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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월+30]덕수궁 산책

  • 김상민
  • |
  • 2001-10-18

1!@#$
[2001년 10월 18일 목요일]

단풍이 많이 들었겠지..
가을도 마음껏 느낄 겸 덕수궁에 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2시부터 왕궁수문장교대식이 있어서 맞춰가려 했지만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시간이 안맞아 조금 늦게 갔는데 같은 걸 몇번 반복해서 보여주는 모양이다.
그것보다는 그 앞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들이 더 반가워 가방에 있는 캬라멜을 하나씩 나눠주느라 교대의식이고 뭐고 눈에도 안보이는 모양이다.

수문장교대의식이 끝나고 기념사진만 얼른 짝고 덕수궁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풍성한 나무들과 고궁의 정취를 실컷 느껴보자..놀자..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왔기에 기분도 상쾌하고 그저 모든것이 즐겁기만 했다.
아이들 모두 친구들과 어울려 서로 쫓아다니며 노는 것이 즐거워 보였다.

세종대왕동상을 보고 아이들에게 만원짜리를 꺼내어 여기 그려져 있는 할아버지가 저기 계시는 세종대왕이다~~ 알려주고 저마다 인사도 한번씩 하도록 해주었다.

황제의 침전으로 쓰여졌다는 함녕전..황후의 침전..고종황제가 다과를 들면서 휴식을 했다던..다른 건물과는 달리 근대적인 건물인 정관헌..궁중유물관이 있는 석조전을 지나..덕수궁 미술관까지..
예쁜 곳이 나오면 여기 앉아봐..저기 앉아봐..아이들 사진도 팍팍 찍어주다 나중에는 너네는 놀아라..난 찍는다..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는 장면들도 찍어주고..
현지는 사진만 찍으려하면 V를 만들고는 코를 찡긋하며 손을 눈에다 갖다댄다. 시선을 잡으려고 "사탕"을 외치며 사진을 찍어줘버릇 했더니 이젠 사진을 찍으면 "사탕~"하면서 웃는다.
"엄마, 여기서 사진 찍어줘..엄마, 저기서 사진 찍을래.."주문도 많다.
"세훈아! 사진찍자~"하면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서 다 찍을때까지 꼼짝도 안하는 세훈이.
사진찍는걸 별로 안좋아한다는 용훈이도 오늘따라 계속 장소를 정해가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고..
현지는 돌멩이를 주어 또 엄마 집을 지어준다고 하고..아이들끼리 굴러다니는 막대기를 주워 놀기도 하고..

드디어 미술관 앞의 분수가 있는 곳까지 오니 저마다 분수로 뛰어가 비둘가~ 를 외치며 신났다.
붉은 꽃과 잔디..그리고 하얀 분수가 맑은 가을날씨와 어울려 흐뭇한 나들이를 만들어주었다.

예전에 덕수궁미술관에 오르세전을 보러 온 적이 있었다.
마지막날 오는 바람에 엄청 많은 사람에 떠밀려 작품감상인지..줄서서 기차놀이를 하는건지 마지막날 전시회에 간것을 엄청 후회하고 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미술관2층에서 근대명품전이 하길래 같이 보았는데 아직도 하고 있었다.
잠깐 그곳으로 화장실을 가면서 자나갔는데 현지에게 예전에 봤던건데 기억나냐고 물어봤더니 "아니, 기억안나" 그런다.
하긴 그 많은 사람들속에 부대끼며 봤으니..그것도 2월에..
"엄마,이건 현지 아는 그림인데?" 하면서 어떤 그림을 가르키는데 보니까 예전에 내가 맘에 들어서 현지에게 한참 설명을 해주었던 그림이었다. 근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

자격루를 보고 물시계라고 알려주면서 만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찾아주었다. 근데 세종대왕과 자격루가 함께 있는 걸 보고 세종대왕때 만든거란 얘기를 안해주다니..서로 만원짜리를 갖겠다고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나보다.

대한문 쪽으로 나오면서 "현지야~ 세종대왕 할아버지 어디계시니?"했더니 두리번 거리다 얼른 달려가 찾는다.
세종대왕 할아버지한테 안녕히 계세요~ 하고 가자..했더니 고개를 꾸벅하며 인사까지 하고 두시간 정도의 고궁산책을 마쳤다.

단풍이 많이 들었을까..기대를 하며 왔는데 아직 이곳은 때가 아닌가보다. 덕수궁돌담길 쪽은 거리가 예쁘고 단풍이 조금씩 든 듯하여 아이들과 그곳을 거닐었지만 지금껏 뛰며 날며 놀았기에 지쳐있던 아이들은 벤취를 보자마다 걸터앉았다.
이렇게 우리들의 고궁나들이가 끝났다.

뭔가를 보여주고..설명해주고..이건 꼭 봐야해~~이런거 없이 편안하게 소풍온 기분으로 산책을 하니 오랜만에 여유로와진 느낌이다.
친구들과 함께 해 더욱 즐거웠던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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