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4탄 뒤에 책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지루할까봐 그냥 십자수에서 끝냈어요.^^;
근데 그 십자수를 올해 다 끝낼지 알수가 없어요.
하루에 한 여덟땀씩 하나? 무슨 수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참......
하다가 알아서 지치겠지 내버려두려고 합니다.
그리곤 오늘은 다시 책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실 책 얘기 빼고는 제가 별로 할 말이 없어요.
남편이 우스개소리로 가끔 하는 말이 "넌 도대체 주부로서 하는 일이 뭐냐?" 입니다.
제가 봐도 나혁이 책 빌려다주는거 말고는 거의 하는 일이 없는듯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발끈해서 나를 무시하는거냐고 따지면
갑자기 급 칭찬모드로 돌아서서 현모양처라고 입에 침을 바르면서 거짓을 토해내기도 합니다.
다퉈봤자 삶이 피곤하니.....^^
저는 아이에게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교육이라며 변론을 합니다.^^;
그러면서 요즘 아주 틈틈히 읽고 있는 책이 있어요.

예전부터 꼭 읽어봐야지하다가 늘 다른 책에 우선 순위가 뺏겨 이제사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지금 읽게 된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반복을 잘 안 하니 잘 몰라도 아마 또 읽지는 않을테니 말예요.
아마도 어릴 때 읽었으면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겨있는 깊은 생각을 깨닫지 못했을 것 같아요.
왜 유명한 책인지 알겠더라구요.
그 안에 녹아있는 저자의 철학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마가 건국되던 시기에 오히려 더 강성했던
에트루리아인과 그리스인이 세운 국가들이 결국 망하고,
모두가 등한시했던 방어가 불완전한 곳에 로마를 건설하여 결과적으로 밖을 향해 발전하게
되었다는 글과 더불어 공과대학의 도시공학과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철학이나 역사 같은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는 견해는 매우 공감이 갔습니다.
도시 건설에 나타난 사고방식의 차이가 세 민족의 이후 운명을 좌우했다니.....
방대한 자료와 예리한 분석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철학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뭐 알고 떠드는건 아닙니다.^^;
저도 이제 시작이니 누구 같이 읽어줄 분 안 계시나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려니 동무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늘 그렇듯이 저의 후기보다는 자세한 후기 참조해 드립니다.
http://www.yes24.com/24/goods/3058195?scode=029
제가 쑥 모임에 가끔 가는데요, 가서 듣는 얘기가 있어요.
글이랑 사람이랑 아주 다르다구요.
제가 책 얘기 자주 하니까 혹시나 좀 박식하고, 똑똑한 사람이 아닌가 착각하시나봐요.
근데 만나보면 완전 허당이라고 놀라시더군요.^^;
그리고 제가 육아에 관한 얘기를 쑥에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올리다보니
체계적이고 뭔가 대단한 육아(장기적 플랜)를 하는 줄 알았다가
만나보면 완전 대충 니가 알아서 커라식의 육아를 하는 것을 보곤 놀라기도 하지요.
지인들은 저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이 또한 제 글로 인해 오해를 받는것 같습니다.
진짜 만나보면 평범한 아이예요.
보통 또래보다 책을 조금 더 많이 보고, 책수준이 조금 더 높고,
책을 좀 많이 읽어서 말투가 조금 어른스러워서 똑똑해 보이는......
그런데 제 언니가 호주에 사는데 작년에 한국에 들어와서 아이를 보고는 한 말이
"도대체 얘가 앉아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간다."고 했어요.
잠시도 쉬지 않고 장난치고, 떠들고, 온 동네를 다 휘젓고 다니고,
먹을 것을 주면 한꺼번에 입에 다 넣고 우웩 다 토하다가,
잠도 거의 자지 않고, 놀기만 하는 조카를 열흘 동안 보다가 집에 가면서 한 말입니다.^^;
가끔씩 유치원 선생님께서 나혁이가 너무 장난을 해서
바깥놀이 시간에 외출금지를 받고 교실에서 벌을 받았다는 말씀을 하시던데
공개수업을 갔다가 아이의 실체를 보고 깜놀했습니다.
수업시간내내 웃고, 떠드느라 수업을 방해하고, 집중도 안하고, 동문서답 하니까
내 아들이 아닌척 멀리 있다가 집에 왔어요.
공개수업때 이럴 정도니 보통 수업때는 오죽할까 싶어서 정말 민망하더라구요.
근데 이런 말은 게시글에 잘 쓰지 않죠.
왜냐면 이런 건 또 다른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으니까 말예요.
아이는 아직 어리고, 저는 그런 장난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좀 듬직하게 교실에 앉아서 멋지게 발표하는 모습도 상상을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장난치고, 떠드는 것도 내 아들의 모습이니까 받아들여야지하고
아이에게는 지나가는 말로 선생님 힘드실것 같으니 수업시간에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고 했더니
자기는 엄청 열심히 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는 개뻥까지 치더라구요.ㅜ.,ㅜ
아직 초등도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저는 그리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아마 학교가면 선생님은 절대, 네버, 조금도 그런 모습을 용서치 않으실테니
아이 스스로 상황파악하고 깨갱하리라 생각합니다.
좀 혼나고, 치이면서 그렇게 또 자라겠지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정말 읽을 책이 없어서 좀 어려운 책을 읽는거 뿐이예요.
근데 이번에 도서관에 새책이 들어왔답니다. 유아용으로다가......^^
그래서 한아름 뽑아서 읽고 왔어요. 정말 재밌었어요.
꿈공작소 시리즈입니다.

특히 가 아주 재밌었습니다.
레슬링하는 아빠의 이야기인데 읽어보세요.
오래간만에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읽어주었습니다.
아이가 이제 많이 커서 무겁더라구요.
곧 내려주고 나란히 앉아 읽었습니다.^^;
큰 도서관에 가지 않는 이유는 사실 귀찮아서예요.
집앞에 굳이 도서관이 있는데 멀리까지 가기 싫어서
도서관에 있는 아이가 읽을 수 있는 모든 책을 읽고 가자고 했는데 자꾸 새책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떠나질 못해요.
이 모든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저는 꿈을 꿉니다.
아이와 함께 고전을 읽고, 철학을 이야기하고, 역사를 논하는 꿈을 꿉니다.
그 꿈을 위해서 저는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을 저는 큰그림이라고 말하고 저의 육아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멀리 본다고 말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잘난 척으로 보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쓸데없는 짓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책 읽으며 기다리는 것밖에 없어요.
그래서 쑥에 글을 씁니다.
쑥에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친구조차 구할 수 없잖아요.
아이의 친구가 아니라, 제 친구를 말입니다.
나를 보이지 않으면 친구를 구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가 쑥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쑥에 머무릅니다.
여러분은 정말 공부때문에만 쑥에 머물고 계시나요?^^
쑥에 머무르는 많은 분들은
공부때문만은 절대 아니란걸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이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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