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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9]피아노 한마당

  • 김상민
  • |
  • 2001-10-28

1!@#$
[2001년 10월 27일 토요일]

피아노 한마당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공연인데 달마다 회사일과 겹쳐서 날짜를 잡지 못하다 이번달은 다행히도 시간이 겹치지 않아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집에서 노란우산CD를 아침에 눈떠서도..자기전에도 매일 틀어주고, 노래가사도 외워서 자주 부르곤 했다.
?_blank"누구나 우산하나 .."하고 그 다음이 기억이 안나서 안부르고 있으면 "펴들이지.."하고 옆에서 알려줄 정도로 현지도 이젠 가사가 귀에 들어왔나보다.
"누구나 우산하나 펴들..하늘은..있지~♬"

처음 가본 판아트홀.. 솔직히 시설면에서 실망을 했지만 가운데 부분에 깔아놓은 번쩍이는 자리 위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 편하게 앉아 웃으면서 기분 좋아하는 현지를 보니 장소가 어떤들..즐겁게 볼 수 있으면 되지..생각이 들었다.

슬라이드를 보면서 듣는 음악..그냥 음악만 듣는 것보단 시각적으로 장면이 바뀌면서 들을 수 있어 지루함을 덜을 수 있는 효과가 있는 듯 하다.
집에서 봤던 책이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고 있는 현지.
어떤색 우산이 제일 좋냐니까 "난 노란색하고..오렌지색.." 그런다.

박준섭이라는 남자아이가 부르는 동요(우주자전거/ 가을스케치)가사가 너무 예뻐서 감기에 걸려 약간 쉰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했음에도 흐뭇해지는 시간이 됐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긴 했지만 현지가 '오빠가 노래를 잘한다'며 리듬을 맞추니 꼭 찾아서 들려줘야지..싶었다.

이야기가 있는 피아노..피터와 늑대는 아이가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와 더불어 그림책의 그림을 슬라이드로 같이 보면서 등장인물들의 특징적인 음악을 들으니 등장인물들의 성격까지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모든 연주가 피아노 하나로 되긴 했지만..주가 되는 음은 머리속에 남았으리라..

크라이슬러의 ?_blank'아름다운 로즈마린'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a minor'곡을 들을땐 "어? 현지야, 저거 어디서 많이 듣던거다..어디서 들어봤지?"
그때 앞쪽에 앉아있던 어떤 남자아이가 "엄마, 지하철 노래야"하길래 그때서야 나도 '아 맞다!!"했다.
지하철 환승역에서 들려오던 "딴 따따따따 따따라 따따라~~"
그거 들으면서 '저게 무슨 곡일까..클래식일텐데..' 궁금했는데 드디어 알았다.
아이보다 내가 더 기뻤다. 자주 듣던 음악을 제목도 모른채 듣가 알아낸 기쁨이란..이렇게 얻은 것이라 이 곡은 절대 잊어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음악은 좀처럼 기억이 나질 않지만 토끼가 이방 저방 기웃거리며 하는 행동들은 현지와 나에게 웃음을 계속 자아낸 부분이었다.
빨간 립스틱을 바른 모습..한복을 입은 모습..이건 꼭 현지같았다.
"엄마 토끼가 한복입었네? 현지도 똑같은거 있는데"
사람들도..아이들도 가끔 웃으면서 즐겁게 보았다.

부모의 통제없이 바닥에 비비적대는 아이..돌아다니는 아이..큰소리로 얘기하는 아이..화가 날 정도야 아니었지만(아이 잇는 부모로서 어느정도 이해를 하는 입장이기에) 다른 공연과는 달리 많이 어수선했다.

솔직히 티켓이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군다나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라면서 어른이10,000원이고 아이들이 5,000원이라니..아이와 느낌을 공유하려고 같이 입장하는 부모에대한 배려가 없어 보였다.
똑같은 가격이라도 어린이가 10,000원..어른이 5,000원이라면 또 이해가 될 듯도 싶고.
현지는 당연히 좋아했지만 kbs교향악단의 어린이 음악회도 오늘이었는데 먼저 예약을 해놨었기에 그냥 피아노한마당 보자..했는데 어쩌면 그게 더 나았을런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이 기회로 "피터와 늑대",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책을 찾게 되었고 특히 피터와 늑대는 집에있는 비디오를 계속 본다고 졸라대는 통에 같이 앉아서 두시간을 넘게 똑같은 걸 계속 반복해서 봐줘야했다.
피아노한마당에선 피터와늑대의 모든 연주가 피아노로만 되었지만 비디오를 보면서는 서로 다른 악기소리와 간간히 보여주는 악기의 모양을 보면서 집에 붙어있는 악기사진을 얼른얼른 집어주면서 "지금 작은새가 연주하는건 플릇이야" "할아버지가 연주하는게 뭐지..? 저거 봐. 바순이네"하면서 알려주니 혼자서 그림을 집으면서 "엄마, 이건 할아버지고 이건 총쏘는거야?"하면서 물어본다.
비디오에서 설명해주는 부분은 영어로 되어있어서 오늘 본 피터와늑대 책의 내용에 대한 기억이 선명해 영어로 설명이 나오면 장면이해가 다 되어 현지에게 "지금 작은새가 뾰로롱~~하면서 오리에게 그러는거야 '날지도 못하면서 네가 무슨 새니..?' 그러니까 오리가 그러네..'수영도 못하는게 무슨 새야?'"
설명을 해주면서 연주되는 악기이름도 알려주니 재미있는 모양이다.
"엄마 피터는 용감하지..현지는 늑대 무서운데.."

밖에서 경험하는 부분들은 현지에겐 그것에 대한 궁금증을 증대시켜 그 후로 계속 그것들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서 들었던 것들을 찾아 보여주거나 들려주면 집중해서 듣기도 해서 좋은 것 같다.
TV에서 봤던 동화책이 집에 있으면 어떻게 찾았는지 꼭 찾아와서 봣던거라면서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 것처럼...

피아노 한마당을 보고 나서 현지 이모에게 현지를 맡겼다.
오늘이 모스크바시티 발레단의 "백조의호수" 마지막 공연날.
현지와 같이 가고싶었지만 연령제한때문에 어쩔수 없이 혼자갔다.
TV에서 해준 "발레 심청"을 보면서 너무 아름답다며 발레하기를 따라하던 현지를 생각하니 현지가 빨리 7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두시간이 넘는 아름답고..감동적인 공연을 보며 다음에 현지와 같이 이 감동을 꼭 느낄 수 있으리라 믿어보았다.
"현지야~~다음에..현지가 공연을 보러 들어갈 나이가 되면..엄마랑 아빠랑 백조의 호수..꼭 같이 보러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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