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다녀왔어요.
정말 오랫만에 사촌 동생을 만났는데 조카 둘을 데려 왔더라구요.
큰 애가 서너살 쯤 된 여자 아이인데 커다랗고 새까만 눈동자가 아주 매력적인 아가씨였어요. ㅎㅎ
"이모야~!" 하고 다가가니까 얼른 엄마 뒤로 숨어요.
빼꼼이 고개만 내밀고 입을 삐쭉.
즤 엄마랑 외할머니가 이모니까 "안녕하세요~" 인사하라고 시켰지만
고개만 도리도리.
"괜찮아. 인사 안 해도 돼. 근데 내가 누구라고? 이모야, 이모. 그것만 알아 둬~" 했지요.
만지지도 못하게 하길래 아이가 흥미를 끌 수 있게 "근데 동생은 어디갔어?" 하니까
엄마 뒤에서 불쑥 튀어나와 "조~기, 할머니한테" 하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친척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자기한테 관심이 사라졌다 느꼈는지 목걸이를 쑥 내밀며
"이거, 엄마가 사줬다." 하네요. "어머~ 그렇구나. 엄마가 사줬구나~" 하니까 또 엄마 뒤로 쏙 들어갑니다. ㅎㅎㅎ
부페 음식 중에 아이스크림이 있길래 식사 후에 아이스크림을 담아서 가져다 주니 눈치를 살살~
엄마가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두 손으로 받으라고 서 너번을 시키더라구요.
근데 절대 안 합니다. 아이스크림은 먹고 싶고, 인사는 못 하겠고.. 아이의 갈들이 극에 달했지요.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주고 "이모가 수아 먹으라고 주는 거야. 맛있게 먹어~" 하니까 덥썩 받아들어요. 인사하라는데 안 한다고 외할머니랑 엄마가 무안해 하더라구요.
사촌동생인 아이 엄마에게 말 해주었어요.
인사 그만 시키라고, 수아한테는 그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 줄 아느냐고.
인사해야 한다는 건 한 번만 말 해주고, 그냥 엄마인 니가 "고맙습니다."하고 말하라고.
그럼 해야 하는 건 줄은 알테니까, 필요할 때, 어른이 되었을 때 인사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
그러고 있는데 아이 외할머니가 웃으십니다. 아이가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이모, 아이스크림 맛있어요." 했다고.. ㅎㅎㅎ
인사 받을만한 모습을 보여주면 그런 어른에게는 인사도 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가겠지요.
억지로 인사 시키고 옆구리 찔러 절 받는다고 뭐가 그리 좋겠어요.
아직 아이잖아요.
엄마의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그대로 배울 거에요.
가르칠 건 가르쳐야겠지만 강요하지는 말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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