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학년인 아이는 학교에 있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 저와 같이 있어요. 친구들과 놀려고 해도 시간 맞추기가 쉽지는 않더라구요. 물론 가끔은 친구 집에 가기도 하고 친구를 데려오기도 하지요. 그러나 역시 대부분의 시간은 엄마와 보내요.
평일 저녁에는 매일 수영을 하는데, 역시 저와 함께 이동을 하지요. 수영장은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데, 아이와 함께 다니는 이 시간이 점점 좋아져요. 아이가 크는 걸 느끼기도 하구요. 몇 년 후 혹은 더 몇 년 후 아이와 저는 이 시간을 추억할거라 생각해요.
수영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아이는 동화를 듣고 노부영을 듣고 음악을 듣습니다. 활자로 된 책도 좋아하지만 귀로 듣는 동화도 무척 좋아하네요. 그러다보니 나들이나 여행을 갈 때도 차 안에 있는 동화를 들려달라고 할 때가 많았구요, 지금도 가끔씩은 그때 들었던 동화를 들려달라고 합니다. 노부영도, 자주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엄마 덕에, 같은 폴더의 곡을 무한 반복해서 듣구요, 요즘 읽고 있는 영어 동화책의 음원도 역시 무한반복입니다. 다행히 아이가 거부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지금은 딴 생각 하면서 창 밖을 보는 것 같아요. 아마 조금 더 크면 잔소리할지도 모르지요. ㅎㅎ
수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은 저녁 7시대예요. 예전에는 올 때도 동화나 노부영, 음악 등을 들었는데 몇 개월 전부터는 라디오를 들어요. 이 시간대 EBS FM의 프로그램에서는 성우들이 책 내용을 연기하거든요. 아주 가끔은 아이가 읽었던 책이 선정되기도 하는데, 아이는 더 신나서 듣습니다. 소리를 크게 해 달라고 할 때가 많구요. 초등1학년 수준의 책은 아닌데도 아이는 재미있어 합니다. '폭풍의 언덕'이나 '제인에어'를 들을때는, 잠시 노래가 나오는 동안 여러 가지를 물어요. 주로 어려운 말이나 등장 인물의 심리 같은 것들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게지요. 지난 주에는 '행복한 왕자'와 '마지막 잎새'를 들었는데 아는 이야기라 그런지 더 꼼꼼하게 듣더라구요. 처음에는 제가 편해서 라디오를 켰는데 이제는 아이가 요구를 합니다. 언젠가 '엄마, 저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해요. 편하구요.' 라고 하네요. 저도 답해 주었지요. '엄마도 이 시간이 매우 행복하구나~' 요즘은 여름과 달리 해가 짧아져서 집으로 올 때면 어두워지는데, 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는 어둑한 분위기도 좋네요.
아이가 한글을 읽을 수 있으면서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때가 많아요. 등장 인물을 나누어서 연기하듯 읽기도 하고 페이지를 나누어서 읽기도 하지요. 지금 읽기 시작하는 짧은 영어책도 이렇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올 겨울에는 집에 있는 까이유 영어 대본으로 함께 놀아보려구 해요.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재미있게 듣는데는 아이의 이런 경험이 한 몫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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