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에 몇 달에 걸쳐 강연을 세 번 한 곳이 있어요.
바투 한 강연은 아니고 띄엄띄엄. 무대에 설 거니 정장 입고 갔는데,
세번 째 강연 날에 좀 친해진 담당자가 제 팔 소매를 잡아당기며
"박사님, 이거 강연복이여요?" 항상 같은 옷을 입었답니다. 몰랐시유.
이번 여름 여차여차한 사연으로 한달 동안 세 번 만난 사람 있어요.
세번 째 날에 "나 당신 이 옷 입은 거 세 번 봤어. 교복이야, 뭐야?"
저는 유독 옷에 관해서 관심 혹은 세심함이 부족해요.
보통 옷을 사입으면 살 때 입어보고 집에 와서 또 입어 본다면서요?
저는 막상 살 때나 입지 이미 산 옷을 또 입어보지는 않습니다.
옷 든 쇼핑백 위에 뭘 올려놨다가 못 봐서 새 옷을 못 입은 적도 있고요,
장롱 속에 쇼핑백 채 넣어놨다가 안 입고 이듬해 본 적도 있어요.
해마다 같은 계절에 안 입어 격년 혹은 3년 만에 입기도 합니다.
게다가 몇 벌 없는 옷 마저 서울과 부산에 나눠져 있어 더욱 그래요.
그래 놓고 예쁘게 옷 입고 화장 곱게한 마나님들 본 날은
좀 창피하기도 하고 이 버르장머리 고쳐보자고 하다가도....
막상 외출하려면 화장에, 옷에, 이것저것 분주한게 골치 아파져요.
그래서 임박한 시간까지 미루다 또 허겁지겁 아무 거나 걸치고 나갑니다.
심리적으로 치장하느라 고민하는 게 싫어 미루는 거 같아요.
변명이지만 가끔 이런 나의 무심함이 감사할 때도 있어요.
할 일도 많은데 옷 사고 화장하느라 에너지 쏟지 않아 다행이다.
심사 복잡할 일도 많은데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는 강심장이라 참 좋다.
아무 거나 입어도 기본은 되는 몸매니 하나님 땡큐 베리 마치.
입만 열면 내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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