)

 

그림도 재미있고, 내용도 괜찮은것 같아요.

아, 수학.....참 험난한 길인듯 하지만 비켜갈 수 없기에

책으로 천천히 시작해 보려구요.^^;

 

겨울방학 동안 수학동화에 푹 빠져볼 계획입니다.

겨울방학 동안 우리 알차게 보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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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리여우맘
  • |
  • 2014-12-17 11:22
답댓글

이글 올리신날 밤 이불속에서 핸폰으로 글보면서...

대단들 하시다.. 생각했어요..ㅎㅎㅎㅎㅎ

나혁이도 나혁이지만... 나혁이의 행복함을 위한 두분의 노력도 함께 보이는거 같아요~~^^

추운날 집이 최고라고 외치지만... 나혁이와 나혁파에게 잊지못할 추억하나 추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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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라공쥬
  • |
  • 2014-12-17 14:35
나혁이 책읽기에 대해서만 올리면 굉장히 오해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책 속에 빠져서 현실에서 적응도 못하는 아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많아요.
그냥 평범한.... 노는 거 좋아하고, 때로는 저렇게 비정상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는 그런 아이이고,
그런 아이들 키우는 조금 더 철이 없는 부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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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야수동
  • |
  • 2014-12-17 10:48
답댓글

왠지 나혁이 아버님과 저희 신랑이 비슷할 듯 같아요.

 

저 텐트사진에서 보면서 왠지 뭉클하고, 기분이 이상했어요.

 

추운 겨울날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나혁이와 아빠가 정말로

소중한, 그리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아요.

 

멋져요~!!

 

자주 이렇게 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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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라공쥬
  • |
  • 2014-12-17 14:38
수현파도 저런 무모한 분이란 말입니껴~~~~~~?@@
하긴 막둥이까지 같이 유럽 여행 다녀온 집이니.....ㅋㅋㅋㅋ
우리집 문제는 장비가 좀 허술했거든요.ㅠ.,ㅠ
그런데 텐트속에서는 전혀 추운지 몰랐다고는 하더라구요.
텐트밖은 체감온도 -13도 이하였다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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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그마
  • |
  • 2014-12-17 00:30
답댓글

나혁이의 행복감이 이밤에 여기까지 전달이 되는군요. ^^ 

나혁파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 전 때로는 이렇게 밀어붙이는 '무대뽀' 좋아합니다. ㅋㅋㅋ

조만간 나혁이 피아노 연주 동영상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은데...^^

마술수학, 요리수학 제목은 매우 구미가 땅기는군요. 역시.. 나혁이의 책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나혁이 멋져요, 멋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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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라공쥬
  • |
  • 2014-12-17 14:40
내년에 나혁이 피아노 연주 기대하세욤.ㅋㅋㅋㅋㅋ
스파르타 식으로 연습 시키고 있어요. 캬캬캬캬
참, 저 수학시리즈 훑어보니 잼있더라구요, 추천합니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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